[청년드림]“직업체험 통해 딱 맞는 진로 찾으세요”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7.02.15
광진구청 직업 동아리 운영 큰 성과
“이 목걸이 너무 예쁘다. 직접 만드신 거예요?”
플리마켓(벼룩시장)이 열린 서울의 한 대학. 교정을 따라 늘어선 좌판들에 생활용품부터 의류까지 가지각색의 물건들이 즐비했다. 그중 유독 많은 손님이 몰린 곳이 있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안수희 씨(20·여) 앞이었다. 안 씨가 한 알 한 알 꿰어 만든 팔찌와 목걸이에 시민들은 “브랜드 상품 같다”며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이날 첫 플리마켓 도전에 나선 안 씨는 꽤 높은 수익을 올렸다. 안 씨는 “언젠간 내 이름을 내건 주얼리 브랜드를 만들 건데 아마추어 제품을 이렇게 좋아해주니 자신감이 붙는다”고 말했다.
안 씨의 플리마켓이 성공한 것은 남다른 손재주 때문만은 아니다. 안 씨는 17세 때부터 서울 광진구청이 운영하는 진로·직업 체험지원센터 ‘해봄’에서 2년 동안 액세서리 제작 기본기를 다졌다.
이 센터는 디자이너, 사진작가, 바리스타 등 다양한 직업과 관련한 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동아리 활동은 현장에서 쓰이는 실무 교육 위주로 이뤄진다. 청소년들은 적성에 맞는 동아리를 골라 활동한 뒤 관련 학과로 진학하거나 취·창업의 길을 택한다. 안 씨는 “지금 대학에서 패션을 전공하는 또래 친구들보다 제품 제작과 판매 경험이 많아 실전에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사진작가 동아리에서 2년째 활동해온 정명아 양(18·여)은 고교 졸업 후 대학에 진학하기보다는 취업에 도전할 생각이다.
정 양은 “성인이 되면 방송국 조연출 직무에 지원할 생각”이라며 “동아리에서 각종 촬영 장비를 익힌 덕에 취업에 자신 있다”고 말했다. 정 양은 다양한 공모전 경험도 쌓았다.
‘사랑’, ‘인종차별’ 등 프로 사진작가들이 다룰 법한 어려운 주제의 사진전에 출품할 기회도 있었다. 이런 경험을 하면서 정 양은 대학 진학이라는 획일화된 방정식을 깨고 자신만의 인생을 설계하게 됐다. 정 양은 “상식의 틀을 벗어난 작품을 통해 세상의 편견을 없애 나가는 작가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15년 한 해 동안 해봄에서는 직업 동아리 13개가 운영됐다. 학생들의 참여는 뜨거웠다. 취업이 불확실한 현실에서 대학 진학과 별개로 창업과 취업을 꿈꾸는 청소년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해 1만6000여 명이 참여했다. 이후 자동차 정비, 공간 디자인, 영화 등 직업 프로그램이 더 다양해져 지난해 참여 인원이 4만5000명을 넘었다. 1년 만에 3배로 규모가 커진 것이다.
김기동 광진구청장은 “청소년들이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동아리 참가 등 자세한 문의는 광진구청 교육지원과(02-450-7166)로 하면 된다.
김단비 기자 kubee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