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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오픈마켓 플랫폼 늘려나가겠다”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7.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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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A 서울유통센터에 전시된 ‘하이서울 어워드’ 인증 상품들. 실력 있는 중소업체들의 상품을 서울시가 인증하고 유통과 마케팅 컨설팅을 제공하면서 판로 개척에 도움을 주고 있다. SBA 서울유통센터 제공

주얼리업체 ‘샤이닝 스타’의 구은혜 대표(37·여)는 2013년 재고가 쌓인 불 꺼진 사무실에 홀로 앉아 있었다. 성악을 전공했던 구 대표는 평소 연주회에서 다른 사람들의 액세서리를 눈여겨 살펴보곤 했다. 2004년 사업을 시작해 온라인 마켓에 새로운 귀걸이 디자인을 선보일 때마다 매진을 기록했다. 단순히 귀걸이를 판매한 것이 아니라 장신구에 스토리를 입혔다. ‘요정의 여왕’이라는 콘셉트로 마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상품을 소개했다. 5년 동안 사업은 번창했다. 사무실도 큰 곳으로 옮겼다.

디자인과 제작만 잘 하면 될 줄 알았다. 그러나 곧 재고 관리나 마케팅, 회계 관리에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본업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신제품을 낸 뒤 시장 반응이 안 좋을 때도 있었다. 사업이 기울더니 2013년 완전히 무너졌다. 빚 때문에 전기료도 못 냈다. 당장 먹고살기 위해 제품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구 대표는 “분명 소비자 반응은 좋았는데 어떻게 재기를 해야 할지 몰랐다”고 회고했다.

기회는 지난해 찾아왔다. 주변에서 서울산업진흥원(SBA)의 ‘하이서울 우수상품’ 인증을 소개했다. 중소기업이나 1인 창업자의 상품을 서울시가 검증해주는 만큼 해외바이어들에게도 신용의 표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구 대표는 자신이 디자인한 ‘리본(Reborn·다시 태어나다)’을 신청해 지난해 4월 ‘하이서울 우수상품 어워드’에 뽑혔다. 조개를 형상화한 액세서리로, 진주가루를 재료로 활용했다. 구 대표는 “해외바이어들이 서울시장상을 받았다는 표시 부분을 따로 찍어 간다”고 했다.

SBA 서울유통센터의 주선으로 그는 현재 인도와 싱가포르의 바이어와 수출을 논의 중이다. 인도 업체는 카펫에 보석을 달아 전시용으로 쓸 거라고 했다.

SBA 서울유통센터는 지난해 4월 문을 열었다. 지난 1년간 362개 회사가 2600여 개 우수상품 인증을 받았다.

SBA 서울유통센터의 특징은 개인들이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관(官)이 유통 및 마케팅 역량을 뒷받침한다는 점이다. 기업들은 브랜드를 널리 알리지 않아도 자신들의 제품을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회를 얻게 됐다.

8개 카테고리로 80명 이상의 유통인들이 평가단을 구성해 매달 ‘하이서울 우수상품 어워드’ 출품작 중 우수 상품들을 선정한다. 인증을 받지 못하면 왜 탈락했는지, 소비자들을 위해 어떤 기능이 더 필요한지, 가격은 얼마에 맞춰야 하는지 등을 결과평가서를 통해 피드백을 해준다. 제조업체로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다시 물건을 수정해 소비자에게 내놓을 수 있는 셈이다. 선정된 상품들은 2016년 전수조사 결과 평균 35.6%의 매출 성장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 SBA 서울유통센터 1층에는 어워드에 통과된 상품들이 전시돼 있다. 코르크로 만든 신발과 가방, 3년간 시들지 않는 장미 생화가 들어간 방향제, 다양한 닭가슴살 식이조절 음식팩, 가정용 미세먼지측정기 등 눈길을 끄는 상품이 많다. 김용상 센터장은 “더 많은 소비자들과 중소업체 제품들을 연결시키기 위해 오픈마켓 플랫폼을 확충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