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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내가 청년 리더]“아이디어보다 발품 승부 통했죠”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7.07.05

롯데마트 구리점 라멘집 ‘초면’ 김석년-고민제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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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면’의 공동 창업자 김석년 씨(왼쪽)와 고민제 씨가 각각 대표 메뉴인 나가사키 해물 라멘과 돈코쓰 라멘을 들고 롯데마트 구리점 내 매장을 소개하고 있다. 구리=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서울이나 수도권에 작은 가게 하나 내려면 보증금 1억 원은 기본이에요. 청년창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돈’입니다.”

지난달 12일 경기 구리시 동구릉로 롯데마트 3층 푸드코트에는 쇼핑을 마친 고객들이 식사를 하기 위해 하나둘 모여들었다. 일본 라멘 전문점인 ‘초면’ 앞에는 기다리는 줄이 유난히 길었다. 돈코쓰 라멘, 나가사키 해물 라멘 등 주문이 이어지자 요리사 김석년 씨(38)와 고민제 씨(22)의 손길이 분주해진다. 김 씨와 고 씨가 함께 창업한 초면은 롯데마트의 ‘청년식당’ 4호점으로 지정돼 지난달 문을 열었다. 청년식당은 롯데마트가 39세 미만 청년들의 외식 창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1년간 임대료를 받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식기 및 인테리어 등 창업에 필요한 비용 대부분을 지원한다.


○ 권리금 부담에 아르바이트만 전전

초면의 공동대표인 김석년 씨는 KBS 가요 경연 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에 수차례 출연한 록밴드 ‘레이지본’의 멤버다. 홍대 앞 유명 일본 라멘집인 ‘하카다 분코’의 7년차 조리장 출신이기도 하다. 그는 록밴드 드러머만으로는 생활비를 충당하지 못하자 새로운 일을 찾게 됐다. 운 좋게 하카다 분코의 서빙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조리장 위치까지 올랐다.

김 씨는 “유명 식당의 조리장으로 일하며 쌓은 요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수차례 창업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며 “유동인구가 많은 몫 좋은 장소의 경우 서울은 기본 1억 원 이상, 수도권은 5000만 원 이상의 권리금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고 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패밀리레스토랑 같은 다양한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 역시 창업을 고민했지만 결국은 자금이 문제였다. 그는 “청년창업이란 단어가 미디어 등을 통해 유행처럼 퍼져 나갔지만 정작 창업을 하기엔 밑천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던 두 사람은 외식 창업 인큐베이터 ‘위쿡(WECOOK)’을 운영 중인 심플프로젝트컴퍼니를 통해 창업 준비에 나섰다. 김 씨는 “심플프로젝트컴퍼니에서 만난 민제 씨와 컴퍼니 내 공유 주방에서 함께 메뉴를 개발했다. 컴퍼니의 추천으로 롯데마트 청년식당 프로젝트에 지원했다”고 했다. 둘은 서류 심사를 거쳐 총 4개 팀과 경쟁을 벌인 끝에 4호점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 300만 원으로 창업 성공

김 씨와 고 씨가 롯데마트 청년식당 4호점 초면을 여는 데 들어간 초기비용은 고작 300만 원. 고 씨는 “조리 기구, 집기, 식기, 기본 인테리어만 해도 21.3m²(약 7평) 기준 7000만 원 이상이 든다”며 “롯데마트에서 대부분 지원해줘 숟가락 젓가락 등 최소한의 용품 구입비용만 투자하면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맨땅에 창업을 시도했다면 몇 년 만에 본전을 뽑을 수 있을까 고민했을 텐데 사실 지금은 그런 부담이 거의 없다”고 만족해했다. 그는 “많은 분들이 혜택 받을 수 있도록 4호점 매출 성과를 톡톡히 내는 게 저희의 의무”라고 힘줘 말했다.

다른 팀과의 경쟁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두 대표만의 비결은 뭘까. 김 씨는 “마트 내 푸드코트에서 상품성이 높은 메뉴를 고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푸드코트 내 음식점의 메뉴를 조사해 많이 튀지 않으면서도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 메뉴를 개발하는 게 중요합니다. 고객 대다수가 1인 아니면 가족 단위가 많기 때문에 세트 메뉴와 단품 메뉴를 적절히 배합해야죠. 메뉴는 7∼9개 선이 가장 좋습니다.”

고 씨는 “결국 음식점의 성패를 가르는 건 맛에 있다고 본다”며 “개인 청년 창업이건, 롯데마트 청년식당 창업이건 결국 손님은 맛있는 음식을 찾게 돼 있다. 특별한 아이디어보다는 음식 장사의 기본인 맛에 집중하는 게 외식창업의 성공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청년창업을 준비 중인 청년들에게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발품을 팔아라’고 조언했다. 김 씨는 “롯데마트 청년식당 기회를 얻기 전 유동인구가 밀집된 수도권 곳곳은 물론이고, 가능성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현장을 찾아 시장조사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프랜차이즈가 아닌 창업 식당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 메뉴 선정, 음식 연구 등 창업에 이르기까지 무려 7년간 연구하며 발품을 팔았던 것이 나만의 경쟁력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 씨 역시 “수년간 다양한 창업 식당을 찾아 꾸준히 배우려고 노력했다”며 “무작정 창업 열풍에 뛰어들기보단 나만의 브랜드와 메뉴 개발, 시장 조사 등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10월부터 운영 중인 청년식당 프로젝트로 효과를 내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롯데마트 노원점 내 청년식당 1호점인 ‘차이타이’의 경우 월 매출이 기존 중식 코너보다 26.5% 높고, 고객 수도 33.6% 증가했다”며 “앞으로 청년 창업가들을 도우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새로운 청년식당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