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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IT프로젝트 주도 경험… 이젠 더 큰 꿈 꿀래요”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7.08.30

‘실리콘밸리 글로벌 인턴십’ 1기들의 5개월 도전기

 

《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실리콘밸리 글로벌혁신센터(KIC)가 함께 진행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학점연계 프로젝트 인턴십’ 1기 참여자 5명이 18일 귀국했다. 이들 중 4명이 5개월간의 미국 생활을 담은 소회를 청년드림센터에 보내왔다. 특히 4학년인 박일권, 홍영기, 최한별 씨는 졸업하면 인턴으로 일했던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 입사하게 된다. 이들의 뒤를 잇는 2기 5명은 다음 달 3일 출국한다. 》 
  


글로벌 인턴십 참여자들에게 미국에서의 5개월은 더 넓은 세상을 보고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 이들은 주말을 이용해 함께 나파밸리 와인양조장(사진) 등 인근 지역에 여행을 가거나 꼭 보고 싶었던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 수평적 문화… 일이 즐거웠죠 
박일권(24·서울과기대 4학년)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 1기 참여자들이 미국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청년드림센터에 보내왔다. 로스앤젤레스 유니버설스튜디오를 다녀온 박일권 씨.

제가 일한 펄즈시스템스(Pulzze Systems)는 실리콘밸리에서도 아주 특별한 문화를 가진 기업입니다. 인턴도 팀원으로서 프로젝트를 주도할 수 있는 수평적 구조입니다. 직원들은 저마다의 스타일로 제게 조언을 해줬습니다. 인턴을 하면서도 업무를 즐길 수 있었죠. 

여가 생활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사물인터넷(IoT) 박람회, 팀 동료의 결혼식, 베이비 샤워, 론칭 파티, 바비큐 파티, 캠핑 등 다양한 활동으로 미국의 문화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에서 체력 유지를 위해 조깅한 거리만 550km입니다. 에드 시런의 콘서트에도 갈 수 있었습니다. 평소 그의 음악을 즐겨 듣던 저로서는 잊을 수 없는 하루였죠. 

저는 여행을 좋아합니다. 나파밸리, 세븐틴마일스, 하프문베이, 요세미티 등 근교로 자주 떠났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영화 ‘라라랜드’의 무대인 로스앤젤레스 촬영 장소에도 찾아갔었습니다. 

한국에서는 학교 총장님과 만나 인턴 성과에 대해 얘기를 나눌 예정입니다. 한국 소프트웨어(SW) 마이스터 고등학교 강연도 잡혀 있죠.
 

저는 교환학생, 해외여행, 국내외 인턴십 등 많은 경험을 했습니다. N포 세대라는 말이 나올 만큼 대학생들의 취업 걱정이 크지만 모든 대학생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아름다운 추억을 쌓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마음 맞는 친구들과 창업 꿈 
허한슬(21·세종대 3학년)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 1기 참여자들이 미국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청년드림센터에 보내왔다. 피크닉을 즐긴 허한슬 씨.

3학년이 되고 취업반이 되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주변의 친구들을 보면서 막연하게 대기업, 중소기업의 개발자로 취업하거나 안정적 직장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인 추천으로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습니다. 금전적으로 전혀 부담이 되지 않았고, 전공에도 맞고 꽤나 괜찮은 스타트업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모두 열정이 넘쳤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그 열정이 전달되는 것 같았습니다. 나도 저들만큼이나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직업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커졌습니다.  

미국에서는 웹 개발자로 한국 홈페이지 기획 및 제작을 맡았습니다. 온라인 강의 상품(홈페이지) 수정 작업에도 참여했고요.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직접 도움을 주기도 했습니다. 회사에서 진행하는 교육 세미나에도 참여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다른 인턴들과 공휴일을 이용해 근교 여행을 짧게 다녀온 일들도 기억에 남습니다. 혼자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이거스를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운전을 할 수 없어서 장을 보러 갈 때는 주로 우버 택시를 이용했죠.

한국에서도 또 다른 인턴 활동을 하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을 계획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처럼 마음 맞는 친구들과 창업에 한 번쯤은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 존중 받으니 자부심도 생겨 
최한별(22·세종대 4학년)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 1기 참여자들이 미국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청년드림센터에 보내왔다. 공연과 전시회를 자주 찾은 최한별 씨.

처음 실리콘밸리에 왔을 때 사람들이 일하기에 최고의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맑은 공기와 깨끗한 환경 때문이었죠. TV나 책에서만 보던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의 본사들로 출근하는 사람들을 자주 봤습니다. ‘나도 언젠가 이곳에서 인정받으며 일하는 커리어우먼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장 좋은 점 중 하나는 안전이었습니다. 미국은 땅이 너무 넓다 보니 차가 없으면 생활하기 힘든 나라입니다. 이곳에서 제게 한 줄기 빛이 돼준 것은 출퇴근용 지상철(VTA)이었습니다. 쾌적할뿐더러 출퇴근 때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 위험하지도 않았죠.

처음 회사에 출근한 날 대표님은 “스타트업은 한 사람의 퍼포먼스가 소중하다. 여기서 일하다보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만 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그 후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디자인, 프런트엔드 개발까지 5개월간 정말 많은 일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제가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아직은 4학년 학생입니다. 그러나 임직원들은 저를 인턴으로, 학생으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지금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전공을 공부했는지부터 물어봅니다. 제 모습을 존중해 줍니다. 저도 모르게 제 일에 대한, 그리고 저 자신에 대한 자부심까지 얻게 됐습니다. 
  

○ 사회발전 기여에 눈 떴어요 
홍영기(25·고려대 4학년)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 1기 참여자들이 미국 생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청년드림센터에 보내왔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근무하며 근교를 여행한 홍영기 씨.

평소에 갖고 있었던 좁고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 더 큰 꿈을 꾸게 된 점이 이번 인턴십의 가장 큰 수확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학교라는 작은 우물에서 실리콘밸리라는 큰 바다로 나와서 새로운 세계를 구경한 느낌이었죠. 매일 회사에 출근해 회사 임직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다양한 미팅에도 참석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 있다는 실리콘밸리 엔지니어들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모든 분들이 공통적으로 기술과 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았습니다. 단순히 회사가 아닌 사회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큰 목표를 지닌 분들이 대다수였습니다. 그런 분들과 같은 공간에서 일하면서 그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대기업에 가고자 했던 제 모습을 돌이켜볼 수 있었습니다. 제게는 기회가 된 셈입니다.

덕분에 국내에서 1개월, 미국에서 5개월 동안 인턴으로 근무하면서 제 목표는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분들처럼 저 자신의 발전과 더불어 사회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지난 6개월은 마치 영화 속 주인공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영화 같은 삶을 엿볼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기회를 만들어준 인턴십 주관기관들에 감사드립니다.
  
정리=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