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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부정기적 직거래장터 단점 보완… 농부-소비자 연결 온라인몰 구축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7.10.12

‘모이다 얼장’ 기획한 김강산 대표


농부가 자신이 키운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직거래 장터 ‘파머스마켓’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소비자는 신선한 농산물을 싼 가격에 사고 생산자는 유통마진을 떼지 않고 제값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파머스마켓은 상설 시장이 아니라 마음에 드는 상품을 원하는 시기에 다시 구매하기 쉽지 않다.

파머스마켓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인 ‘모이다 얼장(얼굴 있는 농부시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농부와 소비자를 다시 연결해주는 온라인몰이다. 1인 스타트업 ‘팜토리’의 김강산 대표(27·사진)는 이 온라인몰이 더 많은 농부와 도시민을 연결해 주기를 꿈꾼다.

○ 농부와 소비자 연결하는 ‘윈윈’ 전략 

팜토리는 ‘팜(farm·농장) 스토리’ 또는 ‘파머(farmer·농부) 스토리’의 약자다. 농부 개개인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뜻이다. 한양대 기계공학과를 휴학 중인 김 대표는 2015년 친구들과 창업 공모전을 준비하며 스타트업에 첫발을 디뎠다.

그가 창업 아이템으로 농산물 직거래에 관심을 가진 건 부모님 때문이었다. 경기 평택시에서 복숭아를 재배하는 부모님을 돕다가 농산물 유통구조의 불합리함을 절절하게 느꼈다. 복잡한 유통단계로 인해 애써 키운 복숭아를 제값에 팔지 못하는 게 현실이었다. 소비자도 신선도가 떨어진 과일을 비싼 가격에 사야 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하면 유통비를 15∼30% 가까이 줄일 수 있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2015년 10월 탄생한 게 농부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직거래 O2O 애플리케이션(앱) ‘트링’이었다. 농부들이 직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재배 과정을 소개하려는 취지는 좋았다. 그런데 농부들 대다수가 SNS를 쓰기 힘든 고령이라는 걸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김 대표는 “사업가가 아닌 엔지니어의 관점에서 접근한 것이 실패 원인”이라고 말했다. 

○ “특색 있는 파머스마켓 보급하고파” 


실패를 딛고 지난해 3월 팜토리로 사업자등록을 하며 김 대표는 재도전에 나섰다. SK그룹의 ‘청년비상’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등을 통해 얻은 스타트업 선배들의 조언을 충분히 반영했다. 그때 김 대표가 주목한 것이 파머스마켓이다. 부정기적인 ‘팝업 스토어’인 파머스마켓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상시 재구매가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 
 


올해 1월 팜토리는 파머스마켓인 ‘얼굴 있는 농부시장’과 제휴해 모이다 얼장을 선보였다. 얼굴 있는 농부시장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매달 둘째, 넷째 주 토요일에 열린다. 이곳에 참여하는 농부들을 소개하고 시장이 언제 열리는지 등의 정보도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5명의 농부가 ‘모이다 얼장’에서 자신의 상품을 판매한다. 이들의 상품을 구매하려는 정기 회원도 100여 명에 이른다. 참여 농부는 앞으로 더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의 꿈은 지역별로 특색 있는 파머스마켓을 직접 운영하는 것이다. 파머스마켓에서 농부를 소개하고 이들을 위한 온라인 판매처를 연결하는 방식이다. 그는 “일본은 파머스마켓이 1만6000개에 이르는 반면 한국은 전국 100여 개에 불과하다”며 “일본이나 유럽처럼 파머스마켓을 확대 보급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