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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한전 부지 10조5500억 낙찰 “통큰 입찰 이유 있다”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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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서울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부지 입찰에서 낙찰 금액 10조5500억 원을 써내며 최종 낙찰자로 선정됐다.
18일 현대차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제2의 도약을 상징하는 차원이 다른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며 “100년 앞을 내다 본 글로벌 컨트롤타워로 그룹 미래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낙찰가가 과도하게 높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지난 10년간 강남 지역 부동산 가격 상승률은 연평균 9% 이상이며 향후 10~20년 후를 감안할 때 가치는 충분하다”라며 “부지 매입비용을 제외한 건립비와 제반비용은 30여개 입주 예정 계열사가 8년간 순차 분산 투자할 예정이라 각 사별 부담은 크지 않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업계는 현대차그룹의 낙찰가가 지나치게 높았던 부분에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제시한 10조5500억은 감정가의 3배가 넘고 지난해 말 공시지가 1조4837억 원에 비해 7배가 넘는 금액이다.
경쟁 입찰자로 나선 삼성의 입찰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는 현대차그룹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상황이 이렇기에 현대차그룹의 이번 결정에 다른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 또한 지배적이다. 


일각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의사결정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현대건설 인수 때 불과 1000~2000억 원을 두고 고민하던 현대차그룹이 이번에는 경쟁사보다 무려 5조원이나 높은 금액을 제시했다”며 “1조 정도 투자해야하는 공장 건설도 망설이는 현대자동차가 부지 매입에 5조원이나 제시했다는 것은 의사결정 스타일이 크게 변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가 관계자는 “단순히 생각해도 너무 큰 비용을 부지매입에 들였으며 입찰가의 10%에 이르는 보증금 1조550억 원을 포기하더라도 현대차가 이번 입찰을 유찰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에게는 현대차그룹이 이 땅에 큰 애착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편 삼성의 입찰 규모를 살펴본 기회일 수 있다. 입찰 보증금 약 1조원을 포기하더라도 재입찰이 이뤄지도록 해서 5조~6조원에 낙찰 받는다면 그래도 지금보다는 3조 원 가량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추론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이 낙찰 받은 한국전력 부지는 서울시가 올 4월 발표한 국제 업무와 문화 공간을 위한 복합지구에 속해 향후 예상을 초월한 개발 수익도 노릴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서울시가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강남의 코엑스에서 잠실운동장으로 이어지는 축구장 100개의 72만㎡ 부지는 ‘국제교류 복합지구’로 조성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 지역을 국제 업무와 MICE(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회), 스포츠, 문화엔터테인먼트 등 4대 핵심 기능을 담은 단지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현대차 역시 이 땅에 30여개 계열사를 통합하는 글로벌 헤드쿼터를 마련하고 자동차와 관련한 복합 문화시설도 추가할 계획이다. 또 호텔과 컨벤션센터 등을 건설해 일반 상업 용도가 아닌 복합 문화공간도 건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