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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문자 무제한… 데이터 기준 요금 낸다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5.05.08

이동통신 중심, 통화 → 데이터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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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통화와 문자는 무제한으로 이용하고 데이터 사용량만 고려해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는 통신요금제 상품이 나왔다. KT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KT 광화문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곧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 이제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

인터넷 서핑이나 음악, 동영상, 게임 등 모바일로 인터넷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용자는 매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 때문에 음성통화와 문자 위주로 나뉜 기존 이통사 요금제가 데이터 사용량 중심으로 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지금까지 요금제는 요금이 올라갈수록 음성통화와 데이터 할당량이 비례해 증가하는 방식이다. 이런 요금제에서는 음성통화를 많이 쓰는 중·장년층이 무료 통화를 위해 매달 할당된 데이터를 다 쓰지 못하고 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이동통신 3사가 모두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시작하면 이용자들은 음성통화와 문자 사용량에 상관없이 데이터 사용량만 고려해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KT 데이터 선택 요금제는 최저 2만 원대 후반부터 모든 요금 구간에서 음성통화와 문자가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2만9900∼4만9900원 요금제까지는 무선 간 통화가 무한이며 5만 원대 이상 요금제에서는 유·무선 상관없이 통화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5만9900원 요금제 이상부터는 유·무선 통화 외에도 데이터가 무제한 제공된다. 기존에 다른 요금제를 사용하던 가입자들도 데이터 선택 요금제로 변경할 수 있다.

KT는 또 남는 데이터를 다음 달로 이월하거나 부족한 데이터를 미리 당겨서 쓰는 탄력적 데이터 이용 방식인 ‘밀당’ 서비스를 선보였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기본 데이터 6GB를 제공하는 KT의 ‘데이터 선택 499’ 요금제(월 4만9900원)에 가입할 경우 기본 데이터를 다 쓴 뒤에도 다음 달에서 미리 2GB를 당겨 최대 8GB까지 사용할 수 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7일 각각 보도자료를 내고 “이용자들의 모바일 이용 패턴이 데이터 이용이 점차 늘고 있는 변화에 맞춰 데이터 중심의 새 요금제를 곧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음성 무제한, 데이터 중심의 새로운 요금제를 다음 주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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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음성통화〉문자

지난해 열린 브라질 월드컵은 ‘모바일 월드컵’으로 불릴 정도로 경기 결과와 화제가 모바일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월드컵뿐 아니라 요즘 개최되는 대형 스포츠 행사나 이벤트에는 ‘모바일’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게임이나 웹툰 외에도 드라마 영화 등 동영상 콘텐츠까지 모바일에서 소비된다. 그만큼 모바일 이용 패턴이 문자나 음성통화가 아니라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이통 3사가 모두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개편하는 배경은 이 같은 모바일 이용 방식의 변화가 주된 요인이다. 과거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 전송이 모바일의 주목적이었다면 2010년 갤럭시S, 아이폰 등 스마트폰 보급 확대, 2012년 롱텀에볼루션(LTE) 서비스 출시 등 꾸준히 데이터 소비 중심으로 사용 패턴이 변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모바일(무선) 데이터 트래픽 증가 추이 현황에 따르면 2012년 1월 2만9748TB(테라바이트)였던 트래픽이 5만8262TB(2013년 1월), 8만3487TB(2014년 1월), 12만9672TB(2015년 1월)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KT 남규택 마케팅부문장은 “현재 음성통화와 문자, 데이터 이용이 뒤섞인 요금제가 불편하다는 이용자의 목소리가 높았고 이를 반영한 새 요금제 출시는 시대적인 흐름이라고 생각했다”며 “음성과 데이터를 복잡하게 따질 것 없이 음성은 마음껏, 데이터는 필요한 만큼 쓰도록 함으로써 가계 통신비를 절감하자는 것이 새로운 요금제의 취지”라고 말했다.

이통사 요금제가 데이터 중심으로 변화하는 것은 해외도 비슷하다. 미국 이동통신업체들은 최근 실제로 사용한 데이터에 대해서만 요금을 매기는 새로운 형태의 요금제를 도입하고 있다. 버라이즌의 경우 매달 80달러와 100달러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들에게 데이터 한도를 각각 10GB, 15GB로 종전보다 4GB, 5GB 늘리는 등 싼 요금으로 더 많은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곽도영 now@donga.com·서동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