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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조선 빅3 든든한 효자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5.06.04

대우조선 11척 2조원 규모 수주… 현대-삼성重도 추가계약 기대

기술력 앞세워 불황속 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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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이어지면서 한국 조선 빅3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해운사들이 내년 파나마 운하 확장 개통에 대비하고 규모의 경쟁을 위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를 늘리며 조선업 세계 1위인 한국 빅3를 선호하는 것이다. 저유가로 인한 해양플랜트 수주 가뭄으로 직격탄을 겪고 있는 빅3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으로 새 활로를 찾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 해운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라인으로부터 1만9630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1척을 수주했다고 3일 밝혔다. 계약 금액은 총 18억 달러(약 1조9913억 원). 별도로 계약한 같은 규모의 옵션 6척을 포함하면 수주액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첫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로 잭팟을 터뜨렸다. 올해 지금까지 거둔 수주 총액(17억4000만 달러·모두 상선으로 12척)보다 한번에 더 많은 실적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길이 400m, 폭 58.6m, 깊이 16.5m 규모다. 2018년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취임 뒤 첫 대형 계약을 이끌어낸 정성립 사장은 2일(현지 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계약식에서 “이번 계약 체결로 액화천연가스(LNG)선에 이어 컨테이너선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도 머스크라인과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여러 척의 수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홍콩 OOCL사로부터 세계 최대 크기인 2만1100TEU 컨테이너선 6척의 추가 계약을 기대하고 있다. 4월 같은 크기의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하며 체결한 옵션계약 때문이다. 당시 계약 규모는 총 9억5000만 달러(약 1051억 원). 삼성중공업은 3월 일본 MOL사와 세계 최초로 2만 TEU급 컨테이너선(2만100TEU) 4척(6억1957만 달러·약 6810억 원)을 수주하기도 했다.

이처럼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가 이어지는 건 글로벌 선사들이 규모의 경쟁과 효율성을 따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파나마 운하가 내년에 확장 개통한다. 이곳에는 1만4000TEU급 선박까지 통과할 수 있어 1만∼1만4000TEU급 선박 발주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4000∼5000TEU급 중형 컨테이너선 수요는 줄었다.

한국 빅3가 수주에서 독주하는 사이 중국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중형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으로 수주에 선전했지만 이 두 선종 모두 발주가 줄어들며 고전하고 있다. 국제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국가별 수주 실적은 한국이 82만 CGT(선박의 부가가치·작업 난도를 고려한 계수를 곱해 산출한 무게 단위)로 4개월째 1위를 지켰다. 중국은 22만 CGT로 일본(40만 CGT)에도 밀렸는데, 이는 2009년 5월(6만 CGT)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1∼5월 8000TEU 미만 중소형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4만5000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7만9528TEU)보다 대폭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1만2000TEU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28만9570TEU에서 58만7300TEU로 늘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