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청년들의 job談]기업 입맛보다 청년 입장 고려한 채용을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5.08.26

[청년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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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고용 문제가 문제는 문제인 것 같다.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도, 교수님들 사이에서도, 매일 보는 신문에서도 ‘청년 실업’은 가장 중요한 화두다.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최근 청년 고용 절벽 해소 대책을 발표했다. 기업들도 청년 문제 해결에 뛰어들었다. LG 한화 SK 롯데 삼성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청년 실업 대책을 발표했다. 다른 대기업은 물론, 중견·중소기업들도 관련 대책을 마련 중이란 얘기가 들린다.

그런데 이런 움직임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은 듯하다. 정부나 기업의 대책이 당장 준비가 돼 있는, 이른바 ‘스펙’이 좋은 청년들 취업에 유리한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이유에서다. 언론도 비판적이다. 경력이 있는 구직자, 스펙이 훌륭한 청년들을 위한 대책이라 장기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주변 친구들만 봐도 “기업들이 우리에게 오히려 스펙을 더 쌓아 오라는 주문을 하는 것 같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기업이 좀 더 ‘갖춘’ 인재를 원하는 이러한 움직임을 이기적으로만 바라봐야 하는 걸까?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신입 사원 채용 실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대졸 신입 사원을 업무에 투입하기 위해 신입 사원 1명당 드는 비용은 약 6000만 원. 기간으로는 평균 18.3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그렇게 교육시킨 신입 사원 가운데 4명 중 1명은 1년 내에 회사를 그만둔다. 신입 사원의 업무 수행 능력에 대한 기업의 만족도는 어떨까. 한 취업 포털의 조사 결과 그 만족도는 매년 떨어지는 추세다.

이러한 이유로 기업들은 신입 사원들의 스펙이 향상됐는데도 오히려 신입 사원들의 업무 수행 능력을 더욱 불신하는 추세다. 결과적으로 더 높은 스펙을 요구한다. 또 업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한다. 한 온라인 취업 관련 사이트의 설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채용 공고 83만 건 가운데 ‘경력’만 채용한다는 공고는 약 25.4%. 전문가들은 기업의 경력직 선호가 앞으로도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한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의 ‘면접전쟁’이라는 코너에선 이런 말이 화제가 됐다. “경력직만 뽑으면 나 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나?”

정부와 기업이 청년 고용 대책을 고심한 부분은 충분히 인정할 만하다. 하지만 청년과 기업의 입장을 조정해 보려는 사전 노력이 부족한 것 같아 아쉽다. 당장 대중의 눈치 보기에 급급해 급조한 발표라는 지적인 나오는 이유도 그래서일지 모른다. 지금이라도 청년의 입장과 사정을 고려해서 청년들의 공감을 살 수 있는 맞춤형 대책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양찬식·서울시립대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