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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세대보다 더 배운 美밀레니얼세대, 실질소득은 20% 적어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7.01.16

학자금 부담에 좋은 일자리 부족 

 21세기 들어 성년이 된 20, 30대를 통칭하는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는 부모 세대보다 학력 수준은 높지만 실질소득이나 순자산 등은 크게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 미국 청년정책연구단체인 ‘영 인빈서블스’의 ‘젊은 세대의 재무 건전성’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25∼34세인 밀레니얼 세대의 연간 소득 중간값은 4만581달러(약 4789만 원)로, 1989년 같은 연령대(5만910달러)보다 약 20%나 적었다. 이 단체는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의 자료를 토대로 물가상승분 등을 고려해 실질소득을 비교했다. 1989년 기준으로 학자금 빚 없는 대졸자의 연간 소득은 7만5422달러, 빚 있는 대졸자는 6만7880달러, 고졸 이하는 4만9024달러였으나 2013년엔 각각 6만1886달러, 5만727달러, 3만6523달러로 모두 크게 하락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 단체의 톰 앨리슨 정책연구담당 부국장은 “밀레니얼 세대 중 학자금 빚이 있는 대졸자의 연간 소득(5만727달러)이 베이비붐 세대의 고졸 이하 학력자 소득(4만9024달러)과 거의 같다”며 “학자금 빚이 있으면 주택 마련 자금 축적이 어렵고, 실직 또는 노후 대비도 힘들다”고 말했다. 베이비붐 세대는 학자금 빚이 있어도 높은 연봉의 좋은 일자리가 많은 데다 주택 가격의 상승 효과까지 누릴 수 있어서 부채 상환이 용이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학자금 빚 부담은 훨씬 더 커졌지만 이를 상쇄할 좋은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의 순자산은 베이비붐 세대에 비해 전체적으론 50% 정도 줄었다. 학자금 빚이 있는 대졸자의 경우는 1989년 8만6547달러에서 2013년 6600달러로 무려 13분의 1로 감소했다. 경제 전문지 포천은 “학자금 부담이 크지만 그래도 대학 진학이 좀 더 좋은 직장을 갖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일종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7500만 밀레니얼 세대의 이런 현실은 머지않아 미국 경제 전체의 큰 부담과 도전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브루킹스연구소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25∼29세의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 비율은 35.6%로, 1990년 같은 나이대의 23.2%보다 12.4%포인트 늘었다. 


 밀레니얼 세대는 베이비붐 세대와 달리 경제적 안전망이 거의 없거나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스스로 실직이나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은퇴 계좌’를 갖고 있는 비율이 높았다. 대졸자의 경우 평균 57.5%가 은퇴 계좌를 갖고 있어서 베이비붐 세대(25%)의 2배가 넘었다.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에드워드 스티븐스 씨(28)는 “각종 건강보험 혜택과 연금까지 보장되는 정규직 일자리가 부모 세대 때보다 크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