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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은 했니?’ 돌직구…고향가는 발길 두려운 청년들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7.10.07

취업 스트레스로 고향을 찾지 못하는 청년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취업을 준비중인 김모(30)씨는 올해 추석에는 고향에 내려가지 않을 계획이다. 고향인 춘천을 떠나온 지 2년이 됐지만, 번번이 시험에서 떨어져 부모님과 친지들을 마주하는 것이 부담되기 때문이다. 

김씨는 “친지들이 직장 문제를 물어 볼 때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며 “차라리 고향을 찾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친구들은 취업을 하거나 장사를 시작하고 결혼을 고민하는데, 비정규직을 전전하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나에게 추석은 그저 ‘공부하는 날’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공공기관 취업과 동시에 명절을 맞아 내려간다는 이호석(33·춘천)씨는 “추석 명절 보너스로 부모님에게 용돈 봉투를 드리니 마음이 놓인다“며 ”올해는 회사에서 받은 상품권으로 효도 하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취업준비생 누구나 다 똑같을 것이다. 안 가는 것이 아니라 못가는 것“이라며 ”만원 쓰기도 빡빡한 상황에서는 고향 친구 보기도 창피하다”고 말했다. 

동북통계청 춘천사무소가 발표한 ‘강원지역 대학 졸업자 취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도내 대학 졸업자 취업률은 50.2%로 전년 52.2%보다 2%p 떨어졌다. 전국 대학평균인 60%를 훨씬 밑돌고 있다. 전문대학 취업률도 지난해 54.9%로 전년 58.5%보다 3.6%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도내 청년 취업률 저조에 대해 제조업이 부족하고, 사무직 등 청년 눈높이의 일자리 부족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근무여건이 열악한 중소기업은 만년 인력난을 겪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서울, 수도권 등 타지로 일자리를 찾는 도내 청년들이 늘어나기만 하고 있다.  

 

한국가정경영연구소 강학중 소장은 “오랜만에 모이는 친척들은 각자의 상황이 다를 수가 있다”며 “결혼이나 취업문제로 고민하는 청년을 위해 어른들부터 말을 조심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들은 명절날 지나가는 인사말로 건네는 말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거나 부정적으로 받아들여 상처를 받지 않도록 더 성숙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춘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