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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들아, 요즘 뭐 하고 지내?”…5명 중 2명은 ‘쇼윈도 취준생’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8.02.08

사진=잡코리아


“20대 중후반 있어? 다들 뭐하고 지내? 난 말이 ‘취준(취업 준비)’이지, 눈칫밥 먹는 백수 생활하다 알바한 지 반년 좀 됐다. 이제 관두고 일은 못 구하더라도 뭐라도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20대 취업준비생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이 최근 인터넷에 올린 글이다. 이밖에 포털사이트 네이버 최대 취업 커뮤니티 ‘독취사’ ‘스펙업’ 등 게시판에 올린 글을 보면 사정이 비슷한 이들이 많은 것으로 여겨진다. 신입 취업 문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아예 취업하려는 의욕 자체를 잃은 ‘쇼윈도 취준생’들이 늘고 있다.

“자신감도 떨어지고, 경력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경력으로 안 쳐주고. 2차 면접에서 탈락하니 의욕이 없네요. 어쩌죠. 인생 ‘막장’인 것 같아요.”
“나이도 이제 어느 정도 있고, 다른 사람들은 스펙 쌓고, 취준 하면서 엄청 열심히 사는데 전 의욕도 목표도 없고, 힘드네요.” 
“무기력하고 우울하네요. 열정이 사라져요. 저 같은 분 계시나요? 그냥 ‘아무 데나 취업할까’ 생각 들고. 무기력하네요.” 
“취업에 대한 의욕이 전혀 없어요. 지금 졸업 유예 상태로 지내고 있어요. 주위 친구들은 열심히 취업 준비를 하고 있는데 저는 취업하고 싶은 마음도 생각도 전혀 없어서 걱정이에요.” 
“취업 의욕이 없어요. 자소서도 쓰기 싫고, 아무 것도 하기 싫고 의욕이 없네요.”
“의욕이 사라져요. 스펙은 없고 취업 문턱은 높고, 번번이 탈락하니까 멘탈이 왕창 깨져요.” 
“면접을 9번 떨어졌습니다. 자꾸 의지가 사라지는데 도와주세요. 정규직, 계약직 안 가리고 서류 많이 접수하고 있는데, 면접 보러 오가는 시간과 돈만 깨지고 의지는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초반보다 취업 의지는 점점 하락하고 가족들 눈치도 보이네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7일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취준생 737명에게 ‘스스로 쇼윈도 취준생이라 생각하는지’ 질문한 결과, 응답자 중 44.1%가 ‘그렇다’고 답했다. 취업에 대한 의지가 없거나 적지만, 주변의 시선과 기대 때문에 겉으로만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들을 ‘쇼윈도 취준생’이라 부른다.

이들이 스스로 쇼윈도 취준생이라고 밝힌 이유(복수 응답)는 ‘상향평준화 되는 스펙을 따라갈 자신이 없어서(32.6%)’, ‘취업이 너무 어려워서(31.4%)’, ‘가족/지인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어서(28.6%)’, ‘취업을 당연한 일로(너무 쉽게) 인식하는 사회 분위기에 지쳐서(27.4%)’ 등이었다.  


기업이 원하는 ‘스펙’이 나날이 높아지는 가운데 특정한 방향성을 잡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한 누리꾼은 “부모님은 옛날 마인드 그대로로 ‘왜 이렇게 열심히 안 하냐’며 ‘어영부영 이거 했다가 저거 했다가 하지 말라’고 하시는데 울컥하게 되네요. 갈피를 못 잡는 게 아니라, 그만큼 기업에서 요구하는 게 많으니까, 서류라도 통과해 보려고 영어·전공·컴퓨터 등 가산점 들어가는 자격증 공부를 하고 있는 건데 이것저것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고 뭐라고 하세요. 그러면서 요즘 젊은 애들은 대기업밖에 모른다며 널린 게 일자리라고 하시네요.”라고 토로했다.  


어떤 이는 “뭘 하고 싶은지 도저히 모르겠어요. 남들이 해야 한다니까 대학에 왔고 영어공부를 했고 학점 관리를 했는데 방향성이 없다 보니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네요. 우선 목표를 설정했고 이 직무 자체에 크게 관심을 느끼지는 않지만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다 보면 하고 싶은 일이 언젠가는 생기겠죠”라며 씁쓸한 심경을 전했다.

한편 잡코리아 설문에 참여한 취준생들은 ‘앞으로 쇼윈도 취준생이 늘어날 것 같은지’ 묻자 89.0%의 응답자가 ‘늘어날 것’이라 예측했다. 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쇼윈도 취준생이 줄어들지’ 묻자, ▲‘양질의 일자리 증가(55.6%)’ ▲‘취업 지원 정책 증가(취업지원금 등)(38.7%)’ ▲‘취업에 대한 기성세대의 인식 변화(36.2%)’ ▲‘우수 강소, 중소기업 지원/홍보(대기업 선호 인식 전환)(28.2%)’ ▲‘블라인드 채용 제도 확산(20.2%)’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답했다. (복수응답)  

박예슬 동아닷컴 기자 ys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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