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센터

“신규 채용 장려금 파격적 지원을”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8.03.13

['주52시간 근로' 이렇게 준비하자] 
<1> 중견기업 생산직 구인난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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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업체 A사는 연 매출액 1조 원, 생산직 직원이 2000명인 중견기업이다. 

A사는 요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근로시간 단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300인 이상 기업은 당장 올해 7월부터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여야 한다. 몇 년 전부터 이런 상황에 대비해 근로자를 적극 채용하면서 근로시간을 주 68시간에서 55시간까지 단축해 왔다. 이제 200명을 더 뽑으면 52시간에 맞출 수 있지만 간단치 않다. 신규 채용이 여의치 않아서다.

이 회사 정규직 생산직의 시급은 약 8000원이지만 상여금과 수당을 합한 초봉은 3500만 원을 넘는다. 나름 괜찮은 일자리지만 늘 인력난에 시달린다. 공장이 모두 지방에 있어 청년들이 지원을 꺼리기 때문이다. 어렵게 뽑아도 금세 나가기 일쑤다. A사 관계자는 “월급을 아무리 많이 준다고 해도 몸을 쓰는 생산직에는 청년들이 오려고 하질 않는다”며 “차라리 도시의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겠다며 사표를 내는 청년도 많다”고 말했다.

A사 같은 중견기업들은 근로시간 단축에 대비할 여력이 충분하다. 신규 채용을 할 의지도 있다. 하지만 대비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게 문제다. 아무리 연봉을 많이 준다고 하더라도 지방의 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하겠다는 청년이 많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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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330명 규모의 수도권 엔지니어링 업체인 B사도 7월부터 근로시간을 52시간에 맞춰야 한다. 이 회사의 생산직들은 최근 연쇄적으로 사표를 내고 있다. 7월부터 근로시간 단축으로 수당이 더 줄 것으로 예상되자 월급을 더 주는 곳으로 이직하려는 근로자가 많아진 탓이다.

B사의 경우 퇴직 인원을 보충하고 근로시간까지 줄이려면 30명 이상을 채용해야 하지만 인건비 부담 때문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B사 관계자는 “우리는 근로자 규모로 보면 대기업이지만 사실상 중소기업으로 봐야 한다”며 “영세업체 근로자들은 임금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이직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처럼 A사와 B사 같은 중견기업들이 근로시간 단축의 ‘그림자’에 놓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00인 이상 기업으로 분류돼 근로시간 단축이 가장 먼저 시행되지만 신규 채용이 여의치 않거나 인력난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많아서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이런 중견기업들에 지원책의 초점을 맞추는 한편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정부가 청년들이 마음 놓고 생산직에 오도록 파격적인 지원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근로시간을 선제적으로 단축하면서 신규 고용에 나서는 기업에는 채용 장려금을 확대 지급하거나 4대 보험료를 대폭 감면해 주는 방안이 대표적이다. 2023년까지 폐지가 예정된 산업기능요원 병역 특례도 청년들이 군 복무 걱정 없이 장기 근속할 수 있도록 유지해야 한다고 업계는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고용 규제를 한시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고용허가제로 입국하는 연간 5만여 명의 외국인 근로자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만 고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청년들이 생산직이나 중견·중소기업에서도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노동시장을 구축하는 게 근본 방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전체 고등학생 중에서 직업계고 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19%밖에 되지 않는데, 30% 이상까지 과감히 늘릴 필요가 있다”며 “중견·중소기업에 취업을 하면 5년 이상 근무 시 학위를 주는 등의 파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5일 내놓을 청년 일자리 대책에 직접적인 보조금 지급과 세제 혜택, 중소·중견기업 취업을 위한 인센티브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