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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저출산·고령화 덫 임금상승 8년간 0%…한국도 닮아가나?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8.04.23


일본의 임금상승이 8년간 0%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저임금·비정규직 위주의 일자리만 늘어난 탓이다. 한국 노동시장도 마찬가지로 일본의 뒤를 따라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22일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일본 임금상승 부진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일본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임금상승은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아베노믹스의 선순환 구조(낙수효과)의 작동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일본의 실업률은 지난해 기준 2.8%로 완전고용 수준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1%에 달했던 데에서 절반 가까이 하락한 것이다.  

그러나 임금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명목임금은 지난 2009년 3.9% 하락한 뒤 2010년부터 8년간 연평균 0.1% 상승에 그쳤다. 실질임금도 물가가 더 큰 폭으로 상승한 영향으로 연평균 -0.45%로 되레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이러한 원인을 크게는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인력구조 변화에서 찾았다. 생산가능인구가 빠르게 줄면서 여성과 노년층을 중심으로 저임금·비정규직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본의 여성 취업자 비중은 2000년 40.8%에서 지난해 기준 43.8%로 늘어났고, 노년층도 같은 기간 7.5%에서 12.4% 늘었다. 이 기간동안 늘어난 여성·노년층 임금근로자 464만명, 284만명 가운데 각각 438만명(94.4%), 240만명(84.5%)이 비정규직이었다.

아울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들이 고용과 투자에 소극적이었고, 노동생산성 개선세가 느려지면서 기업들의 임금상승 여력도 제한된 것으로 분석됐다. 취업빙하기 세대와 이른바 ‘니트족(청년무직자)’, ‘프리터족(아리바이트 등으로만 생계 유지)’ 등이 중장년층으로 편입된 점도 원인으로 꼽혔다.


이로 인해 가계소득과 소비지출이 둔화되고, 경제성장에 대한 민간소비 기여도가 약해지는 등 일본의 인플레이션 기대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도 아직 일본 만큼은 아니지만 임금상승률이 둔화되는 추세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2001~2007년 평균 7.3%에 달하던 임금상승률은 2014~2016년 평균 3.4%로 떨어졌다. 지난해 명목 임금상승률은 2.7%로 지난 3년간 평균치를 밑돌았다.

한은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 생산성 향상, 노동시장 내 임금격차 완화 등을 통해 임금상승 부진을 해소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며 “한국도 경기 회복과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노동의 수요 우위가 지속되더라도 일본과 같이 저임금 비정규직 위주로 고용이 확대되면 노동 생산성 개선이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