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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88% “기업문화 개선 멀었다”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8.05.15

상의, 2016년 이후 2번째 보고서 
“의사소통 방식-시스템 개선 대신 복장-호칭 등 겉모습 변화에 치중”
경영진 리더십에 불만도 많아
 A중견기업은 대외적으로 ‘기업문화 개선 노력’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회사다. 하지만 직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직원들이 경영진 등 회사 리더들을 생각하며 떠올린 이미지는 ‘거북이’였다. 경영진이 보여준 모습은 복지부동, 권위적인 리더십뿐이었다. 직원들은 경영진을 “마치 거북이처럼 ‘건들지 마, 우린 아무것도 안 할 거야’라고 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14일 대한상공회의소와 글로벌 컨설팅기업 맥킨지는 한국 기업의 기업문화 및 조직건강도를 진단한 결과 여전히 한국 기업이 구시대적인 사고방식과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수 년째 기업문화 혁신 캠페인을 벌여 왔지만 체감효과는 높지 않다는 얘기다.  

이번 조사에는 대기업 3곳, 중견기업 3곳, 스타트업 2곳 직원 4899명이 참여했다. 업종은 금융, 정보기술(IT), 제조, 건설 등 다양했다. 대한상의와 맥킨지는 2016년에도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대한상의는 “이번 조사는 2016년에 실시한 1차 진단 뒤 2년간 기업문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문화 개선 효과를 직원들이 체감하는지 묻는 질문에 59.8%는 “조금 변했지만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28.0%는 “이벤트에 그칠 뿐 전혀 효과가 없다”고 답했다. “근본적으로 바뀌었다”는 응답은 12.2%에 불과했다. 

직원들은 기업의 캠페인을 적나라하게 비판했다. 한 중견기업 대리는 “소통한답시고 복장을 자율화하고 직급 호칭을 없앴는데 정작 아랫사람 의견을 잘 듣지도 않는다. 청바지 입은 꼰대들이 따로 없다”고 말했다. 한 대기업 차장은 “일찍 퇴근하라고 강제 소등하고 문서 줄이겠다고 ‘한 장 보고서’를 도입했지만 바뀐 게 없다. 스탠드 켜놓고 일하고 보고서에 딸린 첨부 문서가 30∼40장”이라고 말했다. 
 

상사와 경영진의 리더십 부족에 대한 불만도 많았다. 모 중견기업의 차장은 직원들을 동물 미어캣에 비유했다. 그는 “리더는 저 앞에 혼자 서 있고, 중간관리자는 멀리서 눈치만 보고, 직원들은 또 떨어져서 구경만 한다”고 말했다. 다른 중견기업 직원은 “업무 범위와 책임, 보고 라인이 불분명해서 내 일이 아닌데 자꾸 업무가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대상 기업들을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했을 때 조직경쟁력이 최상위(상위 25%) 수준에 든 기업은 없었다. 중상위(26∼50%) 1곳, 중하위(51∼75%) 3곳이었고 나머지 4곳은 최하위(하위 25%)에 들었다. 대한상의는 “리더십, 조율과 통제, 방향성 등에서 한국 기업이 많이 뒤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박재근 대한상의 기업환경조사본부장은 “경영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도 체계를 개선하지 않으면 조직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