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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부담에 한국학생 알바 해고… 法 잘모르는 외국인유학생 싼값 고용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8.06.07

[최저임금 논란]점주들, 생계 위협에 불법고용
한국학생들 하루아침에 일 잃고 유학생은 기준 이하 시급 받아

5일 새벽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외국인 유학생이 밤샘 근무를 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 후 한국인 대신 외국인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편의점 주인 강모 씨(58·서울)는 올 2월 아르바이트 대학생을 해고했다. 그 대신 중국에서 온 20대 유학생 A 씨를 뽑았다. 강 씨는 A 씨에게 시급 6800원을 준다. 최저임금(7530원) 위반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에 재학 중인 김모 씨(25)는 올 3월 아르바이트하던 식당에서 잘렸다. 김 씨가 하던 일은 새로 채용된 시급 6500원의 중국인 유학생이 차지했다. 베트남에서 온 유학생 W 씨(21·여)는 올해 초부터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일한다. 지난달 그는 주인에게 “최저임금을 맞춰 달라”고 말했다가 면박만 당했다.

올해 최저임금 16.4% 인상 후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다. 자영업자는 “어쩔 수 없었다”는 의견이고 한국인 아르바이트생은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호소한다. 외국인 유학생은 “차별대우를 받는다”며 하소연한다. 모두가 불만인 최저임금 ‘악순환’의 한 단면이다. 

○ ‘알바생’ 바꾸는 주인 

강 씨는 7년 전 회사를 그만두고 퇴직금으로 편의점을 차렸다. 아르바이트생을 두고 안정적으로 월 250만 원 이상 벌었다. 지금은 강 씨 가족 4명이 편의점에 매달린다. 오전 8시∼오후 10시 강 씨 부부, 주말 낮에는 아들과 딸이 나선다. 새로 뽑은 중국인 아르바이트생은 평일 오후 10시부터 밤샘 근무를 한다. 한국인 아르바이트생보다 시급을 적게 주지만 강 씨 사정이 나아진 것도 아니다. 임차료와 아르바이트생 급여를 빼면 한 달에 200만 원가량 남는다. 

강 씨는 “법을 어기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최저임금은 나도 정말 지키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당장 내 가족의 생계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다면 한국 법에 어두운 외국인 학생들에게 눈길이 가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 내몰리는 한국인 학생 

올 3월 김 씨는 대학을 휴학했다. 개강 직전 갑자기 아르바이트를 그만둔 탓이다. 김 씨는 서울 신촌의 한 닭갈비 식당에서 하루 5시간씩 한 달에 23일가량 서빙 일을 했다. 그렇게 매달 번 돈 100만 원가량으로 학비와 생활비를 충당했다.
 


휴학 한 달 전 식당 사장이 김 씨에게 해고를 알렸다. ‘매출 부진에 따른 구조조정’을 이유로 내세웠다. 얼마 뒤 함께 일했던 동료는 김 씨가 해고된 지 사흘 뒤 중국인 유학생이 새로 채용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김 씨의 시급은 7530원, 중국인 ‘신입’은 6500원이었다. 

김 씨는 급히 다른 자리를 찾았다. 하지만 허탕이었다. 결국 휴학을 선택했다. 그러고는 고향집으로 내려가 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김 씨는 “집에 있으면 어찌됐든 월세 걱정은 안 해도 된다. 이렇게 학비를 모아서 다시 서울로 갈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 착취당하는 외국인 유학생

W 씨는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한다. 월∼수요일 오후 11시부터 이튿날 오전 8시까지다. 하루 9시간, 일주일에 27시간 일하고 W 씨가 받는 돈은 75만6000원이다. 시급 7000원이다. W 씨는 지난달에야 최저임금이 인상된 걸 알았다. 그는 편의점 주인에게 “왜 최저임금을 맞춰주지 않느냐”고 물었다. 주인은 “외국인에게는 최저임금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하기 싫으면 다른 사람 찾겠다”고 말했다. W 씨는 주인이 불법을 저지른다는 걸 알았지만 일자리를 잃을까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이따금 술 취한 한국 학생들이 “말도 못하면서 일자리 뺏어 가냐”며 비아냥거릴 때마다 W 씨는 몰래 눈물을 흘린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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