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료 선택 발상의 전환으로 대박… “농업은 기회의 땅”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8.08.07
[혁신농업으로 100만 일자리를]<1>미래로 뛰는 청년농부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농법을 직접 연구해 개발한 청년 농부도 있다. 김세형 엽록바이오 대표(27)는 군 복무 중 텃밭을 가꾸다 알게 된 ‘스테비아’라는 국화과의 다년생 풀로 비료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과 정부지원금 500만 원으로 2011년 스테비아 모종 재배를 시작했다. 때마침 신문이나 방송에서 천연 감미료로 알려지면서 스테비아 모종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2년 동안 모종 장사를 하던 김 대표는 스테비아로 비료를 만드는 데 눈을 돌렸다. 스테비아는 과일의 당도를 높일 수 있는 데다 항산화 성분이 있어 병충해 예방에 도움이 됐다. 외국에선 ‘스테비아 농법’의 성공 사례가 많았다. 김 대표는 10여 편의 외국 논문을 뒤져가며 스스로 방법을 찾았다. 2년 동안 모종 장사를 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털어 넣었다. 동갑내기 대학 동창이자 ‘절친’인 민은규(27) 김중현 씨(27)도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꼬박 2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비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 다음에는 판로가 문제였다. 처음 보는 비료를 쓰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지역 농부들을 일일이 만나고 무료로 시제품을 나눠줬다. 첫해 매출은 1억7000여만 원. 김 대표는 “써보신 어르신들이 다시 연락을 줄 때가 가장 기쁘다”고 했다.
○ 자신만의 노하우 70세까지 활용
취재팀이 만난 청년 농부들은 아이디어가 결합된 농업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세형 대표는 “농업 분야에서는 자신만의 전문지식을 60, 70대까지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부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거쳐 가는 충남 홍성군 젊은협업농장에서 독립한 조대성 씨(41)는 “농사도 스타트업 창업과 똑같다. 창업한다는 각오로 덤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전통산업으로서의 농업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 기술력과 결합된 미래산업으로서의 농업을 말하고 있었다.
정부도 혁신농업에서 일자리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농식품 분야에서 3만3000개, 2022년까지 17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여기에는 농산물 생산뿐만 아니라 가공, 유통과 비료·농기계 개발 등 전후방 산업이 모두 포함된다.
홍성=이새샘 iamsam@donga.com / 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