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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료 선택 발상의 전환으로 대박… “농업은 기회의 땅”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8.08.07

[혁신농업으로 100만 일자리를]<1>미래로 뛰는 청년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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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로 빚은 술, 주문 폭주”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농업 혁신을 이끌며 일자리를 일구는 청년 농부들이 늘고 있다. 온라인 게임에 나오는 술을 구현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극찬을 받은 곰세마리 양조장의 유용곤, 이두재, 양유미 대표(왼쪽부터).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청년 농부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농촌에 일자리의 새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농업은 투자 대비 고용효과가 높고 필요 인력이 많아 꽉 막힌 청년 실업난에 숨통을 틔울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청년들의 도전정신과 창의력에 첨단 기술과 신개념 유통망이 더해지면 농업이 미래 성장동력이자 일자리 창출의 보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 자취방에서 시작한 양조사업 

‘곰세마리’ 양조장을 운영하는 유용곤(32) 양유미(31) 이두재 대표(32)가 만드는 술은 ‘꿀술’이다. 지난해 봄과 올 7월, 미식가로 소문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 술을 극찬하면서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주목하기 시작했다. 

유 대표는 28세이던 2014년 자신이 자주 하던 온라인 게임에 등장하는 꿀술의 맛이 궁금했다. 게임에 나오는 술의 맛을 상상한 것이 그가 양조장 사업을 하게 된 계기였던 셈이다. 친구들과 함께 가정에서도 술을 빚을 수 있는 ‘홈브루잉’ 기계를 인터넷에서 샀다. 꿀과 물, 효모를 넣은 다음 발효시켰다. 온도와 습도 등을 바꾸기를 10여 차례. 청포도향이 나는 달콤한 꿀술을 만들었다. 술 만드는 데 자신감이 붙은 이들은 이 제품을 팔기로 했다. 2015년 2000만 원을 크라우드펀딩으로 모아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 양조장을 만들었다. 양조장 이름은 처음 술을 만든 세 친구를 뜻하는 ‘곰세마리’, 술 이름은 ‘어린 꿀술’로 정했다.  

 

술 연구도 계속해 도서관에서 발효와 술에 관련된 책을 찾아 읽고 해외에서 나온 꿀술도 사들였다. 200kg 넘는 꿀이 들어간 술도 원하는 맛이 안 나면 그냥 버렸다. 그렇게 약 1년간 연구한 끝에 자신들의 기준치에 맞는 제조법을 찾았다. 꿀은 지역 특산물을 사용하려는 취지에서 서울 청계산 꿀을 사용하기로 했다. 

곰세마리 양조장은 현재 미쉐린가이드에 소개된 3곳의 레스토랑을 포함해 5곳의 레스토랑에 ‘어린 꿀술’을 납품하고 SNS로도 주문을 받는다. 이들은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양조장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주문 후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한 달에 최대 1400병인 생산량을 2000병으로 늘릴 계획이다. 양 대표는 “코카콜라처럼 꿀술이라는 주종이 하나의 대명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군대에서 ‘삽질’하다 만난 꿈 

“스테비아 비료 주면 과일 당도 높아져요” 엽록바이오 김세형 대표(가운데)는 군 복무 중 텃밭을 가꾸다 알게 된 단맛이 나는 풀 ‘스테비아’로 민은규(왼쪽), 김중현 씨(오른쪽)와 함께 비료를 만들어 판매한다. 과실수에 이 비료를 주면 당도가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농법을 직접 연구해 개발한 청년 농부도 있다. 김세형 엽록바이오 대표(27)는 군 복무 중 텃밭을 가꾸다 알게 된 ‘스테비아’라는 국화과의 다년생 풀로 비료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아르바이트로 모은 돈과 정부지원금 500만 원으로 2011년 스테비아 모종 재배를 시작했다. 때마침 신문이나 방송에서 천연 감미료로 알려지면서 스테비아 모종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2년 동안 모종 장사를 하던 김 대표는 스테비아로 비료를 만드는 데 눈을 돌렸다. 스테비아는 과일의 당도를 높일 수 있는 데다 항산화 성분이 있어 병충해 예방에 도움이 됐다. 외국에선 ‘스테비아 농법’의 성공 사례가 많았다. 김 대표는 10여 편의 외국 논문을 뒤져가며 스스로 방법을 찾았다. 2년 동안 모종 장사를 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털어 넣었다. 동갑내기 대학 동창이자 ‘절친’인 민은규(27) 김중현 씨(27)도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꼬박 2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비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 다음에는 판로가 문제였다. 처음 보는 비료를 쓰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설득하려고 지역 농부들을 일일이 만나고 무료로 시제품을 나눠줬다. 첫해 매출은 1억7000여만 원. 김 대표는 “써보신 어르신들이 다시 연락을 줄 때가 가장 기쁘다”고 했다. 

○ 자신만의 노하우 70세까지 활용 

취재팀이 만난 청년 농부들은 아이디어가 결합된 농업은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세형 대표는 “농업 분야에서는 자신만의 전문지식을 60, 70대까지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부를 꿈꾸는 젊은이들이 거쳐 가는 충남 홍성군 젊은협업농장에서 독립한 조대성 씨(41)는 “농사도 스타트업 창업과 똑같다. 창업한다는 각오로 덤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전통산업으로서의 농업이 아니라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 기술력과 결합된 미래산업으로서의 농업을 말하고 있었다. 

 

정부도 혁신농업에서 일자리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농식품 분야에서 3만3000개, 2022년까지 17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여기에는 농산물 생산뿐만 아니라 가공, 유통과 비료·농기계 개발 등 전후방 산업이 모두 포함된다. 

2일 발표된 스마트팜 혁신밸리도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농업에 관심이 있지만 농업 기반이 없어 쉽게 시작할 수 없었던 청년들에게 교육 기회와 임대농장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홍성=이새샘 iamsam@donga.com / 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