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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에 집중합니다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8.09.11

스타트업 생태계(Startup Ecosystem).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 주요 국가는 지난 몇 년 간 이어진 경기 침체와 장기 지속화에 고심한 끝에 정부와 기업 등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성장 원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스타트업을 주목 중이다. 특히, 스타트업은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기술 등을 바탕으로 기존에 없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눈길을 끈다. 또한, 스타트업은 정보통신기술(ICT), 인터넷 등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개방성을 무기로 스타트업만의 네트워크와 생태계 등을 구축한다. 이에 안정적이고 생산적인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새로운 일자리 창출 모색하는, 경기 침체 탈출의 주요 해결책으로 삼고 있다. 

경기도 역시 건전한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노력을 쉬지 않았다. 스타트업에게 시급한 사무공간, 초기 개발 자금, 투자 유치, 해외 진출 등을 단계별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다. 스타트업 지원을 전문해 담당하는 기관도 운영한다. 바로 '경기문화창조허브'다. 경기문화창조허브는 2018년 9월 현재 경기 남부에 2개소(판교, 광교), 북부(의정부), 서부(시흥) 등 4개 지역에 설치해 운영 중이며, 오는 11월 고양시에 1개소를 추가 개소할 예정이다. 
 

91885842.2.jpg< 경기문화창조허브 클러스터별 현황, 출처: 경기문화창조허브 홈페이지 >


경기도 전역에 위치한 경기문화창조허브 중 판교는 지리적 특성상 맏형같은 역할을 담당한다. 판교에는 네이버, 카카오, 넥슨, 안랩과 같은 국내를 대표하는 많은 ICT 기업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성공을 꿈꾸는 신생 기업이 요람을 틀고 있는 장소다. 이 같은 주변 인프라와 여건 등을 활용해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4년부터 2017년에 이르기까지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창업 690건, 일자리 창출 1,854건, 스타트업 지원 9,178건, 투자유치 292.9억 원, 이용객수 17만 1,451명, 회원수 1만 8,578명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2018년 상반기에만(6월 30일 기준) 창업 68건, 일자리 창출 175건, 스타트업 지원 1,891건, 투자유치 96억 원, 이용객수 2만 4,385명, 회원수 2,283명을 달성했다. 
 

91885841.2.jpg<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의 주요 성과, 출처: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

 

경기도가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에 나서는 이유

스타트업을 위한 지원 사업과 과제, 공모전 등은 정부 주관으로도 많다. 혹자는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해외에서도 인정하는 수준이라고 일컫는다. 때문에 경기도라는 지자체가 직접 스타트업을 위한 지원 사업에 나서는 것을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경기도는 단순히 스타트업의 창업이나 성장을 돕는 인큐베이팅이 아니라, 스타트업 생태계(창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A라는 기업을 창업하고 시장에 내보내는, 숫자 1건을 채우는 성과가 아니라 지역과 연계해 호흡하는 선순환 구조를 꿈꾸는 것. 경기도 각 지역마다 다르게 분포된 기반 산업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융복합해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다. 

실제로 경기문화창조허브는 경기도 각 지역을 부천, 북부, 판교, 광교, 서부 등 5개 클러스터로 구분해 지역 기반 산업과 연계한다. 부천은 '로봇+금형+조명+콘텐츠(만화, 영상 중심', 판교는 '콘텐츠 창작+ ICT 융복합', 광교는 'VR/AR 산업(게임, 교육, 관광, 기타 응용분야 등)', 북부는 '제조+디자인+콘텐츠 융합', 서부는 '제조 기반 콘텐츠 융복합' 등이다.
 

91885848.2.jpg<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최중빈 센터장 >(출처=IT동아)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최중빈 센터장(이하 최 센터장)은 "스타트업 생태계는 곧 '창업 생태계'와 연결된다. 경기도는 이를 위한 부단한 노력으로 '경기창조문화허브'만의 모델을 확립했다. 도내 각 지자체도 경기창조문화허브를 유치하기 위해 경합한다. 그만큼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이제 경기문화창조허브는 국내 콘텐츠 창업 생태계를 대표하는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남들이 잘하는 것을 그저 따라하지 않고, 지역 특성에 맞도록 특화한 것이 주요했다"라고 자신하는 이유다.

이어서 그는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중국의 심천 등에서 싹튼 스타트업은 글로벌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알리바바, 화웨이 등 업체명만 들어도 모두가 기업들도 시작은 스타트업이었다. 젊은 청년이 자주 거점이 필요하다"라며, "의정부라는, 다소 멀리 느껴지는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대학생들이 자주 찾는 공간으로 바뀌었다. 개인 작업실처럼 이용하는 청년도 있으며, 저녁 7시에 진행하는 강의 세미나 등에 150명 이상이 찾는다"라고 덧붙였다. 
 

'G-START'와 '청년창업 SMART 2030'

경기도는 경기문화창조허브라는 거점을 마련한 뒤,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프롬 운영을 시작했다. 좌충우돌 현장에서 부딪히며 문제점을 지속 보완하고, 진정 스타트업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 결과물이다. 여러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것이 'G-STAR'와 '청년창업 'SMART 2030'이다. 

G-START는 그동안 쌓은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창업지원사업을 통합하고 고도화해 만든 시그니처 프로그램이다. 가장 큰 특징은 스타트업 성장에 따른 '단계별 지원 프로그램'이라는 것. 기존에도 유사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흩어져 있는 각 단계별 프로그램을 하나로 통합해 서로 연결할 수 있는 무언가를 고민한 결과다. 참고로 G-START는 각 클러스터별로 특화된 지원분야에 따라 차별해 진행 중이다.
 

91885847.2.jpg< G-START 프로그램 포스터 >(출처=IT동아)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가 운영하는 G-START는 문화콘텐츠 분야 예비창업자와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A부터 E까지 5단계로 구성해 운영한다. 보통 창업사이클이 예비창업 단계에서 초기창업, 성장기, 성숙기를 거쳐 해외로 진출 하거나, 'exit' 단계에 이른다. 이를 단계별로 나누어 예비 창업자부터 성장기 스타트업에 이르기까지 창업에 필요한 요소를 맞춤 지원하는 방식이다. 

'청년창업 SMART 2030'은 예비 청년 창업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만 15세부터 만 34세의 청년 창업자를 발굴 육성해 창업할 수 있도록 돕는다. 럭시, 디자인탐정, 이브이케어, 드림모션 등 프로그램을 대표하는 창업 성공사례는 현재진행형이다.

최 센터장은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럭시는 청년창업 SMART 2030으로 선정되어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의 액셀러레이팅과 G-START 과정을 거쳐 사업을 이어가다가 카카오에 252억에 인수되는 성과를 거뒀다. 결혼식 웨딩카를 제공하던 서비스에서 결혼식이 적은 평일에 공항 픽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도화 작업을 통해 이 같은 사례를 만들었다. 아마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의 가장 큰 대표 사례가 아닐까 생각한다"라며, "럭시의 뒤를 잇는 많은 스타트업이 판교를 찾는다. 그들의 기대에 부족하지 않도록 우리도 많은 고민을 거듭한다"라고 설명했다. 
 

91885846.2.jpg< 지난 2017년에 진행한 청년창업 SMART 2030 네트워킹 현장 >(출처=IT동아)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가 스타트업을 맞이하는 방법

이제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향해 나아간다. 8층에 위치한 스타트업 지원 공간을 무조건 채우겠다는 생각도 버렸다. 성과 건수,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지난 9기 입주기업을 선정할 때 공간을 채우는 것을 우선시하지 않았다. 

최 센터장은 "지원한 스타트업 모두에게 애착이 갔다. 하지만, 다 선정하지 않았다. 공간을 채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독창적이고 우수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것에 집중했다. 8층 스타트업 입주공간에 여분이 남았는데, 조만간 심사를 통해 다시 선발할 생각이다"라며, "ICT 기술과 시장은 정말 빠르게 변화한다. 그리고 판교는 변화하는 ICT 흐름의 중심에 있다. 다가오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스타트업 생태계의 질적 성장을 고려하고자 한다"라고 강조했다. 
 

91885845.2.jpg<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9층에 위치한 스마트오피스 >(출처=IT동아)


참고로 현재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8층에 입주하고 있는 스타트업은 총 22개 업체다.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9층 공간과는 달리 각 사무실 구조로 되어 있는 8층 입주공간은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의 심장과 같은 곳이다. 스타트업 입주사들이 아이디어를 발산하고,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제공하는데 주력한다.

 

최중빈 센터장이 말하는 경기문화창조허브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최중빈 센터장은 판교로 부임한지 아직 1년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콘텐츠진흥원을 첫직장으로 15년 가까이 일하며 스타트업과 함께한 경험을 나누고자 한다. 과거 부천 클러스터와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 등을 거친 그의 말을 들었다.

IT동아: 청년의 아이디어와 지역 산업을 연계한다는 의미가 궁금하다.

최 센터장: 경기도는 지역마다 특색이 명확하다. 북부 경기문화창조허브는 의정부는 제조업 기반 업체들이 위치하고 있는데, 제조업을 오래한 업체는 변화하는 흐름에서 다소 동떨어져 있다. '지금까지 만들던 것 잘 만들면 된다'라는 생각이 강하다. 하지만, 이렇게 정체되어 있는 생각은 지금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스타트업, 청년의 장점은 아이디어다. 톡톡 튀는, 새로운 아이디어는 기존 산업이 가지지 못한 장점이다. 청년의 아이디어를 의정부 제조 산업과 결합해 다양한 결과물을 냈다. 커피찌꺼기를 이용한 가구, 실리콘을 이용한 볼(그릇), 스마트폰과 연결해 조도를 조절하고 비상신호를 보낼 수 있는 캠핑용 스마트 램프 등이 그렇게 탄생했다. 간단한 기능과 아이디어지만, 디자인적인, 특색있는 제품이 탄생한 것이다.
 

91885844.2.jpg< 커피찌꺼기를 재활용해 제작된 업사이클 테이블 >(출처=IT동아)



IT동아: 판교 경기창조문화허브의 장점을 꼽는다면. 

최 센터장: 이미 많은 성과를 올린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다. 그만큼 부담도 크다. 하지만, 뭔가 보여주려는 생각은 없다. 지금까지 스타트업 생태계를 확장하는 단계였다면, 이제는 잘 순환하는 질적, 내적 성장에 집중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에 민간 기업들의 아이디어와 노하우, 경험 등도 많이 배우려고 한다. 

입주하고 있는 스타트업에게 강조하는 것은 네트워킹이다. 업계 여러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조언을 듣고,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도록 조언한다. 각 입주 스타트업에게 제공하는 멘토링도 같은 전문가를 최소한 3번 이상 만나도록 주선한다. 100명에 가까운 불특정 다수가 한공간에서 만나면 뭐하나. 그 곳에 있는 모두와 인사만 나눠도 시간은 다 지날 것이다. 만약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라면, 헬스케어 유통가 또는 헬스케어 플랫폼 등에 종사하는 전문가와 꾸준히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멘토들은 실무자를 우선시한다. 강의, 세미나 등을 진행할 때 직접 현장에서 뛰는 실무자의 경험이 스타트업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된다. 스타트업과 전문가가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는 것을 우선하고 있다. 
 

91885843.2.jpg< 판교 경기문화창조허브 최중빈 센터장 >(출처=IT동아)


IT동아: 현재 입주하고 있는 스타트업, 그리고 예비 창업가들에게 건네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 센터장: 스타트업, 창업 과정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어린 나이에 창업에 뛰어드는 젊은 청년들이 많은데, 진정 성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경험을 쌓으라 조언하고 싶다. 회사에 취업하는 경험도 중요하고, 실패를 겪는 경험도 중요하다. 창업을 위한 준비과정을 1년 정도로 생각하지 말고, 3년처럼 장기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한가지 더, 빚을 내면서 창업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는 창업가에게 많은 것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 지원 사업, 지자체 지원 사업, VC/액셀러레이터 등이 운영하는 지원 프로그램 등 조금만 찾아보면 관련 정보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여러 사업과 프로그램을 통해서 1~2년 정도 충분히 개발하며 창업할 수 있다. 열심히 공부하고, 많이 준비해서 도전하는 것을 권한다. 

가끔 제안서나 사업 기획서를 심사하는데 답답한 것이 하나 있다. 전체 문서는 5장인데, 여기에 시장 설명만 3장이 넘는다. 정작 창업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어떤 서비스를 개발하고, 어떻게 사업을 확장할 것인지 등에 대한 설명은 없다. 심사위원, 전문가들은 시장상황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다. 스타트업이 자신만의 아이템,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잘 만든 포장보다 솔직한 자신의 실패담이 더 설득력이 높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동아닷컴 IT전문 권명관 기자 tornados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