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사람’이 밑천… 직원을 끌어안으니 경쟁력이 쑥쑥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8.09.19

2018 대한민국 고용친화 모범경영대상 24곳 선정… 18일 시상식 
‘人’ 경영의 성공학 쓴 美 최고 유통업체 웨그먼스 키운 8할은 직원

 

92037511.2.jpg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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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이나 워싱턴 등 북동부 지역에서 지나가는 현지인을 붙들고 이렇게 물으면 대부분 ‘웨그먼스(Wegmans)’를 알려준다. 웨그먼스는 상품 구색과 청결, 가격, 서비스 등에서 미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푸드 마켓(Food Market) 브랜드다.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1916년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현재 직원 수 4만7084명(2018년 4월 기준), 미국 전역에 100여 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초대형 유통업체로 성장했다. 웨그먼스가 소비자를 끌어당기는 비결은 단지 신선식품과 가공식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데 있지 않다. 바로 구성원들의 충성도다.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 식료품 체인에 대한 직원들의 애사심은 남다르다. 웨그먼스는 작년 한 해 직원 고용과 역량 계발에만 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연봉과 복지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차별 없는 고용환경에서 최상의 복지 혜택을 등에 업은 종업원들은 신바람 나는 직장 분위기를 조성했고, 이는 더 많은 고객을 부르는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켰다. 웨그먼스는 올해 포천의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포천의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리스트가 1998년 처음 발표된 이후 단 한 번도 순위에서 빠지지 않았다. 

최고경영자(CEO)인 대니 웨그먼은 “직원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기업이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이런 기업철학에 공감한 직원들이 끊임없이 고객들을 끌어 모으는 아이디어를 만들어내고 회사의 혁신성장에 기여한 결과다.

내부 고객인 직원을 고객보다 먼저 끌어안은 웨그먼스는 고용과 복지 분야에 집중해 실효를 거둔 사례다. 포천의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을 살펴보면 성장하는 기업일수록 사람을 귀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우리는 많은 기업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건비 절감에만 주력하면서 ‘적게 주고 언제든 자를 수 있는’ 비정규직으로 일자리를 채워 나가는 곳이 많아졌다. 그 결과 고용주의 인건비 부담은 줄었지만, 노사 간의 신뢰가 깨지고 비정규직의 고용 불안이 깊어지면서 생산 현장의 의욕도 크게 식었다.

민간·정부 조직을 막론하고 사람은 돈 이상의 소중한 자원이다. 고용 창출과 인재 육성이 없는 조직은 지속성장이 어렵다. 혁신과 성장의 주체가 ‘사람’이기 때문이다. ‘사업’이 아닌 ‘사람’ 중심 고용 주체가 많아질수록 질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좋은 일자리에서 일하는 직원은 몰입과 헌신을 통해 조직의 지속성장을 가능케 한다. 이것이 사람 중심 경영에 미온적인 한국 경제의 돌파구다. 고용이 성장이고 대한민국의 미래다. 
 

일자리 창출과 인재 육성에 ‘윈윈’의 해답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고용친화 모범경영’의 주인공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신규 일자리 창출과 고용환경 개선에 노력해 온 민간·공기업 및 지방자치단체들이다. 동아일보는 1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 그랜드볼룸에서 ‘2018 대한민국 고용친화 모범경영대상’ 시상식을 연다. 고용친화 모범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주인공들을 발굴해 모범사례를 널리 전파하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여성가족부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고용친화 모범경영대상’ 시상식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다. 올해는 일자리 중심 문화를 구축해 노동시장 개혁에 크게 기여해 온 24개 기업 및 단체들이 수상의 영광을 가져갔다.  
 

6월부터 공공기관 331개, 지방자치단체 243개(광역·기초), 계열사 포함 100대 기업, 우수 중소·중견기업 200개 후보군을 대상으로 4차례의 최종 심의를 거쳐 부문별 우수기관을 가려냈다. 학계 및 산업계 전문가 10여 명이 △상생고용 △고용지원 △지역특화 △청년 및 여성고용친화 △인재경영 △워라밸 우수기업 △고용안정 등 14개 항목을 평가했다. 심사위원회는 고용 관행과 직원의 능력 인정, 복지, 훈련 및 다양성 프로그램 등을 반영해 최종 대상을 가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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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사평 / 이춘우 한국인사관리학회 부회장 ▼ 
“고용친화 모범 기업 발굴로 고용의 양적-질적 확대 견인”

올해로 2회째인 동아일보 ‘대한민국 고용친화 모범경영대상’은 양질의 고용환경을 갖추고 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복지 향상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고용친화경영’을 하고 있는 기업·기관을 발굴 및 선정하고 이를 모범사례로 널리 알려 사회 전반적으로 양질의 일자리 확산에 기여하고자 제정되었다.


고용환경 개선과 노사 상생협력 등 고용친화적인 경영은 임직원들이 더욱 열심히 일에 몰두할 수 있도록 하여 기업의 성장 동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됨으로써 지속적인 기업부문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 그리고 소득증대를 통한 분배의 개선과 삶의 질 향상이라는 선순환 메커니즘을 만들어 내는 데 다소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최근 우리사회는 높은 청년실업, 저출산·고령화 심화,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미래 고용 위기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할 시기이다. 이때 고용친화 모범 기업과 공공부문을 발굴하는 노력은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모범적인 노사문화와 직장문화를 구축하는 기업들과 공공기관들을 선정하여 다른 기업들과 기관들이 본받을 수 있는 모범적인 사례를 발굴함으로써 고용의 양적 질적 확대를 견인해 낼 수 있는 계기를 만들 것으로 기대한다. 

대한민국 고용친화 모범경영대상의 심사 과정은 일자리 창출에 탁월한 성과를 둔 기업 및 기관과 정규직 전환, 양성평등, 워라밸 실천 등 고용의 질이 우수한 기업과 기관을 1, 2차의 기초심사를 통해 공공, 지방자치단체들과 민간 기업들의 각 후보군을 선별하였으며, 이후 상위 40곳을 선별하여 학계 산업계의 전문가로 구성된 심의회에서 최종적으로 24곳의 기업과 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들을 선정하였다. 
 

본 시상의 수상사들은 모두 진정성 있는 고용활동으로 비전과 가치 및 전략을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고용친화적인 경영을 통해 모범사례를 보여준 수상업체들에 축하의 박수를 보내며, 수상업체들은 사회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이뤄내는 주체로서 대한민국의 일자리 창출을 선도하는 역할을 수행해 주길 바란다. 

김민식 기자 m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