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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만에 문여는 투자개방병원… 의료산업 일자리 37만개 효과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8.12.07

제주, 녹지국제병원 조건부 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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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도지사가 5일 제주도청 브리핑룸에서 국내 첫 ‘외국계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조건부 개설 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 제주=뉴스1


국내 첫 투자개방형 병원(영리병원)이 제주도에 들어선다. 제주도는 5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외국인 의료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진료하는 ‘조건부 개설 허가’를 내렸다. 첫 투자개방형 병원이 들어서면서 의료산업 규제 개혁이 잇따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일자리 창출 37만 명, 생산유발효과 62조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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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제주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전경. 서귀포=뉴스1

녹지병원 개설은 16년간 이어져 온 투자개방형 병원 찬반 논리를 실질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의료산업이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으로 떠오를지, 공공의료 훼손이라는 부작용이 있을지 녹지병원의 운영 성과를 보면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투자개방형 병원 설립 제한은 의료산업의 대표적 규제로 꼽힌다. 투자개방형 병원이 늘어나면 의료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해외 관광객 유치로 서비스업 고용 창출 효과가 커질 수 있다. 지난해 해외에서 한국을 찾은 의료 관광객은 32만 명에 달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2009년 발표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 도입 필요성’ 연구 결과를 보면 투자개방형 병원에 해외 환자 30만 명이 온다고 가정하면 생산유발효과가 최대 4조8818억 원, 고용창출효과는 최대 3만7939명에 달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나아가 투자개방형 병원 설립을 계기로 의료산업 분야 규제 완화→의료 서비스 활성화→고용 창출→의료산업 발전→K의료 확산 등 세계 의료시장 선도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4년 발표한 ‘글로벌 경쟁력 취약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개혁 연구―의료 서비스 및 의약품·의료기기’ 보고서를 보면 규제개혁을 통해 의료서비스업 시장을 키울 경우 2020년 생산유발효과가 62조4000억 원, 취업유발효과는 37만40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 앞으로 투자개방형 병원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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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녹지병원이 설립 승인을 받은 건 2015년 당시 박근혜 정부가 의료산업 활성화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반면 현 정부는 의료 영리화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방침이다. 이 때문에 녹지병원 개설 이후 투자개방형 병원이 당장 확산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투자개방형 병원은 투자자로부터 자본을 투자받아 병원을 운영하고 여기서 생긴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주식회사 형태다. 현재 국내 병원도 영리를 추구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다만 비영리병원인 만큼 수익금은 의료시설 확충, 연구비 등 병원 설립 목적에 맞춰 재투자해야 한다. 반면 투자개방형 병원은 이윤을 남겨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이 때문에 대한의사협회나 일부 시민단체는 투자개방형 병원이 ‘공공의료를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을지대병원 오한진 가정의학과 교수는 “영리병원이 고액의 연봉을 주고 국내 의사들을 대거 영입하고, 이들은 병원 수익을 위해 과도한 진료를 하면 의료비가 불필요하게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시민단체가 우려하는 의료비 폭등은 ‘기우’라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개방형 병원 역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의료 서비스와 진료 및 수술법을 내놓게 되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질 좋은 의료 서비스와 합리적인 진료비가 의료시장에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원식 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교수는 “영리를 추구하는 병원이라고 해도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기존 병원과 경쟁해야 해 무작정 높은 진료비를 받을 수 없다”며 “오히려 경쟁을 통해 더 저렴하면서 치료 효과가 큰 의료 서비스가 많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뤼디(綠地)그룹이 전액 투자한 녹지국제병원은 2015년 12월 정부로부터 투자개방형 병원 사업허가를 받은 뒤 이듬해 건물을 착공해 지난해 7월 완공했다. 병원은 헬스케어타운 내 2만8613m² 용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다. 진료 과목은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4개 과로 한정돼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외국인 의료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건강보험 등 국내 공공의료 체계에는 영향이 없다”고 말했다. 

김윤종 zozo@donga.com·김철중 / 제주=임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