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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 40代전후 창업자에 4가지를 許하라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9.05.07

이정동 靑경제과학특보… ‘중장년 창업의 성공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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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창업보다 40대 안팎의 경력자 창업이 훨씬 성공률이 높습니다. 청년 일자리를 위해서라도 중장년 창업 활성화가 중요합니다.”

지난달 26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에서 만난 이정동 대통령경제과학기술특보(52·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력자 창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 1월 대통령에게 산업 현장의 흐름을 조언하는 특보 자리를 맡아 문재인 대통령과 처음 만나 자리에서도 경력자 창업 얘기를 꺼냈다.

이 특보는 “산업화 2세대이자 글로벌 첫 세대인 40대 전후의 인력이 우리 산업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놓쳐선 안 된다”며 “제조업인 조선업에서도 설계할 때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데 조선업 설계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은 AI를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조선업을 잘 아는 경력자”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40, 50대 중장년층이 갖고 있는 경험과 네트워크에 주목했다. 그는 지난해 창업해 인기를 끌고 있는 스타트업 업체 ‘밀리의 서재’를 예로 들며 “아이디어가 있으면 이를 기술적으로 보완해야 하는데 아이디어에 기술을 접목해 사업화시키는 능력은 20대보다는 연륜 있는 40대가 유리하다”며 “해당 업종에 전문성을 지닌 중장년층이 해박한 아이디어를 내서 이를 제품화까지 끌고 나갈 확률이 높다”고 했다. 미국에서도 40대 중반의 창업성공률이 가장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그가 중장년 창업의 성공 사례로 제시한 ‘밀리의 서재’ 창업자는 서영택 대표(53)로 웅진씽크빅 등에서 책 관련 업무를 오랫동안 해 왔다. 밀리의 서재는 한 달에 일정 금액을 내면 제공하는 전자책(e북)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서비스로 최근 구독 경제의 대표 모델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한국도 미국 국방부처럼 4차 산업혁명 등 혁신기술의 경우에는 공공부문이 다 하기보다는 민간에 적극 수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프로젝트를 쪼개서 민간기업들에 중복으로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며 “중복되더라도 프로젝트를 잘게 나눠 많은 기업이 연구해야 혁신기술이 나올 가능성이 높고, 기업가들의 책임이 줄어 창업이 더욱 활발해진다”고 했다.

혁신을 방해하는 규제에 대해서는 “일단 신산업을 성장시킨 후 결과물을 본 뒤에 규제해도 된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다른 선진국들이 했던 성공방식을 주로 따라가는 방식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사전적 규제가 가능했지만 이젠 ‘추격자’로는 더 이상 성공하기 힘든 시대가 왔다. 그는 “새로운 산업의 영향은 아무도 알 수가 없다”며 “이젠 누구도 해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가는 시대이기 때문에 일단 신사업을 마음껏 하게 해주고 이 과정에서 필요하거나 놓친 부분이 있다면 그때 규제 여부를 검토하면 된다”고 했다.

그는 신산업 육성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금융 개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택담보대출로 매출을 올리는 시대에서 탈피해 새로운 기술을 잘 이해하고 이를 성장시킬 수 있는 역할을 금융회사들이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내 은행 등에 그동안 나오지 않은 새로운 기술(예를 들어 테슬라) 관련 사업 아이디어를 갖고 가면 대출받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미래 기술을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한국 금융이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대통령에게 “한국 사회가 혁신으로 부글부글 끓어오를 수 있도록 정부가 해줬으면 하는 일을 주로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