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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5분 만에 도망 가…인재 잡으려면 회사가 먼저 솔직해져야”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9.05.13

서정훈 크로키닷컴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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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 창업 전선에 뛰어든 국내 스타트업 대표들은 가끔 술잔을 기울이며 동병상련의 심정을 나눈다. 생존을 위해 하루하루 고군분투하는 그들이 ‘전우애’를 나누며 위로받는 시간이다. 2012년 직장을 떠나 사업가로 나선 서정훈 크로키닷컴 대표도 그렇다. 그의 술자리 토크에 자주 등장하는 ‘안주거리’는 무엇일까.


“좋은 인재를 뽑고 그들과 오래 함께 일할 수 있는 것이 스타트업 사업가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죠.”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의 크로키닷컴 사무실(공유오피스)에서 만난 서정훈 대표는 함께 회사를 키울 수 있는 사람에 대한 갈증이 컸다. 

그는 2015년 6월 동대문에 기반을 둔 여성 쇼핑몰 모음 앱(애플리케이션) ‘지그재그’를 출시했다. ‘스타일난다’ ‘임블리’ 등 인기 쇼핑몰 3500여 개가 입점해 △인기 △연령 △스타일 등의 카테고리별로 상품을 쉽게 검색해 구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허름한 오피스텔에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한번은 채용 면접 중에 면접자가 5분 만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어요.”

이제는 회사 브랜드가 잘 알려지고 탄탄한 기반을 갖췄지만 서 대표는 여전히 인재에 목마르다. 쓸만한 인재다 싶으면 다른 회사로 쉽게 자리를 옮기는 일도 적지 않다. 서 대표는 인재를 잡으려면 ‘회사가 먼저 솔직해져야한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 채용하고자 하는 인재상을 명확히 정하고, 회사의 가치관과 해당 업무에 대한 설명을 블로그 등을 통해 지원자에게 상세히 제공하라”는 것이다.

서 대표는 “회사가 추구하는 가치관에 공감해 이른바 스펙 좋은 지원자가 지원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며 “면접자가 자유롭게 회사에 대해 묻고 궁금증을 풀 수 있게 해서 막상 들어와서 ‘속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타트업 초기에는 대기업보다 보상 체계가 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그런 부족한 부분을 직원과 더 많이 소통하며 회사가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구체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서 대표는 정보통신(IT)회사에 다니다 그 자회사 수장까지 맡았던 잘 나가던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지그재그를 내놓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소비자의 니즈를 무시한 채 내가 잘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은 게 문제였다. 거듭된 실패로 돈도 사람도 떨어져나가던 그 때 동대문 시장이 눈에 들어왔다. ‘1인 쇼핑몰’이 우후죽순 등장하지만 이들을 하나로 묶어줄 플랫폼이 없다는 데 무릎을 쳤다.

서 대표는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소셜네트워크(SNS) 인플루언서가 의류 유통의 새 플레이어로 떠올랐고 손재주 있는 디자이너까지 의류 쇼핑몰 창업에 뛰어들었다”면서 “이 많은 쇼핑몰들을 위한 플랫폼은 승산이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트렌드에 민감하고 입소문이 빠른 10·20대 여성 고객을 공략했고 전략은 통했다.

창업 3년만인 지난해 매출 200억 원을 돌파했고 앱 누적 다운로드 수가 1600만 명을 넘어섰다. 서 대표는 현재 일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자신을 ‘IT쟁이’라 칭하는 그는 해외 시장 개척이 “어쩌면, IT쟁이로서의 사명일지 모른다”라고 했다. 서 대표는 “사계절이 있어 다양한 의류를 빠르게 생산하고 유통할 수 있는 동대문 시장의 에너지가 IT 신기술을 통해 해외로 뻗어나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 인터뷰 전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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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하다가 창업했다. 창업하고 나니 생각과는 달랐던 점?

“창업 이전 제가 다니던 IT기업이 자회사를 만들었는데 운 좋게 대표가 됐다. 예비 창업 경험을 한 것이다. 사무실도 구하고 사람도 뽑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원래부터 사업가를 꿈꾼 게 아니었지만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막상 (창업을)해보니 굉장히 사소한 것들이 골치 아팠다. 사무실 임대하는 방법부터 사람을 뽑는 것까지. 창업 초기 오피스텔에서 면접 인터뷰를 할 때 사람들이 왔다가 5분 만에 나가서 도망가곤 했다. 그것부터 시작해 연봉협상은 어떻게 하고 직원에게 식사는 어떻게 제공해야할지, 이전에는 고민하지 않았던 사소한 것 하나하나를 채워 나가야하는 게 제일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업무 시간에 내 일을 못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늦은 밤이나 새벽에 밀린 업무를 처리할 때가 많았다.”

-창업초기에는 다른 아이템을 내놓았다고?

“운동을 워낙 좋아해서 첫 번째는 운동 관련 아이템을 내놨다. 조기 축구회나 그룹으로 농구를 한다든지 모여서 운동을 할 때 필요한 앱이었다. 운동할 장소를 어떻게 구하고 또 누가 언제까지 집결 장소에 도착하는지 등을 공유하는 서비스다. 한국뿐만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통할 것이라 봤다. 그래서 포부에 차서는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그 앱을 출시했다. (돌이켜보면)내가 잘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두고 그렇게 한 것이다. 당시만 해도 내가 겪고 있는 문제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아이템으로 창업해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그 외에도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앱을 내놨었다.”

-그 아이템들은 실패했다고 하는데.

“호응이 크진 않았다. (소비자를 보지 않은 것도 그렇지만)국내 시장부터 견고하게 잡고 해외 시장을 넘봤어야 하는데 경험이 부족했다. 글로벌 시장은 확실히 국내와는 다른 문화 속에서 다른 소비행태를 보인다.”

-처음 창업하고 많은 분 떠났다고 들었다.

“처음 지금 최고기술책임자(CTO)와 둘이 창업했는데 사실 시작 전에 우리가 창업하면 함께하기로 한 사람이 더 있었다. 그런데 막상 창업을 하고 작은 오피스텔을 준비했지만, 햇빛도 들어오지 않은 그 작은 오피스텔에 들어와 보더니 다들 핑계를 대며 떠나더라. 결국 창업하고 나서 둘이서 반년이상 일했다. 이후 사람을 뽑았을 때도 지그재그 서비스를 내놓기 전까지 성과가 없자 많이 떠났다.”

-지그재그는 어떻게 탄생했나.

“2015년 초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겠지만 그때만 해도 휴대전화로 물건 구매하는 것이 대세는 아니었다. 모바일로 결제하는 것이 불편했다. PC에 기반한 오픈 마켓 결제 비중이 조금씩 모바일로 넘어가던 시기였다. 당시에 등장하던 모바일 플랫폼들도 대부분 ‘작아진 화면(모바일)’ 안에 “상품을 어떻게하면 잘 구겨 넣을 것인가”하는 문제에만 골몰해 나온 것들이었다. 지그재그는 그런 부분에 착안해 유저가 모바일 환경에서 쇼핑을 더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모바일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경험(UX)을 극대화 하는 것에서부터 지그재그는 시작됐다.”

-지그재그는 현재 어떤 단계인가.

“현재는 소비자가 물건을 쉽게 찾고 쇼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근데 통합 결제 시스템과 배송 과정을 자체적으로 구축하진 않았다. 지그재그는 소위 메타서비스라 불린다. 개인화 솔루션을 적용해 유저가 원하는 상품을 찾게 해 주지만 그 이후 단계를 어떻게 고도화할지가 고민이다. 더 편하게 결제하고 빨리 배달 받을 수 있게 할지, 방법을 찾고 있다.”

-플랫폼 수익화도 이 시점에서 고민해야 하지 않나.

“결국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수익을 올리는 것이 필요하다. 저는 우선 유저가 지그재그를 편하게 이용하고 만족도가 높으면 여러 가지 방면에서 수익화 할 수 있는 방법이 생길 것이라 본다. 우리는 중계 플랫폼이다. 판매자와 유저 사이에서 좀 더 나은 소비가 이뤄질 수 있도록 문제를 해결하다보면 수익화 방안이 자연스럽게 나올 것이라 보고 이런 부분을 세심히 살피고 있다.”

-창업할 당시와 비교해 현 스타트업 생태계는 어떻게 바뀌었나.

“처음 창업했을 2012년만 해도 투자자 대부분이 창업 경험이 있는 분보다는 금융권이나 컨설팅 출신들이었다. 그들도 훌륭하지만 창업 경험을 가진 창업가 출신이 드물어 아쉬운 점이 있었다. 그에 반해 요즘은 창업가 출신 투자자도 많이 등장해 스타트업을 기존 재무적인 관점이 아닌 상품의 가능성 등의 측면에서 분석해 주는 분도 많아진 것 같다.”

-스타트업 대표들과 자주 만나나.

“제가 창업한 2012년 즈음 함께 창업 전선에 뛰어든 대표들과 술 한잔하며 지낸다. 사업 초기 서로 고민을 많이 나눴던 분들이다. 요새는 인적자원(HR) 관리와 관련해 회사 문화나 보상 체계 등을 어떻게 만들어 좋은 사람과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함께 고민을 토로한다. 구성원을 어떻게 만족시키나 등 사람 얘기를 가장 많이 나눈다.”

-지그재그의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글로벌 진출에 성공하는 회사가 드물다. 국내에서도 사업을 잘하기는 어렵다.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마케팅이나 인력 채용, 투자 방식 등 여러 요소가 합쳐져야 하는데 이게 사업 무대를 해외로 옮기면 국내에서 쌓아났던 노하우가 다 사라지진다. 우리도 일본 시장 진출을 고민하고 있는데 쉽진 않을 것이다. 좋은 현지 인력을 뽑기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글로벌 기업도 아니고, 그들은 우리를 모르니 작은 회사가 가서 함께 일하자고 했을 때 설득력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그래도 계속 노력을 해야한다. 그 시장을 이해하기위해 일본이면 일본인, 중국이면 중국인을 채용해 그 나라, 시장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그 과정에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 생각한다.”

-위험이 큰데도 글로벌 진출을 준비하는 이유는? 

“지그재그의 기반은 우리나라 동대문 시장이다. 속도와 다양성이 생명인 디지털 시대에 매력적인 시장이다. 동대문 시장은 과거부터 손재주 좋은 분이 사계절 변화에 맞춰 많은 옷을 트렌드에 맞게 만들고 팔아왔다. 그 에너지가 국내에만 머누는 것이 안타깝다. 해외로 나갈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저희같은 IT쟁이들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해야 되는 일이라 생각하고 오랫동안 꿈꿔왔다.”

-요즘 패션업계 트렌드를 꼽는다면?

“마이크로한(작은) 회사가 많이 등장할 수 있는 시대인 것 같다. 사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이 나오면서 누구나 디자이너가 되고 사업을 할 수 있는 시장이 열린 것 같다. 무엇보다 SNS를 통한 마케팅 비용이 떨어지면서 동대문 시장을 중심으로 유저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찾아낼 수 있는 능력만 있으면 개인이 쇼핑몰을 쉽게 차릴 수 있는 춘추전국시대와 같은 시대이다. 재능 있는 개인이 만들어서 올린 옷이 잘 팔리는 경우도 많고 또 그런 쇼핑몰을 한 데 모아놓은 지그재그와 같은 플랫폼도 생겨난다.”

-동대문 시장의 에너지를 풀어쓴다면.

“다양성과 속도가 핵심이다.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라이프 스타일 공유하는 인플루언서가 생겨나고 그들을 동경하고 옷이나 식당 등의 생활 문화를 따라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의류에서는 SNS를 통해 ‘그 옷 어디서 샀나요’라고 팔로워가 물으면 ‘다음주 옷 사러가는 데 사서 보내겠다’라고 인플루언서가 답하는 방식으로 소통이 이뤄지다가 쇼핑몰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그 중심에는 동대문 시장이 있다. 그런 식으로 다양한 쇼핑몰이 등장하고 각 섹터별로 트렌드가 빨리 변한다. 지그재그도 다양한 색체를 지니고 빨리 변하는 이러한 쇼핑몰을 한 데 모으면 시너지를 낼 수 있겠다는 고민에서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