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도 취업도 일본이 쉽죠”…日 대학으로 달려가는 한국 학생들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7.07.11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4개월여 앞둔 여름. 쫓아오는 시간에 바짝 긴장한 학생들이 바삐 책장을 넘길 시기다. 그러나 고등학교 3학년인 조모양의 손에는 수능 문제집이 아닌 일본어능력시험(JLPT) 문제집이 들려 있다. 조양은 올해 초부터 한국대학이 아닌 일본대학 진학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조양은 “원래 일본유학은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작년까지만 해도 남들처럼 수능을 준비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성적이 썩 좋지 않은 편이었고, 한국 대학 진학이 어려울 것 같아 일본에 가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일본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더 성장할 수 있으리란 점도 조양의 기대를 부풀게 했다.
올해 스무살인 안모양은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진 어학특기자 전형으로 한국대학 진학을 고민중이었다. 그러나 어학특기자로 일어일문학과에 들어가도 히라가나 기초부터 배워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바꿨다. 좀 더 능력을 살릴 수 있는 길이 있다면 비효율적인 한국 입시를 준비할 까닭이 없다는 생각에서다.
취업이 잘 된다는 소문도 안양의 마음을 흔들었다. 안양은 “솔직히 한국에서는 서울대를 나와도 취업하기가 힘들다고 하는데, 외국인 유학생들은 일본에서 외자계 회사에 취업하기도 더 쉽고 그만큼 메리트가 있다”면서 “졸업 이후에도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은 없다. 일본에서 취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입시도 취업도 쉽다”…일본으로 달려가는 청춘들
◇늙어가는 日 ‘인재 유치’ 안간힘…다양한 장학금으로 학생 유혹
학비부담이 적다는 점도 매력적인 이유다. 일본에서는 저출산·고령화로 대학생 및 지식인층이 급격하게 얇아지면서 정부 차원에서 외국인 인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들을 일본으로 유입시켜, 인구절감으로 발생한 공백을 메우겠다는 발상이다. 유학생 대상 장학금을 다양하게 마련하고 있고, 기숙사도 지원한다.
일본 정부 차원에서 조성된 장학금만 영리더스프로그램(YLP), 연구유학생, 교원연수유학생, 학부·고등전문학교·전수학교유학생 장학금 등이 존재한다. 학교 자체에서 외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수업료를 감면·면제해주는 경우도 있고, 지방자치단체나 사단·재단법인 등 민간단체에서 조성된 장학금도 외국인 유학생에게 문호가 열려 있다.
이뿐 아니다. 일본유학시험(EJU)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경우 일본 독립행정법인 ‘일본학생지원기구’(JASSO)에서 유학생 수용 촉진 프로그램(문부과학성이 자비 외국인유학생에 대한 학습장려비 지급프로그램)에 따라 월 4만8000엔(약 48만7000원)의 ‘학습장려비’를 6개월~1년간 지원한다.
실제 A학원에서는 일본대학에 진학한 학생 10명 중 6~7명 정도는 장학금을 지원받았다. 이 원장은 “국가 차원에서 외국인 장학금을 장려하기 때문에, 기본 등록금을 감면해주는 곳이 많다”며 “학교만 성실하게 다니고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 30~100%까지 학비를 감면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JASSO에서는 외국인의 유학생활을 돕기 위해 민간기숙사나 홈스테이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JASSO 유학생 숙소 지원 사업을 통해 기숙사를 지원받은 경우는 총 2262건, 홈스테이를 지원받은 경우는 258건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