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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암환자 뷰티관리사… 세상에 없던 직업 청년들이 만들었죠”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7.09.13

 

산업인력公 ‘청년취업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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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의 기술력이 우리 회사의 생산성과도 직결됩니다.”

대우조선해양 기술교육센터 이홍열 부장(48)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대기업과 사업주단체가 다수의 중소기업과 컨소시엄 협약을 체결하고 기술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직무능력을 대기업과 사업주단체가 높여주는 일종의 ‘상생 모델’인 셈이다.

교육에 필요한 시설과 장비 설치비용은 연간 15억 원 한도 내에서 최대 6년까지 산업인력공단이 지원한다. 인건비와 운영비는 6년간 4억 원 한도로, 교재개발비 등은 6년간 1억 원까지 지급된다. 공단 관계자는 “대기업의 기술 노하우가 중소기업에 전달돼 동반 성장이 가능한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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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은 2001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시작해 수료생 1만4000명을 배출했다. 특히 협력사 재직 근로자 교육 수료생은 무려 5만7500명에 이른다. 현재 97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6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강의동과 실습장, 600명 동시 숙식이 가능한 기숙사 등 기반시설도 충분히 갖췄다. 교육을 받는 데 불편함이 전혀 없는 수준이다.

이 부장은 교육훈련 인프라 구축, 체계 정비, 협력사 교육 수요 파악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협약을 맺을 기업을 발굴하는 것은 물론이고 교육생 모집 홍보, 예산 관리도 이 부장의 몫이다. 그는 “협력사들의 경우 3D 업종이라는 인식과 지리적 불리함 때문에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가 어렵다”며 “우수 인재를 협력사에 공급하면서 개개인의 성장과 발전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인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은 국가인적자원개발 컨소시엄 외에도 기업 및 사업주단체가 청년들에게 직무능력과 기술력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다수 운영하고 있다.

‘청년취업 아카데미’도 그중 하나다. 기업과 사업주단체가 대학과 협약을 맺고 산업현장에서 요구되는 교육과정을 제공해 현장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청년들은 취업난에 허덕이지만 중소기업은 구인난에 시달리는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로 볼 수 있다.

일단 기업과 사업주단체가 취업지원 네트워크를 만들어 운영기관을 선정한다. 운영기관은 조건에 맞는 인재를 선발한다. 이들이 교육을 이수하면 중소기업 취업을 알선한다. 현장 전문가 중심으로 강사진이 구성돼 있는 게 특징이며 대학의 학점 인정도 가능하다.

부산 동주대 메이크업학과에 재학 중인 유지영 씨(24)는 원래 특성화고를 졸업하고 중공업 회사에서 기계설계사로 일했다. 하지만 너무 이른 나이에 취업한 데 따른 부담이 컸다. 더 늦기 전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야겠다 싶어 지난해 3월 동주대에 입학했다.

대학에 왔지만 어떻게 취업을 할지는 고민스러웠다. 이에 유 씨는 친구들과 팀을 만들어 청년취업 아카데미 프로그램 중 하나인 ‘창직 어워드’에 참여했다. ‘창직’이란 기존에 없던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취업도 하고, 사회적으로 새로운 일자리도 창출한다는 뜻의 신조어다.

유 씨 팀은 창직 어워드에서 ‘암 환자 뷰티관리사’라는 아이디어를 내 대상을 수상했다. 항암치료를 받느라 외모에 자존감이 떨어진 암 환자들의 미용을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직업’을 아이디어로 낸 것이다. 팀원들과 아이디어 회의를 하다가 우연히 팀원의 어머니가 암 투병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암 환자들도 미용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산업인력공단은 한국화장품상담전문가협회와 전문가들을 유 씨 팀에 소개해 체계적인 창직이 가능하도록 지원했다. 협회는 실제 유 씨 팀과 함께 암 환우 뷰티관리사에 대한 자격시험 신설을 추진 중이다. 이들의 아이디어가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실제 자격증이 있는 ‘직업’이 되고 있는 셈이다. 유 씨는 “청년취업 아카데미를 통해 하고 싶은 일을 직접 해볼 수 있었고 소중한 기회도 많이 찾아왔다”며 “아이디어는 있는데 실현 방법이 고민된다면 청년취업 아카데미에 참여해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