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

“문화데이터 덕에 외국인 전자지도 탄생”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6.12.21

정부 제공 자료 ‘창업도우미’ 역할 
 

81961159.1.jpg


 

다국어 공간정보 플랫폼 업체인 에스앤비소프트 직원들이 스마트폰으로 자신들이 만든 애플리케이션(앱) ‘dropin’을 보여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에스앤비소프트 제공

 

 

“문화 분야 공공데이터(이하 문화데이터) 덕분에 국내 유일의 외국인들을 위한 전자지도 서비스가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다국어 공간정보 플랫폼 업체인 에스앤비소프트 배상민 대표는 사업 성공의 키워드를 ‘문화데이터’로 꼽았다. 배 대표는 “지역과 시설 이름을 실제 외국에서 통용되는 표현으로 바꾸는 건 매우 복잡한 과정”이라며 “관광공사 등에서 이미 만들어 놓은 자료를 활용한 덕분에 데이터베이스(DB) 구축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81961166.1.jpg


 

 정부가 민간에 제공하는 문화데이터가 ‘창업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일 한국문화정보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기관을 대상으로 수집·개방한 문화데이터는 약 6900만 건이다. 사업 초기에는 문체부 소속 30개 기관만을 대상으로 했지만 현재 다른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등 136개 기관과 연계하고 있다.

 대표적인 문화데이터 활용 기업인 에스앤비소프트는 2012년 회사 설립 당시 뛰어난 지도 제작 기술에도 대기업 주도 시장 구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외국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다국어 전자지도를 착안해냈다. 하지만 지도에 들어갈 모든 명칭을 다른 언어로 변환하는 건 신생 기업 혼자서 해내기에 벅찬 작업이었다.

 서비스 개발의 물꼬를 튼 건 문화데이터였다. 배 대표는 “각 기관으로부터 8만여 건의 외국어 명칭 데이터를 제공받은 뒤 자체적으로 조합해 25만 건의 DB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에스앤비소프트는 2014년 말 중국어 버전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하반기(7∼12월)부터는 영어와 일본어 버전도 추가했다. 현재 20여 개 업체에서 에스앤비소프트 다국어 지도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이용하고 있다. 매출액도 1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에는 애플리케이션(앱) ‘dropin’도 내놨다. 한국에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 앱을 내려받으면 여행 책자 없이도 국내 지도를 중국어, 영어, 일본어로 이용할 수 있다. 지도 검색 기능뿐 아니라 현재 위치에서 원하는 장소까지 가기 위한 교통수단, 소요 시간까지 알아볼 수 있다. 

 에스앤비소프트처럼 문화데이터를 창업이나 사업 확장에 활용하는 기업은 총 221개에 이른다. 활용 분야도 공연 행사, 관광, 디자인, 문화재 등으로 다양하다. 문화정보원 관계자는 “올해 3월 문화정보를 한곳에 모은 ‘문화데이터광장’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예비 창업자들이 데이터에 더 쉽고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