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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 진로교육이 미래다]<7>교과부장관상 받은 인천 양지초 5학년 3반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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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인천 서구 양지초등학교 5학년 3반 교실의 아침 자습시간. 김현진 교사(37·여)가 짤막한 동영상을 틀었다. 어린 시절 학대받은 경험과 흑인이라는 한계를 이겨내고 미국 최고의 여성 방송인으로 자리매김한 오프라 윈프리의 삶이 음악과 함께 흘러나왔다.

김 교사는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는 능력과 평생에 걸친 독서가 성공의 중요한 밑거름이었다고 설명했다. 강미령 양(11)은 자신의 ‘다 이룸 노트’에 “어떤 일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독서를 게을리 하지 않겠다”고 썼다.

이날 수업은 김 교사가 학생 27명과 함께하고 있는 ‘꿈의 신’ 프로그램의 일부다. 아직 꿈을 찾지 못한 아이들이 목표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1년 과정의 프로그램은 멘토 본받기와 직업에 대한 공부로 구성돼 있다.

3월부터 매달 4명씩의 ‘멘토’를 선정했다. 오프라 윈프리를 비롯해 박지성, 스티브 잡스, 링컨, 반기문 등이 대상이 됐다. 직접 만날 수는 없지만 학생들은 이들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마음에 드는 사람을 자신의 멘토로 정했다.

책과 인터넷을 통해 멘토에 대해 조사한 내용을 ‘멘토 꿈 통장’에 정리하고 미니북과 홍보물을 만들어 친구들에게도 나눠줬다.

“어차피 따분한 책 읽기”라며 시큰둥해하던 학생들이 책을 읽은 친구들에게서 멘토들의 멋진 모습을 전해 들으며 태도를 바꿨다. 4월에는 박지성에 관한 책 읽기가 유행했다.

과학자가 꿈인 이성건 군(11)의 멘토는 에디슨이다. 수없이 실패하면서도 마침내 전구를 발명한 끈기를 본받고 싶어서다. 이 군은 “5학년이 될 때는 막연히 ‘과학자가 돼야지’라고 생각했는데 다양한 멘토를 보면서 인공장기를 만들어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직업교육은 수업시간에 체험식으로 진행된다. 학생들 스스로 커리어넷(www.career.go.kr)에 가입해 직업을 알아보도록 하고 국어시간에는 모둠별로 △직업 스피드 퀴즈 △직업 스무고개 등을 진행했다. 미술시간에는 조사한 직업의 특징과 전망을 담은 직업신문을 만들었다.

특별활동 시간엔 직업체험을 했다. 각자 부모님의 직장을 방문하고 시청 구청 국가보훈처 소방서 등의 관공서를 찾아 어떤 일을 하는지 직접 들었다. 아나운서 간호사 태권도사범 등의 직업은 영상편지를 통해 공부했다. 현장을 다녀온 학생들은 “금융인이 되려면 지금부터 책도 많이 읽고 돈도 아껴 써야겠다”며 즐거워했다.

김 교사는 “아이들에게 역경을 극복하는 멘토를 통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다”며 “구체적인 꿈은 커가면서 바뀔 수도 있겠지만 아이들이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노력하겠다는 태도를 가지게 된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득”이라고 말했다.

양지초교의 사례는 동아일보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주관하고 교육과학기술부가 후원한 ‘2012 진로교육 우수사례 공모전’ 수상작으로 선정돼 교과부 장관상을 받았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