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드림센터

“나 자신을 위로할 줄 알아야 우울증 극복” -김수연 기자

작성자 : 청년드림센터 / 날짜 : 2019.11.07

“친구가 ‘나 너무 힘들어’라고 고백할 때 뺨을 때리며 ‘정신 차려’라고 하는 사람 있나요?”

연단에 선 강사가 이렇게 묻자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졌다. 누가 그렇게 매몰차겠냐는 반응이었다. 그러나 이어진 또 다른 질문에 객석은 조용해졌다. “남의 아픔은 잘 듣고 위로해주면서 왜 자신에겐 그러지 못할까요?”

지난달 31일 저녁 서울 서대문구 문화공간 ‘신촌파랑고래’에서 열린 북콘서트 현장.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청년의 아픔을 들어보자는 취지로 올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었다. 이번 행사는 대학가가 발달한 서대문구(구청장 문석진)와 공동 주최로 진행됐다.


강연자 이서현 씨는 심리학 전공자로 필명 ‘서늘한 여름밤’으로 대중에게 알려진 작가다. 좌절과 불안으로 고민하는 청년을 위한 책 ‘나에게 다정한 하루’와 ‘어차피 내 마음입니다’로 인기를 끌었다. 

 

 

이 씨는 자신의 정신질환 경험을 나누며 콘서트의 문을 열었다. 그는 “20대 시절 우울증세가 나타나면 손톱도 못 깎을 정도로 무기력했다”며 “회복되는 듯했다가 반복되는 상황이 괴로웠다”고 털어놨다. 또 “이렇게 힘든데 어른들은 ‘지금이 제일 좋을 때다’라고 말하더라”고 덧붙였다. 객석에서 고개를 끄덕끄덕했다. 

 

최악의 실업난, 양극화 속에 청년들은 다양한 고민을 하고 있다. 대학마다 심리상담센터가 있지만 ‘이상한 사람으로 보지 않을까’라는 걱정으로 방문조차 꺼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씨는 “마음이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선 지루하지만 반복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꾸준히 상담을 받는 게 그중 하나”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사실 10대 후반에서 20대 후반은 정신질환에 가장 취약한 시기”라고도 했다.
 


청중 60여 명은 1시간 반가량 진행된 북콘서트를 경청했고, 조용히 눈물을 훔치며 포스트잇에 질문을 써서 이 씨에게 건네는 이도 있었다. 대학생 김모 씨(23)는 “청년으로서 지금 겪고 있는 심리적 문제를 교정하려고 애쓰기 전에,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친구와 강연장을 찾았다는 또 다른 청년은 “평소 좋아하던 작가를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고 위로받을 기회가 주어진 것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청년기에 겪는 심리적 증세를 안경에 비유했다.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상태가 편하다고 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안경이 불편할 순 있어도 그것 때문에 인생이 크게 달라지진 않습니다. 심리적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강연을 마치고 이어진 토크쇼에서 이 씨는 “작가님은 어떤 말이 가장 힘이 되었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 괜찮다’는 말이 가장 위로가 됐다”고 답했다.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