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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박천수]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라… 일자리는 따라온다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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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이 학교에서나 집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공부 열심히 해라’다. 우리 청년들도 이 말을 지겹도록 많이 들으면서 자랐을 것이다. 주변에는 심지어 자식이 공부를 열심히 하면 자신의 일이 잘 풀리고, 열심히 안 하면 안 풀린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왜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할까? 두말할 것도 없이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입학하라는 것이다. 좋은 대학을 졸업하면 ‘모든 일’이 잘될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사회에 만연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생계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직업을 얻는 일이다.

그러므로 부모나 선생님들이 공부 열심히 하라고 말하는 진짜 의미는 좋은 직업을 얻어 사회,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준비하라는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좋은 직업의 가장 중요한 요건이 ‘자신에게 맞는 직업’이라는 사실이다. 흔히 알고 있듯 공부 좀 한다는 사람들이 선택하는 변호사, 의사 같은 직업이 결코 모두에게 좋은 직업은 아니고, 그 직업 종사자가 모두 성공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인 추세를 보면 직업 간 임금 격차는 주는 대신 직업 내 임금 격차는 확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변호사와 의사의 임금 차이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변호사들 사이의 임금 차이는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입직(入職)’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입직 이후의 본격적인 경쟁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걸 시사한다. 특히 고령화 추세로 현역으로 일해야 하는 기간이 길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직무 경쟁력의 중요성이 커진다.

자신이 종사하는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비교적 간단한 답이 나와 있다. 자신에게 맞는 분야에서 일하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적성(능력)과 흥미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중요하다. 흔히 자신에 대하여 잘 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보통 학생들이 잘할 것이라고 막연하게 믿는 분야는 부모에게 ‘세뇌’된 것이거나 방송 등을 통하여 얻는 피상적인 호기심에 근거한 것으로,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해당 분야를 경험하기 전에는 그 일에 대한 자신의 적응도를 파악하기 어렵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산업 현장의 일은 상상과 매우 다르며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므로 청년들은 직업을 갖기 전에 자신의 적성(능력)과 흥미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활 중 직장체험에 참가하고 있는 대학생이 평균 20%를 하회하고 있다. 매년 2개월의 현장 인턴을 의무화하고 있는 독일 등과 크게 대비된다.

필자는 우리 청년들에게 학교에 다니면서 취업하고 싶은 분야의 직업을 경험해 보길 강력하게 권한다. 한 분야가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 분야에서 현장 경험을 갖는다면, 자신이 정말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얻는 여러 정보와 네트워크는 취업의 디딤돌이 될 뿐 아니라 평생 활용할 수 있는 별도의 부가 수입이 된다.

박천수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청년드림센터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