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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KDB산업은행… 고졸 정규직으로 뽑아 실무중심 사내대학 운영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2.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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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졸 청년 일자리 창출이 우리 사회의 화두로 자리 잡으면서 공기업과 재계, 금융기관들이 해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저성장기에 접어든 경제 상황에 장기화하고 있는 국내외 경기 침체 등으로 뾰족한 방안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고졸 청년 일자리 창출은 대학 진학률 80%라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학력 인플레이션을 해소하기 위해 반드시 처리해야 할 선결 과제다. 최근 고졸 채용에 적극 나섰던 금융기업과 공기업, 건설업체들의 사례를 2회에 걸쳐 짚어 보면서 이에 대한 해법을 모색해 본다. 》
KDB산업은행은 지난해부터 고졸 채용을 본격화하고, 사내 대학을 설립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불필요한 고학력화에 따른 사회적 낭비를 막겠다는 취지다. 특히 은행권의 경우 창구텔러의 83%가 고졸인 미국과는 달리 한국은 66%가 대졸 출신인 현실도 반영됐다. 산은의 고졸 채용은 취업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일자리 제공에 방점을 두고 있다.

산은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중단된 고졸 채용을 지난해 재개하면서 90명(정규직)을 상업계 특성화고 출신으로 채웠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어난 120명을 정규직으로 뽑았다. 우수 인재를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특성화고 3학년생을 대상으로 올 6월 채용절차를 마무리했다.

다른 시중은행들이 1년 또는 2년 계약직으로 고졸 채용을 진행한 것과 달리 산은은 정년이 보장되는 정규직으로 이들을 채용하고 있다. 또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입행 후 대학 진학 시 등록금 전액을 은행이 부담하는 것도 특징이다. 남자 고졸행원은 군 입대 시 기본급의 50%를 지급하는 한편 입영기간을 호봉으로 인정해 준다.

고졸 채용 과정에서 지역할당 개념을 적용해 수도권 이외 지역의 고교 출신들도 배려했다. 이에 따라 태백, 옥천, 합천과 같은 지방 소도시 학교 졸업자들도 행원으로 채용했다.

산은은 3개월간 고강도 교육 훈련을 하는 ‘고졸 신입행원 연수 프로그램’을 마련해 이들의 빠른 사내 적응을 돕고 있다. 기본소양 과정을 비롯해 금융경제 기초과정, 은행실무과정(실습), 산악훈련, 집단과제 수행 등 다양한 분야가 망라돼 있다. 이와 함께 금융실무를 익히기 위한 맞춤형 사이버교육도 마련했다. 근무실적이 우수한 선배 직원들을 멘토로 지정하는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사내교육을 마친 고졸행원들은 채용권역의 영업점에서 개인금융 또는 외환 텔러로 전원 근무한다. 여신 등 은행 기본업무에 대한 시험을 통과하면 대졸 신입행원과 동일한 직무 경로를 밟을 수도 있다.

산은이 최근 개교허가를 받은 ‘KDB금융대학교’는 고졸 사원의 전문성 강화를 위한 사내 대학이다. 산은 관계자는 “고졸 채용 파이오니어로서 취업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 것”이라고 소개했다.

학사과정으로 금융학과만 개설되며 입학정원은 120명으로 잡았다. 전문성을 갖춘 사내 전문가들로 교수진을 구성할 예정이다. 등록금 등 교육경비는 전액 산은이 부담하며 지방 근무자를 위한 통학 여비도 지원한다. 교육시설로는 산은 여의도 본점과 연수원 등이 활용될 예정이다.

KDB금융대는 일반 대학과 차별화된 이론 및 실무교육을 준비했다. 개발금융과 투자금융, 기업금융, 국제금융, 기업 구조조정 분야에서 산은이 지금껏 축적한 노하우가 총동원된다.

산은은 금융대의 교육대상을 당분간은 고졸 직원으로 제한하되, 앞으로는 금융업계 종사자 전반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석사학위 과정을 만들고 글로벌 학위과정도 추가할 계획이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고졸 취업은 경제활동 개시연령을 낮춰 우리 경제의 성장성을 높일 수 있다”며 “KDB금융대를 기존 명문대를 넘어서 취업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롤 모델’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