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을 방(放), 배울 학(學)

방학은 학업을 놓고 잠시 쉬는 시간이라는 뜻이다. 상반기 공채시즌이 막을 내리고 본격적인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하지만 방학의 원래 취지와는 무관하게도 많은 취업 준비생들은 방학에도 취업 준비에 여념이 없다. 

취업준비생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교내 취업지원센터를 방문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취업지원센터를 방문하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대학청년고용센터의 컨설턴트이다. 김진경 대학청년고용센터 컨설턴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취업 시장에서 학생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호흡하고, 그들의 고민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대학청년고용센터 컨설턴트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 대학청년고용센터 컨설턴트로써 현재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 현재는 취업포털 커리어 소속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고, 최근까지 동국대학교 대학청년고용센터 컨설턴트로 일했습니다. 대학청년고용센터란 각 대학의 취업지원센터와는 별개로 전국 52개 대학교 내에 위치하고 있어요.

2. 어떤 과정을 거쳐서 이 일을 하게 되셨나요?

- 저는 처음부터 취업 관련 상담을 하려던 것은 아니었어요. 남들처럼 평범하게 대학시절을 보내다가 4학년 때부터 진로에 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지금처럼 취업 관련 프로그램이나 지원 정책이 활발하지 않았기 때문에, 혼자서 내가 좋아하는 것, 잘했던 것들을 생각해보게 되었죠. 사춘기 때 고민하고 혼자 방황하던 동생을 보면서 누나로써 무언가를 해줄 수 없는 게 안타까웠어요. 평소 남의 말을 잘 들어주고 효과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해주는 것을 좋아해서, 그때부터 상담을 통해 내가 남들을 도와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초, 중,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업관련 교육을 담당하는 커리어 코칭(Career coaching)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직업의 개념부터 올바른 직업관, 직업의 종류 및 소명의식에 대해 가르치면서 저 스스로도 ‘직업’이란 주제에 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원에서 ‘진로상담’ 쪽으로 방향을 잡게 되었습니다. 

또한 심리상담이 상담자의 과거에 방향성이 맞춰져 있다면, 진로 및 직업 관련 상담은 미래 쪽으로 방향성이 맞춰져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었어요. 실제로 대학청년고용센터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제가 하는 모든 활동이 예비 사회인에 해당하는 대학생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실제 취업과정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온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또한 자기소개서를 첨삭해주고 면접 코칭을 해주면서 누군가가 자신의 장점 및 재능을 찾아가는 과정에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3. 이 일을 하려면 어떤 활동들이 도움이 될까요?

- 저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요. 저 자신도 외국인 학교 기간제 교사, 국민은행 사회공헌 사업부 학교 폭력 관련 상담사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또한 대안학교에서 진로 수업을 하기도 했고 대학교에서 컨설팅 업무를 수행한 경험이 있어요. 무엇이든 시도해보고,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의 다양한 시선, 경험을 간접적으로 접한 것이 저 자신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4. 대학에 이 분야와 관련된 학과가 있나요?

- 관련 학과로는 심리학과가 있고, 대학원은 필수입니다. 사실 관련 학과를 전공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것이 더 좋아요. 저도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었으니까요. 학과에 상관없이 누구나 취득 가능한 ‘직업 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면 누구든지 이 분야에 입문할 수 있습니다.

5. 이 직업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 개인적으로는 저의 글쓰기 능력을 활용할 수 있어서 무척 보람을 느낍니다. 취업상담에서는 자기 소개서가 가장 기본입니다. 저는 학창시절부터 글쓰기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지금도 꾸준히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첨삭하는 과정에서 저의 능력을 활용할 수 있어서 보람을 느낍니다. 

직업적인 매력으로는 “다양성”을 접할 수 있다는 면에서 매력적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각자의 스토리가 있습니다. 저는 상담을 통해 그 속에서 저마다의 강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토대로 자신감을 회복하게 하는 역할을 합니다. 컨설팅 업무를 통해 결과적으로 취업에 성공하게 만드는 일련의 과정에 참여할 수 있다는 데 보람을 느낍니다. 

최근 한 여학생이 상담을 하러 왔는데 정말로 평범한 스펙을 가진 학생이었어요. 착실하게 학교만 다녀서 학점을 좋은 편이었지만, 공모전 경험은 없고 토익 성적도 평균 이하였습니다. 본인도 취업에 있어서 자신감이 많이 하락했고, 그래서 지원 자체를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자기소개서 첨삭과 면접 대비를 통해 계속해서 시도하고, 도전하게 했습니다. 마침내 그 학생은 추천채용으로 취업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사례를 통해 제가 하는 일이 사람들 내면에 갇혀 있는 잠재력을 끄집어 내서 각자 자신의 삶의 비전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라이프 코치’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데서 보람을 느꼈습니다. 

특히 여학생들이 객관적인 스펙은 남학생들보다 뛰어난 경우가 많지만, 자신감은 상대적으로 없는 경우가 많아요. 같은 여자로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고, 꾸준히 시도하고 도전하면 반드시 성공한다는 긍정적인 영향력을 주려고 노력합니다. 

6. 앞으로 이 직업의 전망은 어떻다고 생각하시나요?

- 취업지원 컨설턴트는 비단 대학생 뿐만 아니라, 전 연령층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망직업이 될 것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점진적으로 고령사회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정년퇴직을 하고도 10년에서 많게는 15년가량 더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서 전직•재취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습니다.

퇴직하기 전부터 전직을 준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야한다는 지적을 수용해서, 현재 고용노동부에서는 ‘이모작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모작 지원사업은 50대 이상 장년 근로자들이 퇴직 후 임시•일용직과 같은 질 낮은 일자리에 재취업하는 현실을 개선하고, 양질의 일자리로 빠르게 재취업 할 수 있도록 퇴직 이전부터 재취업 준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7. 이 직업을 선택하려는 후배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 어느 직업이든 마찬가지겠지만, 대학청년고용센터 컨설턴트는 사명감과 봉사정신이 필요한 직업입니다. 대학청년고용센터 컨설턴트는 고용노동부 산하에서 일하는 것이라서 사설 취업 컨설턴트보다 훨씬 더 공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따라서 정부 주도하의 공적인 사업에 내가 참여하고 있다는 사명감과 타인을 도와주려는 마음과 봉사정신이 필수적입니다. 

사명감이 없는 취업 컨설턴트, 부실한 모의면접 등은 간절한 마음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구직자들에게 피해를 끼치게 됩니다. 자신이 그 사람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에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을 항상 잊지 말고, 구직자의 취업 역량과 인식을 개선할 수 있는 컨설턴트로서의 전문성을 갖추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8. 자신만의 상담 노하우가 있다면?

- 컨설팅을 할 때 컨설턴트 선생님이 아닌 ‘동네언니’느낌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합니다. 편안한 분위기를 속에서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그 속에서 의미 있는 경험을 최대한 많이 이끌어 내야 성공적인 컨설팅이 이루어 질 수 있기 때문이죠. 

9. 대학교 취업지원센터 이용에 대한 팁?

- “petite et dabitur vobis quaerite et invenietis pulsate et aperietur vobis(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라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적극적인 태도로, 꾸준히 취업 지원센터를 방문하세요. 정부는 청년들의 취업고민을 해결하려고 대학청년고용센터를 통해 직접 대학생들을 찾아가고 있어요. 취업지원 컨설턴트가 학교로 학생들을 찾아왔듯이, 학생들도 지속적으로 학교 취업 지원센터를 방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추천 채용부터 취업에 관해 도움을 받고자 한다면 언제든지 대학청년고용센터의 문을 두드리세요!

10. 학생들이 알아두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면?  

- 고용노동부 산하의 ‘성공취업 패키지(취업 성공 패키지)’ 프로그램이 있어요. 이 프로그램의 좋은 점은, 자신의 구직계획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수립할 수 있고, 국비지원으로 자격증을 딸 수 있다는 것이며, 이에 일정의 수당도 지급된다는 점입니다. 실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재학생을 제외한 수료생이나 졸업 유예생만 참여 대상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