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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일자리 클리닉]코오롱 인사실 자기소개서 紙上첨삭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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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서를 다 읽고 난 다음에 지원자가 어떤 사람인지 머릿속에 그려진다면 수요자(인사 담당자)의 눈높이에 맞는 자기소개서다.”

코오롱 인사실 관계자가 말하는 좋은 자기소개서다.

코오롱 인사실의 도움을 받아 서울 소재 대학의 회계학과 4학년 A 씨의 자기소개서와 코오롱 대졸공채 서류 전형에 합격한 B 씨의 자기소개서를 통해 수요자(인사 담당자) 관점의 자기소개서 작성 요령을 소개한다.

○ 전하고 싶은 이미지 반복해야

코오롱 자기소개서의 첫 번째 항목은 ‘당신의 성장과정에 대해 기술하라’다. 분량 제한은 500자다. A 씨는 “2녀 중 막내로 태어나 부모님의 사랑과 귀여움을 받는 밝은 아이였다. 유치원 때는 지각해도 창피해하지 않고 웃는 얼굴로 혼자 들어가는 당돌함도 있었다”고 어린시절을 서술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는 소박한 장사를 했다. 대형마트에서 펜을 다량으로 싸게 구입해서 반 친구들에게 팔아 이익을 남겼는데 매점 한 달 간식비와 운동화를 살 수 있었다”고 썼다.

이에 대해 코오롱 인사실은 “한정된 분량 안에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선 모든 성장과정을 일대기식으로 나열하기보다는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에 집중해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반복적으로 언급하는 게 지원서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조언이다.

우수 사례인 B 씨는 같은 항목에 “부모님 사업이 자금난을 겪으며 대학 2학년 진학을 포기하고 휴학을 해야 했지만 위기를 학비 마련의 기회로 삼기 위한 도전으로 여겼다”며 “1년 3개월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520만 원을 마련했다. 복학을 했을 때 신입생이 된 듯 기뻤다. 그동안 펼칠 수 없었던 학업에 대한 열정은 4.5점 만점과 전액 장학금 획득으로 결실을 보았다”고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 질문 의도에 맞는 답을 하라


두 번째 기재 항목은 ‘코오롱에 지원하게 된 동기와 지원한 분야를 위해 어떤 노력과 준비를 했는지 기술하라’다. A 씨는 이 항목에 “갑자기 부모님께서 등산복을 하나씩 장만하면서 저도 자연스럽게 등산복에 관심을 갖게 됐다. 코오롱은 다른 등산복 브랜드들과 확연한 차이가 보였다”고 썼다.

이에 대해 코오롱 인사실은 “회사 지원 동기는 담당자가 가장 주의 깊게 보는 항목”이라며 “A 씨의 답변을 통해 코오롱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타 브랜드와 차별화된 등산복임은 알 수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어떤 노력과 준비를 해왔는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B 씨는 “6개월간 ○○화학 인턴을 하면서 화학산업이 고객의 전 생활영역에 관여돼 있고 고객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이어 “이 배움은 자연스럽게 화학산업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으로 이어졌다. 꾸준한 자료 수집을 통해 시장 흐름을 파악했고 연관 산업인 타이어, 자동차, 가전제품에 대한 지식을 넓혔다”고 서술했다.

○ 간단명료하게 써라

세 번째 항목은 ‘당신 성격의 장단점을 기술하라’다. A 씨는 “저는 활동적인 다양한 취미를 갖고 있다. 독학으로 우쿨렐레도 치고 옷도 리폼해서 소품으로 만들기도 했다. 남들이 해보거나 관심이 가는 것은 무조건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어서 새로운 일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자세와 추진력이 생겼다”고 썼다.

이에 대해 코오롱 인사실은 “많은 지원자의 지원서를 반복적으로 읽다 보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글에서 ‘잘 썼다’는 인상을 받는다”며 “읽고 나서 지원자의 성격에 대해 여러 가지 의문점이 든다면 결코 좋은 글이라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B 씨는 “인턴 생활을 하면서 한결같은 성실함으로 지각, 결석을 전혀 하지 않았다. 단점은 무슨 일을 하든지 지나치게 신중하다는 점이다. 실수 없이 최고의 결과를 얻으려는 성향 때문이다. 의사결정이 늦어져 좋은 기회를 놓치기도 했다”고 썼다.

○ 억지로 실패할 필요는 없다

자기소개서 마지막 항목은 ‘자신이 가장 크게 실패했던 경험과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하라’다. A 씨는 “재수 학원을 다니는 동안 힘든 고비를 잘 넘기지 못해 대학 입시에 실패했다”며 “좋은 대학의 문턱을 넘지 못해 아쉬웠지만 과거에 연연하지 말자고 다짐하며 열심히 대학생활을 했다. 학교 다니는 내내 장학금을 놓쳐본 적이 없다”고 썼다.

코오롱 인사실은 “평범한 가정에서 무난한 학창시절을 보낸 대부분의 지원자가 가장 고민을 많이 하는 항목”이라며 “회사가 궁금한 것은 지원자의 실패 경험 그 자체가 아니라 실패나 역경을 통해 느낀 점과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 개인의 가치관”이라고 말했다. 억지로 거창한 실패 경험을 꾸미려고 하지 말고 작은 실패라도 자신에게 의미가 있다면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