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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인기科가 아니라서… 그 생각부터 버려라”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4.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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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더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죠. 만약 경기 장소가 러시아가 아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겠지만 이게 세상이에요. 세상은 결코 공정하지 않아요. 불공정을 극복하고 이겨낸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어요.”

국내 대표적인 강소기업(규모는 작지만 탄탄한 기술력을 갖춘 기업) 주성엔지니어링의 황철주 대표(55)는 2일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주최한 ‘청년드림 도시락토크-CEO와 점심을’의 열한 번째 모임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기 광주시 오포로 주성엔지니어링 본사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청년 구직자 7명이 황 대표와 점심 식사를 함께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공고 출신인 황 대표는 숱한 편견을 극복하고 성공한 벤처기업인답게 냉엄한 현실을 일깨워주기 위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황 대표는 성공한 벤처 1세대로 꼽히는 인물.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공고에 진학한 뒤 회사를 다니다 뒤늦게 대학 공부를 마쳤다. 당시 반도체 회사를 다니던 그는 외국산 장비에 의존하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1995년 반도체 장비 전문기업인 주성엔지니어링을 차렸다. 이후 이 회사는 태양광 전지 장비, 발광다이오드(LED)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장비 제조 분야에도 진출했다. 현재 일부 영역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지닌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황 대표는 아직 사회생활 경험이 없는 참가자들에게 “치열한 취업 경쟁에서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려면 명문대가 아니라서, 취업이 잘 안 되는 학과라서 기회가 부족하다는 고정관념부터 버리라”고 조언했다. 그는 “대학에서 좋은 학점을 받는 건 이미 다 알고 있는 지식을 잘 배우는 것일 뿐”이라며 “세상은 다르다. 지식을 세상에 맞게 잘 활용하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황 대표는 과거 첫 직장에 입사하기 위해 그 회사의 대표에게 편지를 보냈던 경험을 들려줬다. 평소 가고 싶던 기업의 공채시험을 불가피한 사정으로 보지 못한 그는 회사 대표에게 입사 열망을 소상히 적은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이런 열정으로 황 대표는 공채시험을 놓치고도 입사할 수 있었다. 현재 직원 500여 명을 거느린 황 대표는 “정말 마음에 드는 지원자가 있다면 공채 기간이 아니어도 뽑고자 하는 게 최고경영자들의 마음”이라며 참가자들에게 도전정신을 잃지 말 것을 강조했다.

황 대표는 창조적인 사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나 구직자들 모두 남들과 같은 방식으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며 “우리 회사는 수십 배나 규모가 큰 해외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는데 이들과 다른 방식으로 더 좋은 성과를 빨리 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청년 구직자들에게 “서울까지 가는데 자전거를 가진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가운데 누가 더 빨리 갈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어 황 대표는 “나라면 힘든 자전거 대신 차를 얻어 타고 갈 것”이라며 “창조란 ‘다른 사람이 못하는 걸 하는 게 아니라 생각하지 않았던 것을 누가 먼저 하느냐’다”라고 말했다.

이날 도시락토크에는 서시웅(22·한국폴리텍1대 메카트로닉스과), 김혜리(24·한국외국어대 철학과), 이충봉(22·한국폴리텍1대 메카트로닉스과), 박미송(24·한국외국어대 세르비아크로아티아어과), 김기석(26·한국외국어대 스페인어통번역과), 정보현(26·한국외국어대 생명공학과), 전재현 씨(24·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과) 등 대학생 7명이 참석했다.

김호경 기자 whalefish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