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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또래멘토’ 선발 면접심사 현장… 서류심사 통과한 47명, 특별한 경험 소개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4.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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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재능을 남들과 어떻게 나누고 싶어 이 자리에 왔습니까?”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KT 빌딩 내 회의실에서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가 함께 ‘또래멘토’를 선발하는 면접이 진행됐다. 또래멘토의 역할은 열정과 남다른 가치관을 갖고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하는 청년들이 멘토로 나서서 자신의 성공과 실패 경험을 또래 청년들과 나누는 것.

12일과 16일로 나눠 진행되는 또래멘토 면접에는 서류 심사를 통과한 47명이 참여했다.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는 18일 15명 내외의 또래멘토를 최종 선발할 예정이다.

○ “고졸 편견 딛고 열정으로 대기업 입사”

이날 면접관들이 응모자들에게 던진 질문의 핵심은 ‘무엇(What)을 어떻게(How) 나눌까’였다. 김상희 청년위원회 정책단장은 “또래멘토를 뽑는 취지는 일방적으로 멘티를 가르치고 이끄는 것이 아닌 함께 성장하는 데 있다”며 “아직 성공을 맛보지 못했더라도 스스로 충분한 고민을 해본 사람이라면 이 질문에 구체적인 답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욱재 청년위원회 위원은 “요즘 청년들은 대단한 사람이 되길 바라지만 대단함과 훌륭함은 다르다”며 “대단함보다는 훌륭함이 또래멘토를 선발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질문은 스펙이나 재능, 업적이나 추상적인 이야기보다는 구체적인 사례와 각오를 듣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응모자들은 저마다 남들과는 다른 자신의 특별한 경험을 소개하는 데 주력했다.

기한영 씨(24)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직장을 구하려고 하니 주위에서는 ‘과연 네가 얼마나 일을 잘할 수 있겠느냐’며 무시하기 일쑤였다”면서 “이런 편견을 딛고 오로지 내 능력과 열정만으로 대기업에 입사한 경험이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창엽 씨(22)는 “실패를 많이 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는 “사업 아이템을 들고 투자자를 찾아다니면 나이가 어리다고 무시했고 최종 단계에서 계약이 불발되기도 했다”며 “또래들에게 성공에 대한 꿀 같은 이야기보다는 한약처럼 쓴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 “어려운 환경 극복하고 성공한 비결은 사람”

사회적 기업처럼 남들과 다른 길을 걷는 사람도 여럿 응모했다. 김하람 씨(25·여)는 “남들처럼 경제적인 성공만을 좇으며 각종 스펙을 쌓아왔지만 언제부턴가 허무함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김 씨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 가치관과 행동이 서서히 바뀌는 것을 느꼈다”며 “지금 사회적 기업 창업 마무리 단계에 있는데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친구들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은혜 씨(25·여)는 “내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된 이유는 바로 ‘사람’이다”라며 “이제는 내가 두려움을 안고 고민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자신했다.

응모자 중에는 연예인도 있었다. 조찬우 씨(34)는 과거 한 방송사의 개그맨 공채에 뽑혀 TV에 종종 얼굴을 비쳤던 인물이다. 조 씨는 “유재석처럼 훌륭한 MC 겸 개그맨이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살았지만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적도 있었다”며 “지금은 공연기획사와 작은 사업 등을 하면서 세상에 계속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실패해도 틀린 것은 아니다. 첫 번째 목표가 흔들려도 살아나야 한다는 메시지를 또래 청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강조했다.

면접관들은 이날 심사에 대해 어떻게 느꼈을까. 이욱재 위원은 “응모자들의 스펙은 좋지만 정작 자신이 남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적은 것 같았다”며 “모범생보다는 한때 일탈을 했거나 큰 실패를 했더라도 꿋꿋하게 삶을 사는 사람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평가했다.

권우성 청년위원회 청년멘토링팀장은 “또래멘토를 단순히 스펙의 일환으로 삼으려는 응모자들은 과감히 걸러냈다”며 “용기와 진실성을 가진 사람들에게 더 좋은 점수를 줬다”고 말했다.

또래멘토로 선발된 청년들은 향후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청년위원회 공식 또래멘토로 활동하며 전국을 누빌 계획이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이예림 청년드림통신원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