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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성공보다는 성장을 목표로 삼아라”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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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들의 관점으로 봐야 한다. 아니, 철저한 분석과 조사를 바탕으로 실제 내가 그들 중 한 명이 됐다는 경지에까지 올라야 ‘조금
준비가 됐다’고 말할 수 있다.” 김민수 메타브랜딩 사장의 설명은 ‘달콤한 유혹’과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현지 분위기가 만만치
않음을 피부로 와 닿게 해주는 ‘살벌한 말’이 더 많았다. 그럼에도 그를 바라보는 젊은이들의 눈은 반짝거렸다. 한 대학생
참석자는 “오히려 기대감만 부풀게 만드는 수식어들은 듣고 나면 잊는다. 강사 분들이 있는 그대로 설명해 주고, 상세한 사례까지
덧붙여 주니 도움이 많이 됐다. 도전하고 싶은 의지도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

○ “시장-소비자 조사하는 데 1년 걸려”

14억 명의 거대한 인구, 끝없이 펼쳐진 땅, 무한한 자원을 가진 거대한 대륙. 전 세계 기업인들의 눈이 쏠려 있는 곳, 중국이다.

한국 청년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은 기회의 땅이지만 준비 없이 덤벼들었다가는 좌절하기 십상. 현지 시장 흐름과 상황 등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는 건 필수다.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KOTRA 중국지역본부가 공동 주최하고 우리은행 중국유한공사가 후원하는 ‘청년드림 중국 창업세미나 2014 상하이’가 16일(현지 시간) 오후 중국 상하이(上海) 룽즈멍(龍之夢)호텔 5층 사이프레스룸에서 열렸다. 이에 앞서 청년드림센터는 지난해 12월 중국에서의 첫 번째 창업세미나를 베이징(北京)에서 개최한 바 있다.

이번 세미나는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청년들에게 기존 창업자들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각종 창업 관련 살아 있는 정보들을 제공하자는 게 목적이다. 이민호 KOTRA 상하이무역관장은 “창업을 통해 청년 해외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고 국내 서비스 산업의 해외 진출 활로를 개척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중국에서 창업을 꿈꾸는 한국 청년들은 그들에게 제대로 조언을 해줄 만한 멘토들이 주위에 없다는 아쉬움을 자주 토로한다”며 “이번 행사를 창업의 꿈을 실현하는 첫걸음으로 활용해 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이날 강사로 나선 중국 창업 선배들은 모두 4명. 저마다 중국이라는 낯선 ‘맨땅’에서 두려움 반, 기대 반의 심정으로 도전해 성공을 거둔 인물들이다.

첫 번째로 연단에 오른 박상윤 상해상윤무역 대표는 중국에서 창업 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주제로 입을 열었다. 그는 “과욕과 게으름이 경계해야 할 두 가지 요소”라고 했다. 또 “중국에선 지독, 중독, 고독의 삼독이 창업 성공의 필수 요소”라면서 “지독하게 중독돼 고독한 길을 걷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기회가 올 것”이라고 조언했다.

1993년 브랜드 네이밍 전문 기업으로 시작해 현재는 브랜드 컨설팅, 디자인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넓힌 메타브랜딩의 김 사장은 “충분한 시간을 투자해 현지 실정을 꼼꼼하게 파악하는 게 역설적이지만 성공의 지름길”이라며 “우리 회사도 시장 및 소비자 조사를 하는 데만 1년 넘게 쏟아 부었다. 그 덕분에 중국으로 진출하는 국내 기업에 브랜드 네이밍을 해줄 만한 충분한 역량을 기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름을 만들었다고 끝난 게 아니다. 혹시 그 이름이 부정적인 이미지를 연상시키지는 않는지 등 검증하는 과정에도 엄청난 시간을 투입한다. 그만큼 현장 반응을 체크하는 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번 행사로 창업 가이드라인 얻어 만족”

김준형 믹스앤라이스 대표는 비빔밥 등 우리 음식을 개량해 중국에서 성공을 거뒀다. 그는 “일단 창업 전에 발품부터 최대한 많이 팔아야 한다. 주변에서 아무리 괜찮다는 상권이라도 최소 일주일 이상 답사를 해 본인 마음에 확신이 생겼을 때 움직이는 게 정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실제 사업계획서 작성에서부터 임차료 지급 방법, 계약 체결 방식 등에 이르기까지 생생한 조언을 참석자들에게 건넸다.

마지막으로 강연자로 나선 강민구 화동미디어 대표는 “성공하는 삶보다 성장하는 삶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화두를 던졌다. 중국 최초로 스마트폰 잠금 해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강 대표는 최근 현지에서도 화제가 된 사업가다. 지난해 상하이 시내 허름한 아파트를 작업실로 빌려 3명의 동업자들과 함께 일을 시작한 그는 지금은 월평균 2억 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이다.

이런 그도 사실 많은 실패를 거쳤다. 중국에서 대학을 다닐 당시 실패한 창업만 5개가 넘는다. 강 대표는 “시간 날 때마다 여행을 다녀라. 스펙보다는 나만의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라”면서 “눈앞의 돈보다 가치를 추구하는 데 젊음을 투자하면 10년 뒤 정말 성공한 장사꾼이 돼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장에는 70여 명의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 몰렸다. 주최 측은 행사장 외부에 이동 창업컨설팅 데스크를 마련해 청년들에게 맞춤형 창업 상담까지 지원해줬다.

상하이에서 대학을 다니는 정혜진 씨는 “창업에 관심이 많았는데 막상 도전하려니 두려움이 많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창업을 위해 어떻게 접근할지, 또 무엇부터 알아봐야 할지 가이드라인을 얻어 만족한다”며 “앞으로 이런 행사를 접할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상하이=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