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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패션중심은 파리-피렌체… 유럽식 영어 익숙해져야”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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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계 종사자들은 항상 바쁘다. 쉴 새 없이 바뀌는 유행과 디자인을 따라잡아야 하기 때문. 업체들은 유행을 선도하기 위해, 새로운 해외 브랜드를 발굴하기 위해 항상 애쓴다. 이를 위해 세계 유명 브랜드와 협업하거나 우리 브랜드를 해외로 알리기 위한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런 특성 때문에 패션 기업에서 일하려면 그에 걸맞은 영어 능력이 필요하다. 글로벌 트렌드를 조사하고 주요 해외 매체를 모니터링하는 데도 영어는 필수다. 패션쇼나 글로벌 박람회 등에 참가해 외국 디자이너, 바이어와 원활히 대화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실제로 패션업계 종사자들의 평균적인 영어 성적은 다른 업종에 비해 높은 편이다. YBM의 2014년도 토익(TOEIC) 정기시험 성적 분석 중 패션(의류) 분야의 평균 성적은 664점(전체 평균 652점)으로 32개 업종 중 9위였다.

○ 다양한 유럽식 발음 대비해야

패션 기업에서 일하려면 어떻게 공부해야 할까.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는 패션업계 관계자, YBM으로부터 패션 기업 종사자로서 갖춰야 할 영어 능력은 무엇인지, 이를 위해 어떤 방식으로 공부하면 좋을지 들어봤다.

청년드림센터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일하는 곽지운 씨(27·여)를 인터뷰했다. 곽 씨는 2012년 삼성물산(당시 제일모직)에 입사해 편집숍 ‘10꼬르소꼬모’ 등에서 근무했다. 지난해 9월에는 독일 베를린 가전전시회(IFA)에 참석해 해외 바이어와 미디어 관계자 응대를 맡기도 했다.

‘패션 기업에서 사용하는 영어의 특징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곽 씨는 “미국, 캐나다 같은 북미 출신자가 아닌 사람의 영어와 자주 접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곽 씨의 설명은 이렇다. 패션업계의 중심지는 프랑스 파리나 이탈리아 피렌체 같은 유럽 도시들이다. 일을 하다 보면 영어를 쓰는 유럽인을 자주 만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중국 시장이 커지면서 최근에는 중국 국적의 바이어와 영어로 대화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결국 미국식 영어 외에도 다양한 발음과 악센트를 가진 외국인들과 무리 없이 의사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듣기뿐만 아니라 말하기 능력도 중요하다. 곽 씨는 “유럽인들 또한 영어를 완벽하게 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려운 영어 단어는 잘 이해하지 못한다”며 “어렵고 생소한 개념은 쉽게 풀어서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제일 좋은 것은 현지인과 직접 대화하는 경험을 쌓는 것이지만, 여의치 않다면 인터넷을 활용하면 된다. 유튜브에서 ‘French English(프랑스식 영어)’ ‘Italian English(이탈리아식 영어)’ 등으로 검색하면 많은 레슨 영상이 나온다. 이를 흉내 내 따라 말하면서 다양한 언어권의 영어 발음에 익숙해지면 좋다.

YBM 종로 e4U센터 정나래 강사는 “영어로 된 긴 글을 짧게 정리해 써 보고, 이를 말하듯 읽는 연습을 하고, 문장에 있는 단어를 다른 말로 바꿔 말하는(paraphrasing)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다양한 색깔 표현과 고유 명사 익혀야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1월 피렌체에서 글로벌 남성복 브랜드인 ‘준지’의 패션쇼를 열어 화제가 됐다. 이렇듯 국내 패션업체들의 활동 무대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기 때문에 영어로 실무를 볼 수 있는 능력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국의 실무자와 대화할 때는 명확한 전달력이 중요하다. 수입 브랜드 의류의 경우 현지 업체와 연락해 불량품을 반품하거나 단추 같은 부속물을 수시로 요청해야 한다. 사소한 실수가 2, 3주 업무 지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패션업계에서는 생소한 단어나 이름이 곧잘 등장한다. 신진 디자이너나 브랜드 이름 같은 고유명사의 경우 미리 읽는 방법 등을 알아둬야 외국 관계자와 대화할 때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패션 트렌드와 관련한 신조어, 색깔을 추상적으로 지칭하는 단어도 평소에 꾸준히 공부하면 좋다. 패션 전문지 보그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인 ‘스타일닷컴’ 미국판 홈페이지, 유명 디자이너나 기자들의 블로그 등을 수시로 들여다보면 영어 공부와 업계 분위기를 동시에 익힐 수 있다.

곽 씨는 “해외 브랜드와 일을 할 때는 내년의 의상 콘셉트 등 모호한 정보를 듣고 전달해야 할 경우가 많다”며 “미세한 말투나 뉘앙스를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비즈니스 이메일 양식도 익혀둬야 한다고 곽 씨는 강조했다. 토익 지문 등을 참고해 인사말,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나 단어 등을 알아두면 시험뿐 아니라 실생활에도 유용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적극성과 자신감이다. 곽 씨는 “영어 시험을 보는 게 아니기 때문에 문법적으로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는 것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며 “무엇보다 예의 바르고 당당한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나 프랑스 사람을 만날 때는 현지 언어로 인사말을 익혀두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