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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드림]임용택 전북은행장 “덩치 작아도 한우물 파면 결코 안져”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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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력을 다하면 결코 지지 않습니다. 덩치가 작아도 경쟁자보다 적어도 한 분야에선 더 나을 수 있어요. 그 부분에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22일 오후 전북 전주시 전북대에서 열린 ‘제5회 찾아가는 청년드림 금융캠프’ 최고경영자(CEO) 특강에서 임용택 전북은행장(64)은 “‘덕후’처럼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금융캠프는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와 채널A, 금융투자협회, 전북은행, 전북대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임 행장은 강연 내내 지방은행과 지방대생의 공통점에 초점을 맞춰 ‘도전하는 젊음’을 강조했다. 그는 “전북은행은 신한 KB국민 등 시중은행과 비교했을 때 그 규모가 30분의 1밖에 안 되지만 중금리대출인 사잇돌대출 시장 등에서 대형 은행들을 넘어서는 실적을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덩치가 작아 급변하는 금융환경에서 오히려 민첩하게 변화에 적응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약점이 강점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 지방대생이라는 사실만으로 위축되지 말라는 격려다. 임 행장은 “우리가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사안을 대하는 태도가 달랐기 때문”이라며 “진정한 마음으로 열과 성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30여 년 동안 증권, 투자자문 등 다양한 금융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그는 “해외에도 많은 기회의 땅이 있다”며 학생들이 넓고 다양한 시각을 가질 것도 주문했다. 전북은행은 올해 8월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 인수를 완료했다.

 임 행장은 “여러 번 캄보디아에 가보고 많은 것을 느꼈는데 그중 하나가 젊은이들이 해외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쉽게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단순히 대기업이 아니라 본인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곳이 좋은 직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직장에서 요구하는 지식은 적고 중요한 것은 인성”이라고 강조했다.

 강연을 마치며 임 행장은 본인의 휴대전화 번호 11자리를 불러줬다. 고민이 있으면 직접 연락을 하라는 것. 전화번호를 저장하느라 강연을 듣던 학생 100여 명의 손가락이 바삐 움직였다. 그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면 잘 안 받는다. 일단 ‘전북대에 재학 중인 누구입니다’라고 문자와 고민을 적어 보내면 성심성의껏 상담해주겠다”고 말했다.

 이어 강연한 하범서 전북은행 인사지원부 팀장은 ‘성공적인 직장인이 되기 위한 대학생활’을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하 팀장은 “첫 직장을 선택하는 건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대학 진학 이상으로 중요하다”며 “졸업 후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지 미리 계획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단합대회(MT)나 배낭여행처럼 취업과 직접 연관이 없어 보이는 활동이라도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경험을 쌓으면 이른바 좋은 ‘스펙’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조언이다.

 취업준비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실전 꿀팁’도 전수해줬다. 하 팀장은 “자기소개서는 서류전형 통과부터 최종 임원 면접까지 모든 과정의 바탕이 되는 자료”라고 말했다. 스스로 답변하기 어려운 내용을 적는 것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지나친 미사여구나 통신언어를 사용하는 것도 금물이다. 면접관의 질문을 잘 알아듣지 못했을 때에는 엉뚱한 답을 하기보단 “다시 한 번 말씀해 달라”고 물어보는 게 바람직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날 신용회복위원회와 JB금융지주 인사팀 실무자들은 △금융 전반 △신용 및 부채 △금융 분야 취업 등 3개 분야로 나눠 일대일 상담도 진행했다. 금융감독원 전주지원 김미정 변호사도 금융 거래 시 주의해야 할 사항 등을 학생들에게 짚어줬다.

 이수용 씨(24·농생물학과 3학년)는 “자수성가한 어머님처럼 앞으로 경제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기 위해선 금융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상담에 참여했다”며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적금이나 예금 중 어디에 넣어야 할지 단순히 이율만 놓고 비교했는데 그것보다 3년, 5년 일정하게 돈을 모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 와 닿았다”고 말했다. 은행 취업을 고민 중인 박보라 씨(21·여·반도체과학기술학과)는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 없어 정보를 얻을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실무자에게 직접 물어보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었다”며 웃었다. 다음 ‘찾아가는 청년드림 금융캠프’는 다음 달 2일 부산 동아대에서 열린다.

전주=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