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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5바퀴 돌았는데… 한국서 인재 찾아”

작성자 : 슈퍼관리자 / 날짜 : 2016.12.13

KOTRA주최 본보 후원 도쿄 채용 세미나  
日인사담당자, 한국에 큰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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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일본 도쿄에서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후원하는 한국 인재 채용 세미나가 열렸다. 야후저팬의 강철호 매니저가 자신의 일본 취업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지구를 다섯 바퀴나 돌았는데 우리가 원하는 인재는 결국 가장 가까이 있었습니다.”

 일본 인터넷 대기업 라쿠텐의 고야마 고헤이(小山浩平) 어시스턴트 매니저는 2일 도쿄(東京)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국 인재 채용 세미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인재를 구하기 위해 세계 각국을 방문했으나 결국 ‘한국 인재’가 회사에 가장 잘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뜻이다. 

 KOTRA 도쿄무역관과 주일 한국대사관이 주최하고 동아일보 청년드림센터가 후원한 이날 행사에는 기업 인사담당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해 한국 인재 채용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라쿠텐은 일본 최대 인터넷 쇼핑몰과 야구단을 운영하는 회사로 전체 직원 수가 1만3000명에 이른다. 2010년에는 영어 공용화를 선언하고 토익 800점 이상을 입사 요건으로 내걸어 화제가 됐다. 

 고야마 매니저는 “지난해 지구 5.4바퀴를 돌면서 인재를 찾았고 25개국 출신의 엔지니어를 채용했는데 일본인은 13%밖에 안 됐다”며 “2000명의 엔지니어 중 절반 이상이 일본어를 못 하는 상황이 되자 외부와의 소통 등을 이유로 사내에서 일본어가 가능한 엔지니어에 대한 요구가 제기됐다”고 말했다. 결국 라쿠텐은 영어와 일본어가 가능한 정보기술(IT) 인재를 찾아 나섰고 한국에서 그 목적을 달성했다. 

 고야마 매니저는 “지난해 한국에 6번 가서 25명을 채용했다”며 “한국 구직자들은 의욕이 충만하고 유학 경험자가 많아 외국에서 일하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또 “남학생의 경우 군대 경험이 있어 일본 회사의 문화와도 잘 맞고 졸업 시기가 일본과 비슷해 연수 일정을 조율하기도 편하다”고 강조했다. 라쿠텐은 앞으로 한국인 엔지니어를 본격적으로 채용하기 위해 최근 한국인 채용 담당자도 뽑았다고 했다. 


 일본은 최근 인구가 줄면서 기업들이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일자리 수를 구직자 수로 나눈 ‘유효 구인 배율’은 10월 기준 1.4로 2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구직자 1명당 1.4개의 일자리가 있다는 뜻이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우수한 인재를 뽑기 위해 문화가 비슷하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한국으로 눈을 돌리는 일본 기업이 적지 않다.

 인사 전문가인 오노 다이(大野大) 미쓰비시UFJ리서치컨설팅 매니저는 “2060년이 되면 일본 여성의 노동시장 참가율을 북유럽 국가만큼 올려도 현재보다 노동인구가 20%가량 준다. 일본인만으로 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지는 시대가 된다”며 글로벌 인재를 외부에서 찾을 것을 주문했다. 

 이 회사의 히라야마 아키라(平山央) 컨설턴트는 “한국 사회는 경쟁 요소가 강해 한국 인재는 경쟁에 익숙하고 야근에 대해서도 유연한 태도를 보인다”며 “외형적 능력에 대한 관심도 높아 토익 성적의 경우 일본보다 평균 120점이나 높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일본 기업에 취직한 한국 인재들도 단상에 올랐다. 김보경 마이나비코리아 부사장은 “2011년 첫 외국인 직원으로 입사해 일본 신입사원과 똑같이 국내 영업부터 시작했다”며 “실적을 내겠다는 각오로 적극 노력해 신입사원 주간 매출 1위를 달성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직접 주도해 설립한 한국 법인의 부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재홍 KOTRA 사장은 이날 채용 세미나 인사말에서 “일본 기업의 글로벌 인재 확보에는 한국 인재가 답”이라며 “한국 청년들은 어려운 취업 관문을 뚫기 위해 대학 4년 동안 많은 노력을 한다. 또 한국 인재를 채용한 일본 기업들은 능력은 물론이고 성실함과 책임감을 높게 평가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에 이어 열린 채용 상담회에서는 아마존저팬 등 일본 기업 26곳이 한국 유학생 130여 명을 대상으로 즉석에서 면접을 진행했다. 일본 취업을 돕기 위한 모의면접과 멘토링 등도 진행됐다. 강민정 KOTRA 도쿄무역관 K-무브 팀장은 “예년에 비해 한국인 채용에 새로 관심을 갖게 된 일본 중소 중견기업의 참여가 많아졌다”며 “한국의 취업 시장이 어렵다 보니 유학생보다 면접을 위해 일본까지 온 한국 학생이 더 많은 것도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