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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 때문에…대학 동아리도 ‘취미보단 취업’

작성자 : man-ds / 날짜 : 201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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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균관대 인문사회캠퍼스(인사캠)에는 매년 5월이 되면 진풍경이 벌어진다. 선착순으로 접수하는 축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학생들이 동아리방 앞에서 밤을 새우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그 광경을 보지 못할 전망이다. 매년 참가팀이 줄어들면서 32개 팀 숫자를 맞추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균관대 인사캠에서는 최근 몇 년간 단과대나 학과 소속 축구동아리나 소모임이 인원 부족을 이유로 해체된 바 있다.

#2. 중앙대는 LINC(Leaders in Industry-university Cooperation) 사업단을 통해 2014년 8월부터 창업동아리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학교 측은 창업동아리 활동을 하는 학생에게 기초·실무교육을 진행하고 동아리별로 100~500만 원을 지원한다. 동아리 특성에 맞게 멘토를 붙여주고 정기적인 경진대회도 열고 있다.

이에 갈수록 학생들의 호응이 높아지며 최근에는 경쟁률이 3대 1에 이르렀다.

◇대학가 新풍속, 취업 잘 되는 동아리 '상한가'

청년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대학의 동아리 문화도 변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음악, 운동 등 취미나 특기와 관련된 동아리보다는 일자리를 구하는데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취업·창업동아리가 인기를 끄는 것이다.

구직과 연관성이 떨어지는 스포츠나 학술동아리 등은 인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며 회원이 부족해 사라지기도 한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2%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청년 실업률은 ▲2012년 7.5% ▲2013년 8.0% ▲2014년 9.0% ▲2015년 9.2% 등으로 매년 악화되고 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서울지역 대부분 대학은 인재개발센터, 취업지원센터, 취업경력개발센터와 같은 학내 부서를 통해 취업·창업동아리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예를 들어 건국대는 2011년부터 인재개발센터에서 취업동아리를 운영하고 있다. 학교는 교재비, 멘토링 강사 초빙 등의 목적으로 한 동아리당 최대 한 달에 40만 원까지 지원한다.

한 팀 당 인원은 10명 내외, 매 학기 50~100명 정도가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단국대 취업동아리 '티핑포인트'는 기업 모의면접, 자소서 노하우 공유, 취직 선배와의 멘토링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매 학기 신입생을 뽑을 때도 기업체와 유사한 방식으로 면접을 치러 지원자의 자질을 검증한다. 면접 과정에서 30~40% 정도의 지원자는 탈락한다.

취업동아리 회장 조정우(25)씨는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이 취업에 훨씬 도움이 된다"며 "취업을 열심히 준비하는 사람들끼리 스터디도 같이 하고 공부환경을 조성하다 보니 아무래도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른 동아리들은 대체적으로 인원이 줄어드는 데 비해 취업동아리는 계속 지원자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예체능·학술동아리 발길 뜸해져

이러한 흐름 속에서 취미 활동이나 친목 도모를 주 목적으로 하는 동아리·소모임은 상대적으로 인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성대 역사문화학부에서 축구 소모임 주장을 맡고 있는 백경민(27)씨는 "2010~2011년에는 모임에서 축구하자고 날을 정하면 20명 정도는 꾸준히 나왔다"며 "지금은 그 때에 비해 운동 빈도나 참가 인원이 줄었다"고 말했다.

백씨는 "지금은 (축구를 할 때) 소모임 소속이 아닌 친구들까지 불러 인원을 맞추는 편"이라며 "이전에는 운동이 끝나면 술도 먹고 했는데, 그런 친목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동국대 야구동아리 LAE 유희동(24) 회장은 "동아리 구성원의 대부분이 1~2학년 학생들"이라며 "아무래도 3~4학년이 되면 등록이 돼 있더라도 활동을 잘 하지 않는 편"이라고 밝혔다.

다른 학교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연세대 사진동아리 연영회 회장 이덕림(24) 회장은 "아무래도 취직 준비하고 교환학생도 가고 하다 보니 각자 사정으로 많이 빠지는 편"이라며 "이전과 비교해 동아리 참여율이 저조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대 임수빈(25·여) 동아리연합회장은 "전체적으로 동아리 회원 수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라며 "동아리에 들어오더라도 짧게만 하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참여 저조로 인해 새로운 임원진을 뽑는 데 어려움을 겪는 동아리가 많다"며 "몇몇 학술동아리는 인원이 부족해 사라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출처 : http://news.donga.com/Society/3/03/20160118/759688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