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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등록금보다 비싼 영어유치원?…종일반 1달에 124만원

작성자 : man-ds / 날짜 : 2016.01.18

흔히 '영어유치원'이라 불리는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교습비가 4년제 대학의 연간 등록금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교육개발원이 교육부의 '유아대상 영어학원 현황(2015)'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영어유치원의 교습비는 하루 4~6시간 수업하는 반일반을 기준으로 평균 79만원7000원으로 나타났다. 1년으로 계산하면 956만4000원이다.

지난해 4년제 사립대학의 연간 평균 등록금 734만원의 1.3배 수준이다. 국립대 418만원과 비교하면 2.3배 수준이다.

하루 6시간 넘게 수업하는 종일반의 월 평균 교습비는 123만7000원으로 연간 1484만4000원에 달한다. 의대 등록금보다 비싸다. 대학교육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년제 대학 의학계열 등록금은 가장 비싼 고려대가 연간 1241만원이었다.

하루 4시간 미만 수업하는 단과반은 월평균 37만9000원의 교습비를 받고 있다. 단과반조차 1년 동안 수업을 들으면 454만8000원을 내야 해 국립대 평균 등록금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든다. 

'유아대상 영어학원 현황'은 전국 695개 학원과 분원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전국 학원에서 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교습과정은 단과반이 1031개로 가장 많고, 반일반은 532개이다. 종일반은 35개 과정 가운데 31개(88.6%) 과정을 서울에서 운영한다. 반일반도 54.5%(290개)가 서울에 몰려 있고 단과반은 25.9%(267개)가 서울에 있다.

대부분의 종일반 과정이 몰려 있는 서울은 교습비도 전국에서 가장 비싸다. 서울지역 영어유치원에 종일반으로 아이를 보내려면 월 평균 131만4000원의 교습비를 내야 한다. 1년이면 교습비만 157만6800원에 달한다. 반일반은 월평균 85만6000원, 단과반은 45만원 정도의 교습비를 받고 있었다.

가장 많이 운영되고 있는 반일반 과정과 단과반의 교습비는 인천이 가장 높았다. 인천지역 영어유치원의 반일반 교습비는 월 평균 92만4000원, 단과반은 58만1000원이다. 광역시가 아니라 도 지역에서는 반일반은 강원도(월 평균 69만원), 단과반은 전남(월 평균 46만원)이 가장 높았다.

경기지역의 반일반 교습비는 월 평균 68만5000원, 단과반 교습비는 월 평균 43만9000원으로 나타났다. 강원지역은 반일반 과정이 4개밖에 되지 않는 반면 경기도는 90개이다. 단과반도 전남 8개 과정이 운영 중인 데 비해 경기도는 77개 과정이 있다.

사립유치원과 비교하면 어떨까. 서울지역 사립유치원의 교습비는 월 평균 20만3190원(만 5세 이상 기준)으로 영어유치원 교습비와 비교할 때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사립유치원의 경우 누리과정에서 지원하는 교육비 22만원과 방과후수업료 7만원을 합하면 영어유치원 반일반보다는 낮지만 단과반과는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이다.

영어유치원의 교습비를 1분당 비용으로 계산했더니 외국인 강사가 있을 때 더 비쌌다. 반일반의 경우 외국인 강사가 있는 영어유치원은 1분당 교습비가 141원이었지만 한국인 강사만 있는 곳은 118원이었다. 단과반 과정도 외국인 강사가 있는 영어유치원(161원)은 분당 11원을 더 내야 한다. 종일반은 외국인 강사가 있는 영어유치원(152원)의 분당 교습비가 70원이나 높았다.

지역별로는 약간 차이가 있다. 먼저 반일반 과정을 보면 서울과 대구는 외국인 강사가 있는지에 따라 교습비에 차이가 있었다. 반면 부산과 인천, 울산, 경기, 충북에서는 외국인 강사가 있다고 해서 분당 교습비를 더 받지는 않았다.

단과반의 경우 부산, 대구, 광주, 경북, 제주에서는 외국인 강사가 있으면 교습비가 더 비쌌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인천, 대전, 충북, 전북은 외국인 강사가 없는 영어유치원의 분당 교습비가 없는 곳보다 높았다.

이 같은 '유아대상 영어학원(영어유치원) 수강료 실태 분석' 결과는 교육개발원이 최근 발간한 현안보고서 '학교교과교습 학원의 운영 실태 분석: 유아 대상 영어학원을 중심으로'에 실렸다.교육개발원 측은 "영어유치원의 교습비가 일반 사립유치원의 원비보다 높은 금액이라고 결정짓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사립유치원 원아에 대한 정부지원금을 고려해야 하고 교습시간과 프로그램 등을 전반적으로 비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다니는 유아들이 단과반으로 영어를 추가한다고 할 때의 비용은 오히려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반일반 비용보다 클 수 있다"며 "유아를 대상으로 학부모가 영어교육을 선택하는 경우의 비용을 전체적으로 살펴보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출처 : http://news.donga.com/List/3/03/20160116/7593029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