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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병원 등 4곳 카자흐스탄서 200여명 무료진료… “빠르고 정확한 한국 의료 수준 놀랍다”

작성자 : rhksflwk / 날짜 : 2016.08.02

알마티市에 ‘세종유라시아’ 설립  
부천시 세종병원과 화상으로 연결… 첨단장비 이용해 스마트 화상 상담
현지인들 치료 위해 한국행 선택
 

한국 의료

심장내과 전문의인 박진식 세종병원 이사장(46)은 환자 한 명을 진찰하면서 적잖은 땀을 흘려야 했다. 길게 줄 서 있는 현지인을 한 명이라도 더 진찰하려다 보니 마음은 급한데 통역을 거치면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탓이다. “처음엔 몰랐는데 계단을 오를 때마다 얼굴이 붉어진다고 친구들이 알려줬다”라는 환자의 말에 즉시 초음파 검사를 진행했다. 심장 근육이 손상됐고 특히 좌심실 측면 근육이 움직이지 않는 점이 파악돼 허혈성심근증 판정이 내려졌다. 환자 볼다레바 엘미라 씨(62·여)는 “한국 의료 수준이 높다고 해서 찾아왔는데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해 줘 믿음이 간다”라며 한국에 가서 제대로 치료받겠다고 말했다. 토요일인 7월 23일 카자흐스탄의 최대 도시 알마티에서 한국 전문 병원 출신 의료진이 무료 진료에 나섰다.  

이날 진료에는 심장 전문인 세종병원과 안과 전문 한길안과병원, 난임치료 전문 서울여성병원, 척추질환 전문 우리들병원이 참여했다. 이들 병원은 세종병원이 알마티 시 현지에 설립한 의료기관인 ‘세종유라시아’를 통해 찾아온 환자 200여 명을 진료했다.

세종유라시아는 현지에서 의료진을 채용해 환자를 진료할 뿐 아니라 더 전문적인 진찰이 필요할 때는 정보기술(IT)로 경기 부천시 세종병원 전문의와 화상으로 연결해 환자를 세밀하게 문진하도록 하고 있다. 무료 진료와 첨단 장비를 이용한 스마트 화상 상담 등이 이어지면서 현지인이 한국 의료진을 한층 신뢰하게 됐고 일부 환자는 치료를 받기 위해 한국행을 택하고 있다. 실제로 무료 진료 때 찾아온 무스타핀 아마네즈하노비치 씨(57)는 “한 번 치료받은 이후에도 세종유라시아에서 화상으로 한국 의사의 사후 관리를 받을 수 있다고 해 믿음이 간다”라며 아내와 함께 한국에서 난임 치료를 받기로 했다.

이처럼 중앙아시아의 경제 중심지로 떠오르는 카자흐스탄에서 한국 의료의 높은 수준이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 25일 알마티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국영 아스타나TV와 알마티TV 등 19개 현지 언론사에서 참석해 1시간여 동안 질문과 답변이 이어졌다. 기자회견에는 세종병원 등 전문 병원 대표 의사들뿐 아니라 전승민 알마티 총영사가 참석해 한국 정부 차원에서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 신뢰도를 높였다. 전 총영사는 “카자흐스탄은 의료 발전 가능성이 높은 나라”라며 “한국과 지속적인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한국의료2

박 이사장은 현지 기자들의 질문에 “이번에 온 의료기관은 한국 정부가 엄격한 기준으로 인정한 전문 병원들”이라며 “양국 의료기관이 협력해 카자흐스탄에 수준 높은 의료기관이 더 많이 생기고 카자흐스탄 국민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도록 협력해 나가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후 대한전문병원협회와 박 이사장, 한길안과병원 조범진 원장, 우리들병원 이형창 부원장, 서울여성병원 이경훈 과장은 알마티 시청에서 아키메토브 발리칸 부시장과 만나 의료진 연수와 의료 기술 전수 등의 내용이 담긴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이들 병원은 세종유라시아와 현지 진출 및 의료 교류 활성화에 적극 나선다는 내용의 협약도 체결했다. 이 협약을 계기로 현지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필요할 때는 한국에서 치료받게 하는 서비스가 체계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출처:http://news.donga.com/Main/3/all/20160801/794982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