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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에 술집 썰렁해도 숙취해소음료 판매 급증…왜?

작성자 : man-ds / 날짜 : 2016.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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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음주를 즐기는 이들이 줄어들었지만 숙취해소음료 판매량은 되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관련업계에서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숙취해소음료 시장이 급격히 쪼그라들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반대였다.

판매량은 20%이상 급증한 것으로 집계돼 제조사들 조차 이 현상에 대해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이에 유통업체 측은 김영란법 시행 시기가 개천절을 낀 연휴와 겹쳐 음주를 즐기려는 대학생 등 젊은층의 소비가 집중된 영향으로 보고 있다.

5일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에 따르면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3일간의 숙취해소음료 제품군 판매량은 전주 같은기간보다 4% 늘었으며 지난달 같은기간보다는 24%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도 각각 3.4%, 20%씩 늘었다. 

서울 중구와 여의도 등 직장인들이 밀집한 지역의 음식거리를 찾는 발길이 끊긴 것과는 대조적인 수치다. 

이 지역은 고가의 한정식전문점과 주점, 선술집 등이 위치한 곳으로 각 업체마다 3만원 미만 메뉴를 선보이며 시장상황에 대응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발길은 줄어들었다.

실제 BC카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김영란법 시행 이후 식당과 주점에서 사용한 법인카드 결제 금액은 전월대비 9%가량 감소했다. 

특히 한정식전문점에서 사용된 법인카드 이용액은 18%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음식점은 15.6% 감소해 뒤를 이었다. 

법인카드 이용 건수도 줄어들었다. 법 시행 4주 전과 비교했을 때 요식업종은 1.7%, 주점업종은 6.1% 감소했다. 

법인카드로 접대 및 회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보면 전체적인 주류소비도 줄어들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숙취해소음료 판매량은 오히려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CJ헬스케어, KGC인삼공사 등이 진출한 숙취해소음료 시장은 매년 고공성장을 해왔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숙취해소음료 시장은 10년 전인 2005년 600억원에 불과했지만 2008년 1000억원을 넘어선 뒤 지난해 말 기준 2000억원을 넘어섰다. 고공성장을 이어왔지만 업계에서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소비자들의 음주 패턴이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한 숙취해소음료 제조업체 관계자는 "아직 출고량에는 변화가 없어서 판매량이 급증한 줄 모르고 있었다"면서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는데 의외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편의점 관계자들은 연휴로 인해 일시적으로나마 젊은층의 소비가 늘어난 영향이 큰 것으로 봤다. 이태원과 홍대입구역, 건대입구역 근처 등 김영란법 시행과 관계가 거의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대학생 이하 젊은층의 소비가 늘어났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김영란법이 시행되기는 했지만 연휴다보니 일시적으로 판매량이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도 "개천절까지 사흘간의 연휴가 판매량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