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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남자가 출세한다고? 그럼 말 많은 여자는?

작성자 : admin / 날짜 : 2015.01.12

‘말 많은 남자가 출세하고, 성공한 남자는 말이 많다. 그럼 여자는?’셰릴


‘페이스북의 2인자’로 불리는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46)는 11일 아담 그랜트 펜실베니아대 교수와 함께 쓴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여자에게 전혀 다른 잣대가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샌드버그 COO는 일과 가정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여성에게 보내는 조언을 담은 저서 ‘린 인’(Lean In·모퉁이를 돌며 파고드는 사이클 기술의 하나·‘기회에 달려들어라’는 의미)으로 한국 독자들에게 친숙한 인물. 


그는 “회의 때 남자가 말하면 다른 사람들이 경청하지만, 여자가 말하면 중간에 끼어드는 사람이 생겨 발언을 제대로 끝마치지 못한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말 많은 남자는 인정받고, 여자는 그렇지 않은 각종 연구나 통계도 여러 건 제시했다. 한 예일대 심리학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선수(選手)가 많거나 높은 당직을 가진 남자 연방 상원의원은 그렇지 않은 의원들에 비해 공식회의에서 말하는 시간이 훨씬 길었다. 그러나 여자 상원의원들은 당내 권력(power)과 발언 시간이 비례하지 않았다.


일반 회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관찰됐다. 회의 시간에 다른 동료보다 말을 많이 한 남자 임원들은 능력 평가에서 약 10% 포인트 정도 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말 많은’ 여자 임원은 반대로 14% 포인트 정도 평가가 낮게 나왔다. 


샌드버그 COO는 “여자들은 ‘내가 말을 많이 하면 미움받지 않을까’ 걱정하곤 하는데 이건 그 개인의 피해망상이 아니다. 현실이 그렇다고 보는 게 맞다”며 “이런 (잘못된) 문화는 결국 (여성의) 가치 있는 생각들을 빼앗아가 조직 전체에 큰 해악이 된다”고 말했다.


이런 남녀 차별적 편견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들이 여러 영역에서 진행 중인데 오케스트라 단원 선발 시험 때 지원자의 성별을 알 수 없도록 하는 ‘블라인드 오디션’이 대표적 사례라고 샌드버그 COO는 소개했다. 또 각종 회의에서 ‘발언자가 말을 끝낼 때까지는 절대 중간에 끼어들지 못한다’는 규칙을 정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장기적인 해결책은 ‘높은 자리에 오르는 여성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샌드버그 COO는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말 기자회견 때 8번의 질문 기회를 모두 여기자에 서 세계 언론의 큰 관심을 받았다. 샌드버그 COO는 “만약 오바마 대통령이 남자 기자 8명만 지목했다면 아무 뉴스도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건 일상이기 때문”이라며 “(여성만 지목했던) 오바마 스타일을 다양한 영역에서 하루 이틀 만이라도 시도해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뉴욕=부형권특파원 bookum90@donga.com


[출처:  http://news.donga.com/List/3/all/20150112/690412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