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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애니메이터 김상진 “적록색맹, 디즈니에선 전혀 문제 안돼”

작성자 : admin / 날짜 : 2015.01.15

김상진


 


김상진 디즈니 애니메이터가 자신의 적록색맹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상진 캐릭터 디자인 수퍼바이저는 1월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뉴스엔과 인터뷰를 갖고 영화 ‘빅히어로’(배급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작기와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김상진은 “이 일을 하면서 스트레스는 없다. 스튜디오 내 전반적인 작업환경이 일을 일하는 사람을 위해 꾸며 놓은 장치가 많다. 카페를 꾸미거나 요즘 나온 영화로 꾸미기도 한다. 작은 것 같지만 영향을 준다”며 “미팅도 딱딱하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농담도 주고받는 식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감독들이 들어오기까지 공백 같은 것이 있으면 유투브 동영상을 찾아본다거나 하는 분위기다. 그런 것들이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스트레스를 안 받는 건 아닌데, 덜 받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준다”고 디즈니사의 분위기를 공개했다.

지난 1995년 디즈니에 입사해 20년째 일하고 있는 김상진은 “아마 한국이었다면 힘들었을 것이란 생각도 해봤다. 디즈니에 입사해 일을 해오면서 각각의 아티스트들에게 자신감을 불어 넣어주는 분위기를 느꼈다”며 “예를 들어 일주일에 한 번씩 감독들에게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그림을 하나 그리면 그것에 대한 배경과 아이디어, 왜 그렇게 그렸는지 설명을 하곤 한다. 끝나면 다들 코멘트를 하는데, 모두 박수를 치면서 격려를 해주는 분위기다. 그런 문화는 참 좋다”고 설명했다.


디자이너로는 불편함이 될 수 있는 적록색맹인 김상진은 “약간의 핸디캡이 있긴 한데, 그게 솔직히 일을 하면서 큰 핸디캡이라 생각해본 적은 없다. 그것 때문에 일을 못한다거나 한 경우는 없었다”고 오히려 담담한 모습을 보였다. 

김상진은 “디즈니에 근무하면서 적록색맹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도 한 번도 없었다. 비교하려는 건 아니지만, 사람들은 모두가 각자의 핸디캡을 갖고 있지 않나. 키가 작을 수도 클 수도, 손가락이 짧을 수도 있다. 또 눈이 조금 안 좋을 수도 있다. 그런 핸디캡을 그 사람의 잠재적인 재능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데 쓰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가령 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미대 입시에서 색맹이라든지 적록색약을 갖고 있으면 진학이 불가한데, 그건 그 사람이 가진 잠재적인 재능을 초기부터 차단해버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런 부분은 개선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디즈니에서 일을 하는 게 잠재적인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내주는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 참으로 좋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겨울왕국’을 통해 엘사 안나 화장법 열풍이 국내에 불었던 만큼, 이번 ‘빅 히어로’를 통해 어떤 바람이 불 것 같느냐는 물음에 김상진은 “이번엔 화장을 하는 캐릭터가 없어서 어떨지 모르겠다”며 “혹시 아이들을 대학을 보낼 때 엔지니어 전공으로 많이들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 또 아이들 스스로도 공학 쪽에 관심을 갖지 않을까 생각하곤 있다. 정확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이공계에 관심이 떨어진다고 들었다. 과학적인 학문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김상진은 차기작 계획에 대해 “‘모아나’라는 작품을 준비 중이다. '모아나'는 내년 겨울쯤 개봉하지 않을까 싶다. '겨울왕국'처럼 캐릭터 디자인에 참여했는데, 아주 매력 있는 캐릭터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고 말해 기대감을 높였다.

김상진은 서울에서 태어나 적녹색맹 판정을 받고 미술 대학 진학의 꿈을 포기했으나 이후 독학으로 애니메이터가 됐다. 1995년 37살의 나이에 디즈니에 입사, 디즈니 최초 한국인 애니메이터가 됐다. 이후 ‘볼트’ ‘라푼젤’ ‘주먹왕 랄프’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 작품들의 캐릭터 디자인에 참여했으며 ‘겨울왕국’ 엘사와 안나의 어린 시절 캐릭터 디자인에도 참여했다. 


김상진은 현재 모형제작자, 기획자, 애니메이터들과 함께 2D 디자인이 CG를 통해 입체적으로 보여질 때 캐릭터 시선부터 얼굴 표정까지 완벽 전환을 이뤄지게 하는 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빅 히어로’에서는 캐릭터 디자인과 컴퓨터 그래픽 연결 작업을 총괄하는 캐릭터 디자인 수퍼바이저로 활약했다.

‘빅 히어로’는 천재 공학도 테디와 히로가 만든 힐링로봇 베이맥스가 가장 사랑스러운 슈퍼히어로로 거듭나는 액션 어드벤처 영화로 애니메이션 명가 디즈니와 마블 코믹스 원작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발취한 작품. ‘겨울왕국’ ‘주먹왕 랄프’ ‘라푼젤’ 제작진이 참여했으며 전미 박스오피스 1위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오는 1월21일 개봉한다.

[뉴스엔]


[출처: http://news.donga.com/List/3/all/20150114/6908371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