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2.4% 인상안을 추진했다가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혔던 이화여대가 14일 결국 인상안을 철회하고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등록금 인상 여부를 두고 눈치를 보고 있던 다른 대학들도 동결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이날 오후 학교를 방문한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간담회 자리에서 정부 정책에 맞게 등록금을 동결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최 총장은 "세계적인 대학으로 키우려다 보니 재정적으로 힘들어 등록금을 올려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평의회에서 나왔다"면서도 "반값등록금 정책을 위한 취지에 맞게 동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언론에서 '이화여대가 등록금 인상의 총대를 맸다'고 보도했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교육부도 이화여대를 지원해주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부총리는 "(올해는) 대학과 정부가 공동 노력으로 소득연계형 반값등록금을 달성하는 해"라며 "교육부는 학생들의 실질적 부담을 덜 수 있으면서도 (대학의) 재정확충에 문제가 없도록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화여대는 15일 오후 열리는 4차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에서 동의를 얻어 등록금 동결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총학생회는 "갑자기 인상안이 철회돼 공식적 입장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오늘(14일)과 내일 회의를 거쳐 등심위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화여대는 지난달 열린 대학평의원회에서 고등교육법으로 정하고 있는 등록금 인상률 상한선인 2.4% 인상안을 통과시켰다.

일각에서는 사립대학 중 이화여대가 먼저 '총대를 맨' 만큼 나머지 대학들도 뒤따라 등록금 인상을 추진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황 부총리 겸 장관은 지난 9일 열린 '한국대학교육협의회 2015년도 정기총회'에 참석해 "올해 등록금 인상 법정한도는 2.4%이지만 대학이 흔들리면 안된다"며 대학들을 압박했다.

국립대학 법인인 서울대도 역시 지난 6일 열린 등심위에서 2015학년도 학부·대학원 등록금을 0.3% 인하하기로 했다.

아직 등심위가 열리지 않은 연세대의 경우에는 아직 등록금 인상 또는 동결 여부에 대해 명확히 입장을 내지 않았다. 1차 등심위를 마친 고려대는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과 다음날 등심위를 두차례 여는 서강대는 등록금 동결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아직 등심위가 본격적으로 열리지는 않았지만 당장은 등록금을 올릴 여력이 없어 보인다"며 "올해는 대부분 대학이 등록금 동결로 가지 않겠느냐"고 귀띔했다.

중앙대 관계자도 "13일에 첫 등심위 미팅을 했고 다음주쯤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본적으로 인상은 어렵고 동결로 갈 것 같고 대부분의 대학들도 그런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출처: http://news.donga.com/List/Economy/3/01/20150114/6908747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