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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이번엔 화학 계열사 합친다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4.04.03

종합화학-석유화학 합병 결의
1대2.14비율… 6월 1일 마무리, 제일모직 합병 이어 연쇄 재편
“후계구도 마무리 작업” 관측, 삼성 “사업효율화… 억측 말라”

삼성종합화학이 삼성석유화학을 흡수합병한다. 지난달 31일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흡수합병에 이은 삼성그룹 계열사 구조조정 작업의 후속탄인 셈이다.

양사는 2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 주식을 1 대 2.1441 비율로 합병하기로 결의했다. 삼성종합화학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석유화학의 주식과 교환 흡수하는 방식이다. 두 회사는 18일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쳐 6월 1일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합병 회사명은 삼성종합화학이다. 합병이 완료되면 삼성토탈의 지주사 역할만 했던 삼성종합화학이 기존 삼성석유화학의 사업을 이어받게 되며 삼성토탈은 자회사로 유지된다. 합병 후 삼성종합화학 대표에는 정유성 현 삼성석유화학 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종합화학 손석원 사장은 삼성토탈만 맡게 된다.

양사의 합병은 삼성그룹 내 화학 분야 경쟁력 키우기와 관련이 있다. 스마트폰, TV, 메모리반도체 같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삼성은 세계 정상의 위치에 올라 있지만 화학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고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삼성그룹 내 화학업종 관련 계열사 5개(삼성토탈 삼성정밀화학 삼성종합화학 삼성석유화학 삼성BP화학)가 낸 영업이익은 1조9000억 원대다. 국내 1위인 LG화학의 영업이익(1조7000억 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삼성 안팎에서는 화학 분야 계열사의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삼성그룹은 이번 합병을 통해 삼성종합화학을 ‘글로벌 종합화학회사’로 키운다는 전략을 세웠다. 기초화학 제품을 만드는 삼성토탈과 중간화학 제품을 만드는 삼성석유화학 간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종합화학이 수천억 원대의 유보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 돈을 삼성석유화학의 시설투자에 활용하게 되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틀 전 삼성SDI와 제일모직 간 흡수합병에 이어 이뤄진 이번 합병으로 삼성그룹의 계열사 구조조정이 더욱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합병이 후계구도와 연관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삼성석유화학의 최대주주는 지분 33.2%를 소유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다. 이번 합병으로 이 사장은 삼성종합화학 지분을 4.9% 보유하게 돼 개인 최대주주가 된다. 합병 이후 삼성종합화학의 지분은 삼성물산이 36.9%로 가장 많고 삼성테크윈이 22.5%, 삼성SDI가 9.0%, 삼성전기가 8.9%씩 갖게 된다. 삼성그룹 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삼성SDI의 지분을 갖고 있고, 삼성SDI가 다시 삼성물산의 지분을 보유하는 구조로 돼 있다. 삼성 관계자는 “사업 효율화를 위한 합병으로 후계구도와 연관지어 보는 것은 무리”라고 선을 그었다.

박진우 pjw@donga.com·이세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