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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96일만에 귀국… 삼성 ‘마하경영’ 직접 챙긴다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4.04.18

고강도 체질개선 작업 속도 붙을듯… 취재진 건강 질문에 “보시는 대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앞줄 오른쪽)이 17일 오후 전용기 편으로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입국장에는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뒷줄 왼쪽) 등이 나와 이 회장을 맞이했다. 뉴스1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오후 귀국했다. 1월 11일 미국으로 출국한 이후 96일 만이다. 그동안 이 회장은 미국 하와이와 일본 도쿄(東京) 등에 머물며 올해 경영 구상을 가다듬어 왔다.

이날 입국장에는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권오현, 강호문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사장이 나와 이 회장을 맞이했다.

입국장에 들어서자마자 최 실장으로부터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를 간략하게 보고받은 이 부회장은 “큰 사고가 났다.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삼성그룹은 이번 주말 전 계열사 임원들의 골프와 대규모 야외행사를 자제하고 특히 음주가무가 포함된 행사는 금지하기로 했다. 이 회장은 건강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다리를 가리키며 “보시는 대로 (괜찮다)”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조만간 삼성 서초사옥으로 출근해 현안을 챙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의 귀국을 앞두고 미래전략실과 주요 계열사 사장단은 보고용 자료를 준비하느라 한동안 초긴장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귀국 후 계열사별로 돌아가며 주요 임원진과 함께 오찬을 겸한 회의를 통해 주요 사안을 보고받아 왔다.

이 회장은 특히 올해 초부터 강조해 온 ‘한계 돌파’, 즉 삼성그룹 고강도 혁신 작업의 진척 상황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다시 한 번 모두 바꿔야 한다”며 임직원들에게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제도, 관행을 모두 떨쳐버릴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이는 이 회장이 강조해 온 경영철학 중 하나인 ‘마하경영론’과도 일맥상통한다. 마하경영은 제트기가 음속(1마하)을 돌파하려면 엔진은 물론이고 모든 재질과 소재, 부품을 바꿔야 하듯 삼성 역시 체질과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의미다. 삼성그룹은 이 회장의 귀국을 앞두고 지난달부터 사내(社內) 방송을 통해 ‘마하경영 하우 투(How to) 보고서’ 시리즈를 내보내는 등 임직원들의 기강을 다져 왔다.

이 회장은 지난해 말부터 진행 중인 계열사 간 사업 재편 추진 상황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은 지난달 제일모직을 삼성SDI에 흡수 합병시킨 데 이어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을 합치는 등 최근 시너지 확대를 위한 구조조정 및 재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2년 전부터 전 계열사의 사업 내용과 현황을 조사해 겹치는 분야는 덜어내고 서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분야는 합치는 작업을 벌여 온 것이 이제 결실을 맺고 있다”며 “회장의 귀국과 함께 마무리 작업에 더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회장은 최근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스마트폰 ‘갤럭시S5’에 대한 시장 반응과 1분기(1∼3월) 경영실적 및 2분기(4∼6월) 실적 전망에 대해 보고받을 예정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