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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연내 상장… 글로벌 ICT 집중”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4.05.09

해외진출 내세웠지만 “3세 경영권 승계 본격화 수순” 해석도



삼성SDS는 8일 이사회를 열고 연내 상장 추진을 결의했다.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삼성SDS 멀티캠퍼스 모습. 김미옥 기자 salt@donga.com
 


삼성그룹이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계열사인 삼성SDS의 연내 상장을 추진한다. 삼성 측은 삼성SDS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선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 상장을 통해 멈춘 성장동력을 찾아라

삼성SDS는 8일 이사회를 열고 연내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윤상우 삼성SDS 전무는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삼성SDS는 지난해 경제민주화 논란 속에 삼성 계열사를 제외한 금융 시스템통합(SI) 시장과 공공 분야에서 철수하며 국내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사실상 막혔다.

삼성SDS는 상장에 따라 확보한 자금으로 △글로벌 물류 IT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보안 △헬스케어 사업에 적극 뛰어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미 아마존과 구글, 알리바바 등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 기업은 물론이고 IBM, 오라클, 액센추어 등 ICT 솔루션 대기업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분야다.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IT 솔루션·서비스 시장은 규모가 1조9000억 달러(약 1938조 원)로 성장성이 매우 높다”며 “글로벌 ICT 서비스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년간 북미와 중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는 IT 기업의 기업공개(IPO) 움직임도 삼성SDS의 상장 결정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적인 인터넷 서비스 기업인 페이스북은 2012년 5월 나스닥 상장으로 160억 달러(약 16조3200억 원)를 조달해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고 있다. 2013년 트위터, 올해 중국 웨이보와 알리바바 등으로 IT 기업의 IPO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 후계구도 정리 위해 자금 마련 관측도

삼성그룹과 삼성SDS는 이날 “상장 이후에도 대표이사 등 회사 조직에 변동은 없으며 대주주인 삼성전자와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도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삼성SDS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의 중심에 있는 계열사라는 점에서 후계구도 정리를 위한 자금 마련과 무관치 않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삼성SDS의 최대주주는 22.58%를 보유한 삼성전자이고 2대 주주는 17.08%를 보유한 삼성물산이다. 이어 이건희 회장 장남인 이재용 부회장이 11.25%를 보유하고 있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이 각각 3.90%를 갖고 있다. 삼성SDS가 지난해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삼성SNS를 흡수합병하면서 이 부회장의 삼성SDS 보유 지분은 8.81%에서 11.25%로 증가했다. 이 부회장의 삼성SDS 지분은 2001년 말 6.5%에서 2002년 말 9.1%로, 2010년 말 8.81%로 꾸준히 늘었다.


8일 장외에서 삼성SDS의 주식은 전일 대비 50.5% 오른 22만 원 안팎에 거래됐다. 이 가격으로 상장하면 이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SDS의 지분 가치는 2조 원에 이른다. 삼성SDS의 발행 주식 수가 7735만여 주에 이르는 것을 감안하면 시가총액이 17조 원을 넘게 된다. 이는 시가총액 12위인 SK텔레콤에 약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SDS 상장으로 주식가치와 유동성이 높아지면 이 부회장은 상속세 납부 등을 위한 자금 마련이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 ·황태호·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