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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배 빠른 ‘黃의 속도’로 승부수 띄운 KT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4.05.21

취임 4개월만에 기자간담회… “기가급 통신 시대 열겠다” 선언



황창규 KT 회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융합형 기가(GiGA)시대’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스1
 


“KT는 대한민국의 통신역사를 써 온 국가대표 통신기업입니다. 육해공을 넘나드는 국내 최고 유무선 통신 인프라도 갖추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 안에 있는 이 값진 보석들을 그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앞으로 KT는 ‘기가(GiGA)’와 ‘융합’이란 전략 아래 ‘1등 KT’로 거듭날 것입니다.”

황창규 KT 회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KT 올레스퀘어에서 기자들 앞에 섰다. 1월 27일 KT 회장에 취임한 뒤 꼬박 114일 만이다. 황 회장은 취임 직후 자회사인 KT ENS 대출 사기 사건,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동통신사 영업정지, 대규모 구조조정 등 많은 악재를 겪었다. 여기에 세월호 참사까지 더해지면서 회장이 된 지 4개월이 다 돼서야 취임 기자간담회를 갖게 됐다.

황 회장은 “KT에 오고 나서 업무보고를 45일간 받았는데 그중 30일 정도는 밤에 잠을 못 잤을 정도로 (조직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알면 알수록 숨겨진 강점이 많은 기업이었고 충분히 1등 기업, 글로벌 기업이 될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황 회장은 1등 KT가 되기 위해 추구할 미래 목표로 ‘융합형 기가 시대 구현’을 제시했다. 황 회장은 “앞으로 3년간 4조5000억 원을 투자해 지금보다 최대 10배 빠르고 안정적인 ‘기가급’ 통신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며 “이 인프라를 바탕으로 다양한 융합 서비스를 선보여 KT 고객만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이 지목한 5대 융합서비스는 △스마트 에너지 △통합 보안 △차세대 미디어 △헬스케어 △지능형 교통관제다.

이 밖에도 황 회장은 기가급 인프라를 바탕으로 △DMB보다 10배 선명하게 동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올레파워라이브(eMBMS) 6월 확대 적용 △고화질(HD)TV보다 4배 선명한 ‘기가 TV’ 10월 상용화 △사물인터넷(IoT) 국제 표준화 주도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기술 중심의 KT를 만들기 위해 미래융합전략실과 융합기술원도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조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황 회장은 “보조금 경쟁이 난무해 온 통신시장의 판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며 “차별화된 기술과 상품, 서비스 품질로 정도 경영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KT는 고객 중심 경영을 위해 △365일 개통 시스템 △24시간 내 애프터서비스(AS) △바로 응대하는 콜센터의 가동에 들어갔다.

▼ ‘PT 달인’의 귀환 ▼


마이크 얼굴에 붙이고 1시간 술술

작년말 회장후보로 면접 볼때도 PT로 추천위원들 마음 사로잡아


‘‘황의 PT(프레젠테이션)’가 돌아왔다.’

황창규 KT 회장은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사업구상을 담은 PT를 직접 발표했다. 뮤지컬 배우들이 즐겨 쓰는 초소형 마이크를 얼굴에 붙인 채 나타난 황 회장은 27분간 KT의 미래에 대해 막힘 없는 견해를 쏟아냈다. 기자들의 질의응답 시간까지 포함하면 장장 1시간에 걸쳐 직접 PT를 진행한 것이다. 곤란한 질문을 받았을 땐 유머로 순발력 있게 응대해 장내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황 회장은 삼성전자 사장 시절부터 ‘PT맨’으로 유명했다. 2001년 9월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가 사상 첫 영업적자를 냈을 때 경영간부 500명을 소집해 4시간 동안 연설한 일은 유명하다. 


황 회장은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 전략기획단장으로 일하는 3년 동안도 직접 미래 비전에 대한 PT를 즐겨 발표했다. 지난해 말 KT 회장 후보로 KT CEO 추천위원회의 면접을 볼 때에도 PT로 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 회장은 “면접 처음엔 질문이 굉장히 시니컬했는데 PT후 40분쯤 지나자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회상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