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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시너지 잇단 대박… 현대엔지니어링 “10-10 목표 가시권”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4.05.26

4월 현대엠코와 한살림… 건설업계 새 강자 떠올라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해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완공한 14억8000만 달러 규모의 천연가스 탈황 설비 전경. 이 플랜트는 현대엔지니어링이 1974년 설립된 이후 수주한 단일 해외공사 가운데 1조 원을 넘긴 첫 프로젝트다.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올 2월 국내 건설업계에는 모처럼 중동에서 초대형 공사 수주 소식이 날아들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 GS건설, SK건설 컨소시엄이 이라크에서 60억4000만 달러(약 6조2200억 원) 규모의 ‘카르발라’ 정유공장 건설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국내 건설업계가 해외에서 따낸 단일 플랜트 공사금액으로는 역대 최대여서 큰 화제가 됐다.

특히 최근 수익성 악화로 골머리를 앓던 중동에서 부가가치가 높은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해 이목을 끌었는데, 대박 수주의 이면에 현대엔지니어링의 숨은 노력이 밑거름이 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일찌감치 이라크 건설시장에서 수주 활동을 펼쳐 2011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근교의 알쿠두스 가스터빈 발전소 등 3개의 대형 플랜트를 수주한 뒤 지난해 모두 준공해 이라크 발주처의 신뢰를 쌓았다. 글로벌 경쟁력을 이라크에서 미리 입증함으로써 메가톤급 수주의 기초를 다진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이 4월 현대엠코와의 합병을 계기로 건설업계의 새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 합병 시너지로 국내외 사업 대박행진


현대엔지니어링은 올 1월 현대엠코와의 합병 계획이 발표된 직후부터 시너지 효과가 가시화되면서 해외 수주가 늘었다. 두 회사가 합병되면 통합 이후에 시너지 효과가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는 합병 발표가 난 1월 직후부터 해외 수주와 국내 사업에서 대박을 터뜨린 것.

1월에는 현대건설과 공동으로 우즈베키스탄에서 30억 달러 규모의 가스액화처리시설 건설공사를 수주했다. 2월에는 60억4000만 달러 규모의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건설공사를 공동 수주해 해외건설 수주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데 이어 3월에는 인도네시아에서 수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의 플랜트 설계능력이 현대엠코의 탄탄한 시공관리능력과 결합되면서 시너지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합병 계획이 발표된 직후 시행된 주택사업에서도 대박이 났다. 현대엠코가 2월 경기 성남시 위례신도시에서 분양한 ‘위례 2차 엠코타운 센트로엘’ 673채와 3월 대구 달성군에서 공급한 ‘북죽곡 엠코타운 더 솔레뉴’ 1096채는 분양 직후 계약이 100% 완료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런 성과를 하반기에도 지속하기 위해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 용인시 서천지구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 신규 분양에 나서 ‘완판 행진’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 최적 사업구조로 10대 건설사 발돋움

플랜트를 설계하는 엔지니어링 부문에서 국내 1위인 현대엔지니어링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세계 200대 플랜트 설계회사의 기술력을 평가하는 미국의 건설전문잡지 ‘ENR(Engineering News Record)’ 순위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국내 기업 가운데는 가장 높은 36위에 올랐다. 2012년 47위로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상위 50위권에 진입한 뒤 1년 만에 다시 11계단 상승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합병과 동시에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설사가 됐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의 매출을 합산하면 6조 원으로 상위 8위에 올라서면서 ‘톱 10’에 진입하게 된다. 영업이익도 두 회사를 합치면 5200억 원에 이른다.

합병 이후 사업의 포트폴리오도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해외와 국내 사업 비중이 각각 53%, 47%로 적절하게 배분됐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공종별로도 글로벌 시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화공과 전력플랜트가 전체의 41%, 건축 및 주택이 39%, 토목 등 기타 20%로 각종 리스크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짜였다”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수주 9조6000억 원, 매출 6조6000억 원의 목표를 달성해 명실상부한 10대 건설사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속 성장을 위한 경쟁력 확보 및 통합 시너지 창출”을 올해 경영목표로 정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수주·핵심기술력·미래성장기반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효율 극대화와 리스크 관리를 통한 내실경영을 강화하며, 조직융합과 상생, 사회공헌 강화로 통합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의 한 임원은 “현대엔지니어링의 플랜트 설계 역량은 이미 글로벌 수준을 갖췄다”며 “해외공사 수주를 서두르기보다 수익성을 철저하게 따져 양질의 프로젝트를 선별 수주하는 방침을 계속 견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