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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스마트폰 ‘더블 쇼크’

작성자 : 최고관리자 / 날짜 : 2014.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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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샤오미에 치이고 레노버에 밀리고


삼성전자가 2분기(4∼6월) 중국시장에 이어 글로벌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중국 업체에 판매량 1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2분기 가격대별 스마트폰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저가시장에서 중국 레노버가 삼성전자를 앞섰다. SA는 레노버와 삼성전자의 이 부문 실제 판매량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판매량 세계 1위를 뺏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중국시장에서도 현지업체인 샤오미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저가시장은 통상적으로 100달러(약 10만 원) 미만 스마트폰 시장을 의미한다. 전체적인 수익에는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미치지만 신흥국 위주 시장이어서 브랜드 인지도 측면에서 무시하기 어렵다.
특히 스마트폰 시장이 점점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400달러(약 40만 원) 이상 프리미엄 시장은 규모가 줄어드는 반면 저가와 중가(100달러 이상 400달러 미만)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 그 중요성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시장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저가시장을 중국 업체에 내주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며 “이전까지 삼성전자 차지였던 저가시장에 이제 중국 업체들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셈”이라고 설명했다.
레노버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아직까지 대부분 중국 내수 시장에 국한돼 있다. 현재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량이 많았던 것이 세계 저가시장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인 셈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레노버가 샤오미나 쿨패드, ZTE 등 다른 중국 중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들과 달리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해외 유통망 등을 확보하고 있어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서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여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IBM으로부터 PC 사업부문을 인수한 레노버는 지난해 3분기(7∼9월) 이후 세계 PC 시장에서 HP를 제치고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구글로부터 모토로라를 인수하면서 단숨에 세계 스마트폰 시장 순위에서도 LG전자를 제치고 4위에 올랐다. 레노버가 모토로라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으로 글로벌 판매를 시작하면 그 기세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IDC는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면 그동안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했던 북미와 서유럽 시장에서도 인상적인 발자취를 남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SA도 “모토로라를 품은 레노버는 하반기(7∼12월) 삼성전자와 애플, LG전자에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중저가 시장에서는 중국 제조사들의 공세가 이어지고 있고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이 패블릿 시장을 겨냥한 대형 화면을 장착한 아이폰을 내놓은 상황이어서 3분기 실적에 대한 내부 전망이 밝지 않다”며 “결국 원가를 낮춘 중저가 제품과 함께 고기능 제품으로 보급형과 프리미엄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것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